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준우승...유럽벽에 막힌 꿈

값진 준우승...유럽벽에 막힌 꿈

2019.06.16. 오전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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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최명신 앵커, 한연희 앵커
■ 출연 : 박찬하 축구해설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대표팀 잘 싸웠지만 정상까지는 한 뼘이 모자랐습니다. 동유럽 복병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인 값진 준우승 거뒀는데요. 전문가와 함께 오늘 새벽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반 선제골까지만 해도 참 흐름이 좋았는데 우승 기대감도 컸었고요. 그런데 갑자기 무너진 게 좀 아쉬웠어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결승이라는 무대였고 이 한 경기만 승리한다면 또 FIFA 주관 대회에서 남자 축구가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되는 순간이었는데 그래서 아마 많은 분들이 더 아쉬워하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2분 만에 VAR을 통해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좋은 출발을 했죠. 그런데 그다음부터 무너졌다기보다는 역시 결승전에 왔을 때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 자체가 정상치에 근접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전체적으로 몸 자체도 많이 무거웠고 또 체력 소모가 심하다 보니까 역시 우리가 뒤쪽에서 평소에 잘 되던 것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들도 전반에 보여주지 못하면서 실수가 많았던 날이었거든요.

그런 반면에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무장이 잘 되어 있었고 역시 우승을 할 만한 팀이었다고 증명이 됐던 것이 전체적인 힘이라든가 또 속도라든가 이런 것들이 우리보다는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런 팀을 상대로 우리가 결승 무대에서 선취골도 넣고 앞서 갔던 것, 그것만 기억을 하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우리가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또 준우승이라는 새로운 신화를 작성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후반에 전술을 바꿨는데 어떤 구상이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실질적으로는 우리가 전반 막바지, 전반 종료 시점부터 해서 스리백을 버리고 포백으로 전환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이 몸들이 무거웠고 계속 뒤쪽으로 많이 물러났었는데 전반을 돌아봤을 때는 한 골을 먼저 우크라이나가 실점하고 나서 롱볼 형태의 축구를 많이 했거든요. 롱볼을 때려야 되고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힘과 높이를 앞세워서 우리 수비들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공간이 생기면 측면에 있는 발 빠른 선수들을 침투시켜서 우리 수비들을 어렵게 했었는데 우리가 평소보다는 체력 상태가 많이 떨어져 있었고 또 그러다 보니까 발들이 무거웠고 그래서 상대가 그렇게 밀고 들어오는 전략전술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벗어나고자 수비 라인을 바꿔보고 미드필더 숫자를 올려서 한번 대등하게 싸워보려고 했었는데 이런 순간들이 되면 우리가 선취골을 얻으면서 우승에 한발짝 다가갔었잖아요.

정정용 감독도 인터뷰를 통해서 얘기를 했었는데 쿨링 브레이크가 됐을 때 선수들에게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계속 뒤로 물러나 있으면 상대에게 세트플레이 기회를 많이 줄 수 있고 세트플레이 기회를 주게 되면 우리가 수비에서 위태로울 수가 있으니 정상적인 경기를 최대한 해야 된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런 얘기를 충분히 선수들에게 전달이 돼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그럴 만한 힘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것 같죠.

[앵커]
개인적으로 이강인 선수. 팀은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준우승팀인데도 불구하고 최우수 선수로 선정이 됐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강인 선수가 골든볼을 받을 수 있겠느냐 이것도 우리에게는 관심사였습니다. 우승 더하기 이강인 선수가 대회 MVP격인 골든볼을 받을 수 있느냐였는데 하나는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지만 하나는 달성을 했습니다.

이강인 선수의 골든볼이 대단한데요. 이게 왜 대단하냐 하면 이강인 선수가 18살이잖아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과거 명칭이 바뀌기 전 월드유스챔피언십 시절부터 해서 18살 선수가 대회 MVP 자격인 이 골든볼을 받았던 것이 단 4차례밖에 없습니다. 1987년에 프로시네츠키를 시작으로 해서 2005년에 리오넬 메시가 있었고요. 그리고 14년 뒤에 이강인 선수가 18살의 나이로 골든볼을 받았는데 리오넬 메시가 최연소 골든볼이고요. 그리고 이강인 선수가 바로 그다음입니다.

[앵커]
감독 권한이기는 한데 김정민 선수 기용이 아쉽다 이런 평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인터뷰]
지금까지는 우리가 올바른 전략전술 그리고 선택을 통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결승 무대 역시도 정정용 감독이 최고의 선택을 했고요. 그 결승전에서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결과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지금까지 정말 잘 싸워왔고 원팀의 정신 속에서 승리와 기쁨을 함께 나눴잖아요. 그래서 마지막 한 경기가 좀 아쉬웠다고 하더라도 그런 것보다는 역시 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다 쏟아부었을 거고 충분히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했을 겁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랬다면 이 선수들에게 우리가 해야 될 것은 그냥 아낌없는 박수, 거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가 유럽팀에 약한 거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있는데 앞서 평가전에서도 우크라이나한테 졌었고요. 조별리그에서도 포르투갈에 한번 졌지 않습니까? 유럽 팀의 징크스라고 할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실제로 20세 이하 선수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우리가 유럽에게는 굉장히 약한 편입니다. 우리가 20세 이하 월드컵에 여러 차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마는 그때마다 유럽을 만나서 웃었던 적은 단 두 차례밖에 없습니다. 이탈리아와 독일을 잡았던 것. 그것이 유일한 승리였는데요.

