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베이루트...레바논 원정도 '무관중 경기'?

불타는 베이루트...레바논 원정도 '무관중 경기'?

2019.11.14. 오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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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김재형 스포츠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레바논에서는 정부의 조세 정책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 1명이 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불안한 상황의 한복판에서 우리 축구 대표팀이 오늘 밤 레바논과 월드컵 예선을 치릅니다. 레바논 정세가 워낙 불안하다 보니 지난달 평양 원정에 이어 다시 한 번 무관중 경기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 스토리를 더한 더스포츠. 김재형 스포츠부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당장 오늘 밤 경기인데 지금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신에 들어온 화면을 통해서 접하기는 했습니다마는 저희 취재기자가 현지에 가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직접 촬영한 화면을 보고 오전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상황 자체가 심각해 보이는 그런 상황이었는데요. 대표팀이 우리 시각 어젯밤 늦게 베이루트에 입성을 했어요. 현지 기준으로 전날 오후에 경기 장소에 보통 도착하는데 어제 저희가 계속 보도해 드렸던 것처럼 보통 경기 전날 가서 훈련하고 기자회견하는데 이 일정을 취소하고 훈련은 아예 안 했고요. 그리고 가서 기자회견만 했거든요. 이 이유가 기본적으로 말씀드린 것처럼 현지 상황이 지금 이동 자체도 쉽지 않을 정도로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보니까 현지에서 훈련하는 것 자체도 불투명하고 또 실질적으로 현장 환경이 그렇게 우리에게는 좋지 않기 때문에 아예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훈련을 하고 레바논으로 넘어간 거거든요. 그런데 어제 베이루트공항에서 호텔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에 취재진을 태운 버스가 고속도로. 그러니까 우리로 따지면 인천공항고속도로겠죠. 거기를 지나가는데 시위대가 폐타이어에 붙여놓은 불 붙은 광경도 계속 목격이 되고 그러다 보니까 아예 차량 통행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반대로 고속도로를 역주행해서 우회도로를 찾기 위해 돌아가는 이런 상황까지 벌어졌던 상황이라고 하고요.

[앵커]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요.

[기자]
지금 대부분의 베이루트 주요 시내의 도로들은 이미 봉쇄가 됐고. 그러니까 시위대가 막는 경우도 있고요. 또 이걸 진압하려는 경찰이나 이런 분들, 시위 진압 인력들이 막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표팀은 물론 경찰의 경호를 받으면서 이동을 하기 때문에 대표팀에게 현재까지는 특별하게 위해를 가하거나 이런 부분은 없습니다마는 오늘 경기도 역시 이동 과정이나 이런 부분에서 시위대와 맞닥뜨린다거나 아니면 다른 돌발변수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지금은 배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요. 가기 전에 이런 우려들 때문에 우리 협회 쪽에서도 우려를 표했고 또 우리 팬들도 많은 걱정을 했었고. 그래서 레바논 축구협회에서는 안전을 걱정하지 마라, 아시아축구연맹에 담보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를 해 드리면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는 조금은 급박한 상황입니다.

[앵커]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무관중 경기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거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오늘 오후부터 아랍권 언론을 중심으로 무관중 경기가 열릴 수 있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당초 레바논 원정경기를 무료로 레바논 정부에서는 시민들에게 공개를 하려고 했는데 지금 시위대가 워낙 많이 모이고 있고 또 사람이 많이 모이면 시위가 더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무관중 경기를 아예 결정을 했다라는 소식들이 아랍권을 통해서 전해 오고 있고요. 보통 이런 경기를 하면 경기 전날 팀미팅이라고 해서 내일 관중은 몇 명이 올 것이며 이런 걸 예상을, 상대팀에서 우리 팀에게 전달을 해 주는데 어제 팀 미팅에서는 일단은 얘기는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거기가 우리랑 7시간 차이니까. 우리는 지금 오후지만 거기는 지금 이른 오전 시각이거든요. 오늘 오전에 다시 한 번 팀 미팅이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팀 미팅에서 레바논 축구협회에서 무관중 경기에 대해 만약 공식적으로 통보가 온다면 지난달 평양 원정에 이어 다시 한 번 무관중 경기가 열릴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다, 낮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안전도 우선적으로 우리 선수들 안전도 문제지만 당연히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없겠습니까?

[기자]
일단 체력적으로도 그렇습니다마는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적인 부분을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우리가 앞서 선례가 있는 게 지난달 평양 원정 같은 경우도 사실 지금과 비슷합니다. 들어갈 때부터 고생을 했고요. 들어가서 호텔에서 이동을 할 수 없는 사실상의 감금 생활을 했고요. 경기장 무관중 경기였고 경기장은 물론 레바논보다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이 인조잔디라 좋았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경기장 환경과 주변 정세가 워낙 굉장히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면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지 않습니까? 이러다 보니까 선수들에게는 사실 체력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주는 어떤 아주 미세한 위축 이런 부분들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도 지난달 평양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저는 평가를 내리고 싶고요.

