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성장 '한국 다이빙'...수영연맹 행정은 '도마'

놀라운 성장 '한국 다이빙'...수영연맹 행정은 '도마'

2019.07.16.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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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박광렬 앵커
■ 출연: 양시창 / 스포츠부 기자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양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광주에서 세계 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우리 다이빙 대표팀 선수들이 연일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죠?

[기자]
그동안 한국 다이빙은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요.

올림픽 다음으로 큰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변의 시작은 지난 13일 여자대표팀 김수지였습니다.

1m 스프링보드에서 깜짝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결승 5차 시기 합계 257.20점으로 세계 일인자 중국의 천이원과 미국의 사라 베이컨에 이어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사실 상위 12명에게 주어지는 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쾌거로 받아들여졌는데, 메달까지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다이빙 사상 첫 메달이었고요.

수영 전 종목으로 시야를 넓혀도 2011년 박태환 이후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입니다.

다음 날이죠, 14일에는 남자 다이빙 우하람이 역사를 썼습니다.

역시 1m 스프링보드였는데요.

아쉽게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끝까지 경쟁자들을 위협하며 4위에 올랐습니다.

역시 남자 다이빙 사상 최고 성적으로 기록됐습니다.

어제는 싱크로나이즈드, 즉 두 명이 함께 다이빙대를 뛰는 경기가 열렸는데요.

조은비, 김수지 조가 여자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 결승에 진출해 12위에 올랐습니다.

결승 진출자 중 최하위였지만 종전 최고 기록이 2015년 대회에서 올린 13위인 걸 보면 결승 진출 자체가 의미 있고요.

남자 10m 싱크로 플랫폼 결승에서는 우하람과 김영남이 6위에 올랐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 2013년부터 호흡을 맞췄는데, 이 종목에서만 4회 연속 톱 10에 들었습니다.

또 조은비와 문나윤도 여자부 같은 경기에서 10위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덩달아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요?

[기자]
우선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우선인데요.

지금 다이빙 남녀 간판으로 떠오른 우하람과 김수지의 주 종목이 3m 스프링보드입니다.

두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낸 1m 스프링보드는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닙니다.

따라서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3m 스프링보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1차 목표는 출전권, 성적은 그다음 목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개인전에서, 김수지는 3m 스프링보드에서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결승행 티켓이 곧 도쿄올림픽 출전권인데요.

모두 예선과 준결승에서 상위 12명 안에 들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이 워낙 좋고, 또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결승에 진출한다면 깜짝 메달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3m 스프링보드 남자는 내일부터 이틀 동안, 여자는 모레부터 이틀 동안 예선과 준결승, 결승이 차례로 진행됩니다.

[앵커]
3m 스프링보드 종목에서도 꼭 좋은 소식 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다이빙 선수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발생했죠?

다이빙 선수들이 유니폼에 테이프를 붙이고 출전했다고요?

[기자]
개최국으로서 창피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보이는 사진이 지난 14일 우하람 선수가 1m 스프링보드 결승전 경기장에 입고 나온 유니폼입니다.

등에 은색 테이프를 잔뜩 붙이고 나왔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브랜드 이름을 가린 것으로 보이죠.

논란이 일자, 바로 다음 날은 코리아 글자를 등에 붙이고 나왔는데, 역시 조악해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한수영연맹이 유니폼 후원사를 제때 찾지 못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새 후원업체를 찾다가 무산되자, 다시 애초 후원업체와 재계약하는 촌극을 빚었습니다.

이 시점이 대회 열흘 전이라고 합니다.

대표팀 유니폼을 제작할 시간이 부족하자, 코리아 글자가 새겨지지 않은 일반 판매용 유니폼을 선수단에 지급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국제수영연맹의 광고 규정은 무척 까다롭거든요.

쉽게 말해 특정 브랜드가 노출되면 안 됩니다.

어쩔 수 없이 테이프로 가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앵커]
개최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오픈워터 경기에서도 황당한 일이 있었다고요?

[기자]
오픈워터는 바다나 강, 호수 등에서 열리는 장거리 야외 수영 경기입니다.

5㎞ 종목에 출전한 백승호 선수인데요.

수영모가 좀 특이하죠.

자세히 보니, 매직팬으로 KOREA라고 글자를 써놨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국제수영연맹 규정에 따르면 오픈워터 출전 선수들은 수영모에 국가명만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의 수영모엔 태극기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수영모를 바꾸지 않으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자 부랴부랴 지역에서 글자나 마크가 없는 수영모를 공수했고요.

자원봉사자가 가지고 있던 매직펜으로 수영모에 KOREA라고 적은 뒤 급하게 경기에 출전한 겁니다.

오픈워터 수영모 문제는 선수들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있습니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 수영모를 착용한 탓에 선수들이 흘러내리는 수영모를 붙잡고 경기를 해야 했던 겁니다.

백승호는 경기 뒤 수영모가 계속 벗겨져 아쉬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연맹의 행정 처리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군요.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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