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 사니까 NC 팬" KBO 빠진 미국 야구팬

"노스캐롤라이나 사니까 NC 팬" KBO 빠진 미국 야구팬

2020.05.06. 오전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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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 사니까 NC 팬" KBO 빠진 미국 야구팬
배트 플립을 연호하는 미국 야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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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한국프로야구)가 5월 5일 개막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예정보다 38일이나 늦어졌지만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팬데믹으로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출범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20여 개 이상의 해외 언론이 개막전 취재 신청을 했으며 경기는 ESPN채널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비록 새벽에 중계됐지만, 야구에 미쳐있는 미국 야구팬들은 KBO 개막전을 TV 앞에서 지켜봤다. 개막전을 시청한 미국 팬에 따르면 그들이 KBO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지금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유일한 야구 경기이며, '배트 플립'(배트 던지기, 일명 빠던)이 난무하는 등 미국과 다른 한국의 독특한 야구 문화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MLB에서 '빠던'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홈런을 치더라도 배트를 던지지 않는 건 리그 불문율로 굳어져 있다. 혹시라도 배트를 던졌다가는 다음 타석 투수에게 빈볼 등으로 보복당하고 벤치클리어링 사태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5일, NC다이노스의 모창민이 좌월 솔로 홈런을 치고 배트를 던지자 이를 지켜보던 미국인 트위터리안들은 동시에 "배트 플립!"을 외치며 환호했다. 미국 현지 중계진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미국 팬은 각자의 평범한 이유로 응원할 팀을 골랐다. 삼성 제품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삼성 라이온즈 팬을 고른 팬도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류현진이 몸담았었다는 이유로 한화를 고른 미국 팬도 있다.

한 지역이 통째로 '특정 팀'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경우도 있었다. NC 다이노스의 경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약자 'NC'가 붙어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마이너리그팀은 급기야 트위터 공식 계정으로 NC 다이노스 지지를 선언했다.

국내 팬들은 KBO를 분석하고 지켜보는 미국 팬의 관심이 신기한 분위기다. 어떤 팬들은 "MLB가 잘 만든 대하드라마라면 KBO는 막장 드라마 같은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까도 내가 까는' 우리나라 야구 팬의 자조적인 매력이 잘 드러나는 분석이다.

ESPN은 5일 삼성-NC의 대구 개막전을 시작으로 하루 1경기씩 KBO 리그를 중계한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KBO 소개를 마쳤으며, KBO 관련 뉴스 및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KBO에 대한 전 세계 팬의 관심은 날로 높아질 전망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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