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GOAT' 페더러, '왕의 귀환'을 고대합니다

[와이파일] 'GOAT' 페더러, '왕의 귀환'을 고대합니다

2020.02.26.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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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GOAT' 페더러, '왕의 귀환'을 고대합니다
페더러의 전매특허 한손백핸드(출처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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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합니다. 저는 '페빠'(페더러 추종자, 페더러 팬)입니다. 수많은 테니스팬들과 마찬가지로 10여년 전부터 페더러의 우아한 플레이에 매료됐습니다. 힘 하나 들이지 않고, 표정 하나 찡그리지 않은 채 보여주는 스트로크, 발리, 서브 등 모든 기술이 마치 물 흐르는 듯 부드럽고, 때론 예술적이기 때문입니다.
탁구처럼 쉽게(탁구 폄하는 아님!) 공을 갖고 놀면서 자유자재의 스핀 컨트롤로 테니스를 치는 것 같은 느낌인데, 탁구는 공과 마찰력이 높은 고무 러버를 쓰는 반면 테니스는 스트링을 이용한 스윙으로 회전을 만들기 때문에 더 놀랍습니다. 우리나라 매체들은 '테니스 황제'라고 하지만, 페더러를 말할 때 영어권 표현 중 하나인 'Swiss Maestro', 즉 거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중국 언론에서는 보통 '天王'이라고 합니다. 국내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인 페더러를 '페옹'이라고들 하지만 ^^


'GOAT' 페더러

'ONLY HUMAN' . 2005년 초 호주오픈 4강전에서 러시아의 사핀이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페더러를 이겼을 때 CNN 인터넷판 스포츠 면의 제목으로 기억합니다. 승자인 사핀이 아니라 패자인 페더러의 패배가 더 놀랍다고 본 겁니다. 2005년 한해 페더러의 전적은 80승 4패, 말 그대로 사람이 아니라 승률 95퍼센트 '신계(divine)'의 수준이었기 때문이겠죠. 결과적으로 사핀은 호주오픈우승까지 차지합니다. 그뒤 15년이 흘렀지만 세월은 여전히 페더러의 편인 것 같습니다. 세계랭킹 3위, 지난해까지 통산 103승으로 지미 코너스의 최다 우승 기록에 6개차(!)-(과거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이 1회 우승, 정현은 2017 넥젠 우승 기록은 있지만 엄밀히 정식 대회는 아니라는게 중론입니다)-접근할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으니까요. 지난해 라이벌 나달이 메이저대회 19승을 달성하고, 조코비치도 호주오픈에서 17승째를 올리며 페더러의 20승에 근접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 즉 G.O.A.T(GREATEST OF ALL TIME) 논쟁이 뜨겁습니다.

저는 페더러가 GOAT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기록과 통계 뿐 아니라 완벽한 기술로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는 점, 특유의 발레 같은 스탭과 움직임 등으로 스포츠가 아니라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관전 경험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런 페더러가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았습니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그때는 쌍둥이 딸 목욕을 시켜주다 무릎을 다쳤다네요..어떻게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사실상 테니스가 '발로 하는 스포츠'이고, 페더러의 나이를 감안하면 프랑스오픈을 건너뛰고 6월 잔디코트에 복귀한다는 계획이 성공할 지는 의문이지만 저는 2017년 초에 그랬던 것처럼 화려한 컴백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전히 3구나 5구 안에 끝내는 속전속결의 플레이, 몸에 부담을 주지않는 타법 그리고 24년 프로생활 중 한번도 경기 중에 기권한 적이 없는 유연한 신체가 근거입니다. 근거가 좀 빈약한가요.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페빠'라고^^ 누가 압니까, 통산 8회 우승 텃밭인 올해 윔블던에서 지난해 조코비치와 결승전에서 보여줬던 엄청난 경기력을 또 보여줄지. (사족이지만 당시 조코비치의 팬인 제 와이프와 옥신각신하며 무려 5시간을 풀로 시청했습니다!)

서봉국 [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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