'심판의 눈'으로 본 김태형 감독 퇴장의 재구성

'심판의 눈'으로 본 김태형 감독 퇴장의 재구성

2020.05.15.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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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판정’ 심판, 포수에게 ’바운드 여부’ 질문
두산 비디오판독 요청…최종 판정 ’헛스윙 삼진’
김태형 감독,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
무관중 경기로 포수와의 대화 공개돼 파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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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두산과 롯데의 사직경기에서는 두산의 김태형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퇴장당하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판정을 두고 갖가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장면을, 심판의 입장에서 다시 돌아봤습니다.

허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최주환이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칩니다.

일단 헛스윙 삼진 판정을 내린 심판은 혹시 방망이에 공이 맞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이 공을 바로 포수가 잡았다면 파울팁 아웃이 되는 것이고, 땅에 한 번 튄 뒤에 포수가 잡았다면 파울이 되는 것인데, 이걸 자기도 모르게 포수에게 물어봅니다.

[심판 (롯데 포수와의 대화 내용) : 타임, 타임 바운드? (노바운드, 노바운드) 노바운드? (노바운드) 바운드 됐는데(노바운드, 바로 잡았지 바로, 글러브에 흙 튀어서 그래) 맞는 거는 맞는데(바로 노바운드로 잡았어요) 오케이]

스스로 판정에 자신이 없다는 걸 증명한 셈입니다.

포수의 말을 듣고 판정을 내리자 두산 벤치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데, 3분 뒤 심판진이 내린 최종 판정은 '헛스윙 삼진아웃'이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포수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어볼 필요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두산 김태형 감독의 거센 항의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태형 / 두산 감독 : 방망이(에 맞는) 소리가 들렸는데, 심판이 얘기를 해줘야지. 바운드를 얘기해줘야지 무슨 쳤다 안 쳤다를 얘기하면 어떻게 해. 스쳤잖아 방망이에. 스쳤으니까 바운드냐 노바운드냐를 본 거 아니야 지금.]

아직도 심판은 그 상황을 왜 포수에게 물어봤는지 두고두고 후회됩니다.

평소 같으면 시끌벅적한 야구장에서 들리지도 않았을 포수와의 대화가 만천하에 공개된 것도 당황스럽습니다.

또 김태형 감독의 항의도 어찌 보면 당연했는데, 규정이 그렇다 보니 퇴장을 명령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두고두고 미안하게 됐습니다.

YTN 허재원[hooa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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