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 '쾅'...공수 책임진 괴물 류현진

첫 홈런 '쾅'...공수 책임진 괴물 류현진

2019.09.23. 오후 4:2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첫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자신의 선발 경기에서 흐름을 뒤집는 한 방을 직접 때려내면서 시즌 13승을 달성했습니다.

스포츠부 양시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류현진 홈런 장면부터 살펴볼까요.

팀이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었죠?

[기자]
네, 5회 말이었습니다.

류현진이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는데요.

초구는 파울, 두 번째 공은 한복판에 꽂히는 직구 스트라이크였습니다.

투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 세 번째 공을 류현진이 걷어 올렸는데, 이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중견수가 뛰어올랐지만, 잡을 수 없었습니다.

0대 1로 끌려가던 상황 천금 같은 동점 홈런을 류현진이 스스로 만들어낸 겁니다.

상대 투수 센사텔라가 무척 허탈해하는 장면도 보이는데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입니다.

2013년에 데뷔했으니까 7시즌 만이고요, 210타석 만의 홈런입니다.

한국인 빅리그 투수로는 박찬호, 백차승에 이은 세 번째 기록입니다.

[앵커]
재미있는 장면이, 류현진은 담담한 표정인데 동료들과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더라고요.

중계진도 두 손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었죠?

[기자]
네, 정작 홈런을 친 류현진보다 다저스 동료들이 훨씬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터너와 벨린저 등 다저스 핵심 타자들이 양손을 들고 반겼고요.

관중들도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습니다.

에이스 투수의 홈런 한 방에 다저스타디움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중계진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홈런이 나오자 중계진도 벌떡 일어나 환호했고, 박수를 치면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저스 현지 중계진은 '베이브 류'라면서 목청을 높였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현지 중계진 : (홈런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베이브 류~!]

베이브 류는 메이저리그 전설의 타자 베이브루스를 빗댄 표현이죠.

류현진이 고교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면서 3할 타율을 기록한 점을 알고 데뷔부터 류현진을 베이브류스 라며 애칭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 중계팀은 류현진이 타석에 들어서자 이 상황에 류현진이 홈런을 하나 때렸으면 좋겠다면서 농담처럼 서로 말을 주고받았는데요.

실제로 홈런이 나오자 믿기 어렵다는 듯 크게 환호했습니다.

류현진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투구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고 밝혔고요.

또 낮 경기여서 공이 넘어갔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하나 재밌는 점은 류현진이 팀 동료 벨린저의 베트를 빌려서 홈런을 쳤다는 건데요.

다저스 담당 기자 켄 거닉의 트위터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벨린저는 올 시즌 홈런만 46개를 기록 중인 강타자인데 그 베트로 홈런을 기록했다는 점도 참 재밌죠.

벨린저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그동안 홈런을 친 적이 없다는 게 더 놀랍다, 류현진은 훈련할 때 대단한 타격을 한다고 치켜세웠습니다.

다저스는 홈런볼을 회수해서 류현진에게 전달하며 첫 홈런을 기념하고 축하했습니다.

이 경기가 홈에서 열리는 류현진의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는데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긴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마운드에서도 호투했죠? 모처럼 승리투수가 됐는데요.

[기자]
네, 마운드에서도 비교적 괜찮았습니다.

사실 1회 2번 타자 햄프슨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어렵게 출발했는데요.

금세 안정을 되찾고 2회부터 6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2, 3, 4, 5회를 모두 세 타자로 틀어막았는데요.

2, 3회는 삼자 범퇴, 4회와 5회는 각각 한 타자를 누상에 내보냈지만 모두 병살로 유도했습니다.

또 6회는 2아웃 2루에서 천적 아레나도를 상대했는데요.

다행히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겼습니다.

오늘 기록한 삼진만 8개입니다.

잘 던졌지만 오늘 경기 옥에 티가 있다면 7회인데요.

왼손 타자 샘 힐리어드에 2점 홈런을 얻어맞았습니다.

물론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지만, 강타자가 아니었는데 예기치 않은 투런 포를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 홈런만 아니면 7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2.31로 낮아질 수 있었는데 7이닝 3실점이 되면서 기존 2.35에서 2.41로 오히려 조금 높아졌습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부동의 1위지만, 2.51로 2위인 디그롬의 추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이영상과 평균자책점 타이틀 경쟁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고, 모처럼 승리도 챙겼습니다.

시즌 13승이고요.

이달 말 샌프란시스코 원정에 한 번 더 선발로 등판할 예정인데, 여기서도 승리하면 2013년 기록한 최다승 14승과 동률을 이루게 됩니다.

류현진 선수, 최고의 시즌을 보낸 만큼 다음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랍니다.

[앵커]
추신수 선수 얘기도 해볼까요.

류현진 선수 활약에 조금 묻혔는데,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죠?

[기자]
네, 아무래도 류현진에게 이목이 집중되다 보니까, 추신수가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느낌이 있습니다.

추신수가 오늘 세운 기록도 한국 메이저리거로 뜻깊습니다.

오클랜드 원정에서 1번 타자로 나와 초구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습니다.

올 시즌 23번째 홈런으로, 자신의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기존 기록은 2010년과 2015년, 2017년에 각각 기록한 22개 홈런인데 이번 시즌 그걸 뛰어넘은 겁니다.

또 2017년 22개, 2018년 21개의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올 시즌 23개 홈런을 치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을 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 시즌은 추신수에게 '수확의 해'인데요.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올해 천5백 안타, 천5백 경기 출전, 200홈런의 누적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추신수의 최다 홈런은 한국인 타자로서 최다 홈런 기록도 됩니다.

2위 강정호 기록이 2016년 기록한 21개 홈런이거든요.

1982년생으로 올해 만 37살인데, 이 정도 성적을 거두는 타자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져봐도 거의 없습니다.

20홈런 10도루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아메리칸리그에 추신수를 포함해 14명뿐이고요.

이중 추신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없습니다.

추신수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선수라는 생각이고요.

올 시즌도 새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데 끝까지 마무리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추신수 선수도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치길 바랍니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 양시창 기자[ysc08@ytn.co.kr]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