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무중계' 평양 남북전에 외신도 '깜짝'

'무관중·무중계' 평양 남북전에 외신도 '깜짝'

2019.10.16. 오후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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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SNS에 올린 영상
"애국가가 평양에서 연주되는 역사적인 순간"
경기 도중 한때 선수들끼리 몸싸움 벌이는 장면도
인판티노 FIFA 회장 "팬들이 한 명도 없어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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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5일) 29년 만에 평양에서 펼쳐진 남북 축구 맞대결.

경기는 0 대 0 무승부로 끝났지만 생중계가 안 된 데다 예상 밖의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면서 외신도 깜짝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두희 기자!

우선, 어제 열린 경기의 일부 장면이 공개됐군요?

[기자]
4만 명 정도의 북한 관중이 찾을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과 달리 텅 빈 경기장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을 SNS에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인데요.

경기를 직접 관전하면서 개인 SNS에 올린 사진과 영상 등이 퍼진 겁니다.

이 대사는 경기 전 애국가가 나오는 영상에선 "애국가가 평양에서 연주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도 "관중은 거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어제 경기가 꽤 거칠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장면도 공개됐습니다.

경기 도중 선수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경기 감독관이 안전요원까지 대기시키는 장면이 포착된 건데요.

우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선수들을 말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국내 팬들은 이런 자세한 소식을 알 방법은 없었고 그저 경고나 교체, 득점 여부 등 간단한 정보만 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어제 경기를 지켜본 인판티노 피파 회장도 소감을 밝혔다고요?

[기자]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어제(15일) 직접 전세기를 타고 평양까지 날아와 이 경기를 지켜봤는데요.

우선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관중석이 가득 찰 것으로 기대했지만, 팬들이 한 명도 없어 실망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명백히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서 '무중계'에 '무관중'으로 펼쳐진 이번 경기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는데요.

"세상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라면서도 "이번 상황에 대해선 북한축구협회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인판티노 회장은 "축구가 북한과 세계 다른 나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앵커]
이번 맞대결에 대한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경기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다 보니 아무래도 무관중, 무중계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춘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AP 통신은 "한국과 북한의 역사적인 월드컵 예선 경기가 한국에선 '미디어 암흑'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선수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기만을 바란다"는 등 북한 측 태도를 지적하는 우리 포털 사이트 이용자들의 반응을 전했고요.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기이한' 월드컵 예선 경기가 무승부를 기록했다"면서 "한국 팬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극히 간단한 정보밖에 알 수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가장 비밀스러운 월드컵 예선 경기"라는 제목으로 "중계방송, 팬, 외신은 물론, 골도 없었다"고 전했고요.

다른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북한이 관중과 미디어가 없는 경기를 했다"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고 더 선은 "텅 빈 김일성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쳐 팬들을 어둠 속에 빠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의 키커도 "기괴한 경기"였다며 경기를 둘러싼 상황이 특이했던 만큼 "결과는 거의 부수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에서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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