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첫 우승...신만 아는 투수교체 시기

50년 만의 첫 우승...신만 아는 투수교체 시기

2019.11.01.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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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김상익 /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봅니다 김상익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워싱턴의 우승으로 끝났는데 워싱턴은 어제 광란의 밤이었겠는데요?

[기자]
네, 선수들, 그 어떤 우승팀보다 기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죠.

창단 50년 만에 거둔 첫 우승이었고요 워싱턴 연고 팀이 우승한 건 95년 만입니다.

아무도 우승 후보로 꼽지 않았던 언더독의 우승 반란이어서 더 축하해주고 싶습니다.

가을야구 전에 전문가들이 본 워싱턴 우승 확률은 단 9%였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가히 '기적'이라고 불릴만합니다.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팀이 우승한 건 100년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6번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격스러워했는데요.

많은 팬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고 버스 기사도 운행을 멈추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팬들 소감 들어보시죠.

[워싱턴 야구팬 : (울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충분한 자격이 있고, 열심히 해서 우리 팀이 결국 해냈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행복해요.]

[워싱턴 야구팬 : 놀랐어요. 깜짝 놀랐어요. 너무 기뻐요. 첫 우승같이 기쁜 일은 없고요. 너무 놀랍습니다.]

[앵커]
워싱턴 하면 이번 시즌 또 하나 유명해진 게 바로 국내 업체가 유행시킨 '아기상어' 노래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즌 초반 50경기를 치렀을 때만 해도 워싱턴 성적이 19승 31패였어요.

월드시리즈는 고사하고 지구 꼴찌가 걱정이었는데 반전의 계기가 됐던 게 바로 이 '아기상어' 송이었습니다.

타격이 부진하던 파라 선수가 딸이 좋아하는 이 노래를 등장곡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우연히도 그 이후로 파라도, 팀도, 상승세를 탔습니다.

결국, 밀워키와 다저스 세인트루이스에 이어서 휴스턴까지 차례로 꺾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신화를 완성했습니다.

노래가 팀과 팬을 하나로 만드는 역할을 한 것 같고요. 내년 시즌에 이런 중독성 있는 노래를 구단송으로 만들겠다는 팀이 또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싱턴 마르티네즈 감독의 우승 소감입니다.

[데이브 마르티네즈 / 워싱턴 감독 : 우린 함께 했고, 서로를 믿었고, 나도 그들을 믿었습니다.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이 경기를 어려운 컴퓨터 LOL 게임처럼 다뤘으며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한 판만 더, 한 판만 더라고 했고, 선수들이 오늘 밤 그걸 해냈습니다.]

[앵커]
반면에 7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휴스턴은 충격에 빠졌을 것 같은데요.

투수교체 시기를 놓고 감독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크다고요?

[기자]
네, 7차전에서 휴스턴은 2대 0으로 앞서던 7회 잘 던지던 그레인키가 워싱턴 렌던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을 했습니다.

그리고 후속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는데 휴스턴 힌치 감독이 그레인키를 바로 교체해버렸습니다.

그런데 구원 등판한 해리스가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결국 6대 2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투수 교체가 실패한 거죠.

그레인키의 투구 수가 80개에 불과했고, 단 2개의 안타만 내주고 있었는데 성급한 교체였다는 거죠.

그리고 또 다른 지적은 그랬으면 가장 믿을 만한 투수 게릿 콜을 올렸어야 하는데 왜 콜을 투입하지도 않았냐는 겁니다.

아마도 힌치 감독 입장에서는 한두 이닝을 버티다가 마지막에 콜을 올리려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계산이 모두 틀어진 거죠.

힌치 감독의 얘기 들어보시죠.

[A.J. 힌치 / 휴스턴 감독 : 우리에겐 믿기 힘든 시즌이었기에 정말 기분이 안 좋고, 오랫동안 상처로 남을 겁니다. 하지만 안정이 되면 우리 모두 단 1승이 모자랐던 시즌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겁니다.]

[앵커]
투수 교체 타이밍 얘기가 나오니까 워싱턴과 LA다저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이 생각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츠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 기용이 문제가 됐던 경기죠.

다저스가 3대 1로 앞서던 7회 투아웃부터 커쇼가 뷸러를 구원 등판했는데 8회 수비에서 렌던과 소토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으면서 3대 3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가을만 되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커쇼를 왜 또 기용했느냐는 게 다저스 팬들의 불만이었고요.

결정적인 장면이 또 있었죠.

세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 마에다 대신에 조 켈리는 올렸는데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이 켈리를 9회에 이어서 10회에도 기용했다가 결국 만루홈런을 맞고 시리즈에서 다저스가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구단은 결국 로버츠 감독을 재신임했습니다만 당시엔 경질하라는 여론이 80% 이상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갑론을박은 국내 야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죠?

[기자]
사실 단기전 시리즈에서 감독이 개입할 수 있는 건 결국 '투수 교체 시기'뿐입니다. 이게 다라고 봐도 되고요.

프리미어 12가 오는 6일 개막하는데 대표팀 김경문 감독도 투수교체 타이밍에 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결심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시죠.

[김경문 / 프리미어 12 국가대표팀 감독 : 야구는 정확한 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 대표팀도 이번에는 마무리를 너무 뒤에, 9회에 너무 신경 쓸 게 아니라 이왕이면 스코어 차이가 없다면 강한 투수들을 먼저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투수 코치와 해봤습니다.]

한국시리즈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 자세히 말은 안 했지만 아마도 4차전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벼랑 끝에 몰렸던 키움이 4차전에서 8대 4로 앞섰는데 조상우 투수의 투입 시기를 늦추면서 5회에 5점을 내주고 결국 역전을 당하면서 시리즈가 끝났거든요.

김경문 감독이 그 장면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앵커]
역시 스포츠 감독의 길은 외롭고도 어렵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상익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상익 [si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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