우리가 1983년에 멕시코 4강 신화를 썼을 때도 스코틀랜드와의 조별리그도 패했고 또 폴란드와의 3, 4위전도 패했거든요. 그리고 남북 단일팀으로 나서서 또 우리에게 정말 강한 인상을 남겼었던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서도 우리가 유럽세는 넘지를 못했습니다. 지난 대회 안방에서 펼쳐졌던 대회 역시도 잉글랜드와 포르투갈, 다 유럽에게 패했거든요. 이번 대회까지도 그런 유럽에 대한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했는데요.

아무래도 20세 이하 선수들이 유럽과 맞서 싸우기에는 우리가 경기 내적으로 들어왔을 때 상대의 힘과 높이 그리고 스피드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준비하고 또 전략전술로 대결을 하려고 해도 그런 신체적인 차이에서 오는 힘을 넘어서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신체적인 차이 얘기해 주셨는데 우리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 다 유럽에 좌절을 했어요. 이런 부분들이 주 요인일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팀이 세 차례, 올해까지 세 차례 결승 무대를 올라갔었는데 모두 다 우승을 못 했습니다. 카타르도 우승을 못 했고 그리고 일본도 우승을 못 했고 우리도 우승을 못 했습니다. 상대가 말씀해 주신 대로 다 유럽이었습니다. 우리도 이번 대회 우승을 노려봤습니다마는 우크라이나의 벽을 넘지 못했는데요.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마찬가지의 고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3:1로 패했는데 과거에 그들은 공교롭게도 다 4:0으로 패했거든요. 그 차이가 약간 줄어든 건 아닌가, 이런 희망의 메시지 하나를 써보고 싶습니다.

[앵커]
앞서 경기와는 좀 다르게 체력적인 면에서 많이 힘들어 보였거든요. 이게 대량 실점하고 연관이 된 건가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우리가 먼저 선취골을 기록한 다음부터 상대의 파상공세가 시작이 됐고요. 그것을 버티는 데 우리가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후반 시간까지도 2:1로 우리가 1골 차 팽팽하게 따라가고 있었는데 역시 1골 차를 따라가기 위해서 우리가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적으로 가다 보니까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의 간격이 약간 넓어졌고요. 그리고 또 수비 라인이 약간 숫자가 줄어들어서 수비에는 위험부담이 있던 상태였습니다. 추가 골을 넣기 위해서 우리가 전체적으로 공격지향적인 플레이를 하던 과정이었기 때문에 상대에게 추가 골을 언제든지 허용할 수 있는 그런 위험 부담은 있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세 번째 골은 상대 선수의 그런 저돌적인 그리고 후반 종료에 임박한 시간대였음에도 그런 돌파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그냥 감탄 그리고 상대 선수지만 참 잘했다고 박수 보내고 싶습니다.

[앵커]
여러 번 얘기해 주시기는 했는데 지기는 했지만 준우승도 정말 엄청난 성적인데 우리 대표팀이 얻은 소득은 어떤 게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세계 무대에 우리가 도전장을 내밀어서 우리가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고요. 그리고 우리가 충분히 좋은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수의 힘 자체, 능력 자체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좋은 예도 됐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이런 세계 무대에 도전할 때 항상 도전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경기를 치러왔고 소모적인 경기들을 해왔잖아요. 이제는 우리가 좋은 준비를 통해서 도전자가 아니라 정상에 근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어갔다는 것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앵커]
FIFA 공식 대회 남자 축구 최고 성적입니다. 이 성적이 갖는 의미라고 하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은데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인터뷰]
우리가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거는 도전할 수 없는 불가능의 영역이라고 여태까지 치부해 왔습니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조별리그 통과가 1차적인 목표였고 16강에 올라가게 됐을 때는 토너먼트니까 우리가 거기서부터 최선을 다하면 마지막에 어떤 결과가 오겠지라고 막연히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결승에 갈 수 있는 그런 자격을 얻게 됐고 결승에 한 번 가봤다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습니다. 1983년 4강 신화를 쓰고 우리가 그런 4강 무대를 밟기까지 36년이 걸렸는데 이제는 이 시간을 계속해서 줄여나갈 필요가 있겠죠.

[앵커]
다시 경기로 돌아가 보면 이번 대회가 VAR, 이게 굉장히 우리한테 이익을 많이 줬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VAR은 아주 일찍 도입이 됐다면 축구의 많은 것들을 바꿔놨겠죠. 축구의 역사 자체가 바뀌었을 수도 있고 수많은 우승팀 그리고 수많은 MVP, 수많은 득점왕들이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정도로 이제는 축구에 깊숙하게 개입이 돼 있고 VAR이 시사하는 건 경기장에서 정정당당하게 그리고 최대한 공정하게 깨끗하게 경기를 하면 이득을 보게 된다, 그런 것이 VAR이거든요. 오심을 줄이려는 취지인데 저는 적극적으로 찬성을 하는 바이고 그리고 계속해서 대회에 도입이 되다 보니까 주심들이 이것을 운용하는 운용의 묘도 계속해서 깔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VAR은 축구사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바꿔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앵커]
참으로 대단한 우리 선수들인데 보고 싶은 분들이 참 많을 것 같은데 내일 귀국해요. 포상금 규모도 어마어마하다고요?

[인터뷰]
포상금은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대한축구협회 쪽에서 책정은 아직까지는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선수들이 마음속으로는 만족스러운 그리고 풍성한 그런 금전으로 보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끝까지 잘 싸웠는데 마지막으로 격려랄까, 한마디 해 주신다면요?

[인터뷰]
우리가 FIFA 주관 대회 남자 축구가 우승이라는 건 꿈도 못 꿀 일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꿈을 꿀 수 있게 해 줘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고요. 그리고 오늘이 폴란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입니다.
그리고 또 유일하게 대회가 끝났으니까 편안하게 오늘 밤만큼은 편안하게 잘 잤으면 좋겠네요.

[앵커]
지금까지 박찬하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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