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실책?..."기록원 선택에 희비가 교차해요"

안타? 실책?..."기록원 선택에 희비가 교차해요"

2019.09.18. 오후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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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 경기에서 기록원들의 판단은 때로는 선수의 대기록 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특히 안타인지 실책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하기도 합니다.

김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7월 15일 류현진이 등판한 보스턴전 1회 말 원아웃 주자 1루 상황.

평범한 내야 땅볼에 유격수가 주춤하는 사이 타자 주자가 세이프됩니다.

기록원은 수비 실책이 아닌 안타로 판단했고, 이후 안타와 실책으로 내준 두 점이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됐습니다.

하지만 다저스의 재심 요청을 받아들인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안타를 실책으로 정정하면서 이 점수는 류현진의 비자책점이 됐고, 평균자책점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기록원의 순간 판단에 선수의 희비가 교차한 장면은 화요일 국내 리그에서도 나왔습니다.

7회 투아웃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고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한화 선발 채드벨과 이정후의 대결.

실책으로도 볼 수도 있는 유격수 오선진의 플레이는 안타로 기록됐고, 채드벨의 퍼펙트와 노히트 게임이 동시에 허무하게 무산됐습니다.

KBO 기록원들은 야구 규칙에 따라 이 상황을 일반적인 야수의 수비능력으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했습니다.

[김제원 / KBO 기록위원장 : 놓치는 순간 저희가 주자 위치도 봅니다. 러닝 스로가 아니고 그냥 기본적으로 잡아서 던졌으면 살았을 것이다. 죽었을 것이다. 손으로 잡을 정도가 된다면 이게 어려운 수비라고 보는 거죠.]

연속 안타 기록이나 노히트 노런 같은 대기록이 걸려있는 상황이면 기록원들은 냉정한 판단을 위해 더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록원이 실책에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는 팬들의 일부 시각도 오해라고 말합니다.

[김제원 / KBO 기록위원장 : 출발지점에서 어느 정도 뛰어 왔나? 대시 했나? 이런 것까지 판단하는데 TV는 놓치는 장면만 클로즈업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게 무조건 실수로 보이죠.]

하지만 기록원의 판단도 사람의 일인지라 수학공식처럼 항상 일관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이 팬들의 아쉬운 기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YTN 김상익[si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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