또 한 가지는 이렇게 주변 정세가 불안할 경우는 시위대, 밖에 굉장히 소음도 많고. 예전에 레바논 원정을 갔다 온 선수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예전에 훈련을 할 때 실제 총소리도 듣고 했었다고 해요. 레바논이 그만큼 정세가 불안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갔던 선수들도 굉장히 많이 놀라고 불안한 가운데 이동을 했다고 하는데 오늘 같은 경우도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고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아까 걱정했던 부분이 뭐냐 하면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어젯밤에 선수들이 잠을 잘 못 잤을 수도 있어요. 소음 문제라든지 아니면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그럴 경우는 수면 부족, 이런 부분들이 경기에는 굉장히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은 사실 언론에는 겉으로 공개되지는 않습니다마는 그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걱정이 되고 반대로 레바논 입장에서는 이게 조금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경기장은 이미 친숙한 경기장이고요. 또 한 가지는 지금 정국 자체가 불안하다 보니까 레바논 선수들은 자기들이 축구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 주겠다라는 얘기도 직접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런 만큼 우리는 불안한 상황이지만 레바논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 경기에서 또 레바논이 홈에서 강했기 때문에 이 경기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겠다, 이런 부분들이 심리적으로 레바논에게는 오히려 동기부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큰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 대표팀이 베이루트 경기장에서 최종 훈련을 하지 않았잖아요. 이 부분을 우려하는 기술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앞서 말씀하신 그런 상황들 때문에 총체적인 것을 고려해서 벤투 감독과 선수단, 스태프들이 결정한 거고 저는 이 결정을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현지에 가서 훈련을 했다 하더라도 그렇게 쉽지는 않은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지에서도 레바논 팀 주장도 이게 아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얘기를 하고요. 사실 레바논 경기장 상황을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축구를 할 수 없는 그런 경기장이에요. 현지에 갔다 왔던 기자들이나 선수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사실상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논두렁 밭두렁, 이렇게 지금 생각하시면 돼요. 그러니까 우리가 소위 말하는 세밀한 축구, 티키타카, 빌드업 축구, 이런 건 사실상 할 수 없는 그냥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한번쯤 경험을 해 보고 경기를 하는 것과 해 보지 않고 하는 것과 분명 차이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해 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거든요. 그런 상황이고. 더군다나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가장 우선적인 건 선수단의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훈련을 안 한 부분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조금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튼 안전하게 선전을 부탁을 드리고. 류현진 선수가 들어오잖아요. 아쉽게 사이영상 수상은 못했지만 또 자랑스러운 류현진 선수 소식도 전해 주시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상대로 A매치 디그롬 선수가 2년 연속 수상을 했고 우리가 이번 사이영상 관전 포인트는 류현진 선수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1위표를 받아오느냐, 이게 관전 포인트였는데.

[앵커]
대단한 일인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1표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왕첸밍이라든지 다르빗슈라든지 이런 선수들이 사이영상 후보로 2위를 한 적은 있지만 1위 표는 한 번도 받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이게 전미 야구기자 협회 30명이 투표를 해서 1위부터 5위까지 투표를 각자 하거든요. 그런데 1위 표는 아시아 선수가 한 번도 받지 못했어요. 이 자체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래픽으로 준비를 해 봤는데 그래픽이 지금 준비가 됐을까요? 1위표 1장을 포함해 2위표 6장, 3위표 8장을 류현진 선수가 받았고요. 디그롬 선수가 1위표 29표, 2위표 1표를 받았지 않습니까?

[앵커]
압도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1위표 1표를 받았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조금 아쉬움은 남아요. 사실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했고요. 이 부분이 굉장히 강조돼야 할 부분인데 사실 사이영상이 여러 가지 종합해서 판단해야 할 게 기본적으로는 미국 출신 선수들에게 조금 유리한 건 맞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통파 선수,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들에게 유리해요.

[앵커]
KBO도 그런 면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왜냐하면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류현진 선수는 삼진을 많이 잡는, 올시즌 같은 경우 투수라기보다는 타자들 맞춰 잡는, 수비수들에게 의존하는 투수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투수의 온전한 능력, 수비를 제외한 투수의 온전한 삼진 능력, 제구 능력 이런 능력들만 보다 보니까 조금 강속구율이 삼진을 많이 받는 투수들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고요. 물론 류현진 선수가 평균자책점도 높고 다승도 높습니다, 디그롬 선수보다. 하지만 보통 경향을 봤을 때는 이런 부분들이 많이 감안이 된 것 같고 제 개인적으로는 만약에 류현진 선수가 두 가지 조건. 첫 번째,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었다면, 미국 선수였다면. 두 번째는 후반기 부진했던 4경기가 없었다면 아마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바뀌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앵커]
내년 시즌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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