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또 불명예 퇴진...막 내린 '동행 야구'

김기태 감독 또 불명예 퇴진...막 내린 '동행 야구'

2019.05.17.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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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허재원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허재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프로야구 소식에서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들려왔죠. 기아의 김기태 감독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자]
어제 광주 홈경기가 있었는데 경기 시작하기 전에 취재진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고요.

그제인 15일에 선수단이 스승의 날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미 사퇴를 좀 암시하는 듯한 얘기를 남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 경기를 앞두고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사퇴가 결정된 뒤에도 어제 경기의 벤치를 지켰는데 아쉽게 지고 말았습니다.

[앵커]
결국에는 지금 기아가 워낙 부진한 성적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영향을 미쳤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최하위인데 2017년에 기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잖아요. 시즌 마치고 그때 3년 총액 20억 원에 재계약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2020년 말까지 내년 말까지는 임기가 보장돼 있는 겁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기아가 내리막길을 걸었고 작년에 5위로 포스트시전에 겨우 진출을 했고요.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최악의 부진을 거듭했고 현재 13승 1무 30패로 최하위입니다. 아직 4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선두 SK와 벌써 16.5경기 차가 나고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키움과의 승차도 벌써 10경기가 넘습니다. 사실상 올 시즌은 희망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김기태 감독이 전에 자진사퇴했던 적이 또 있습니다. 5년 전이었나요. LG사령탑 때, 또 있었죠?

[기자]
그때 LG 감독을 2012년부터 맡았는데 2013년에 또 성적이 좋았요. LG를 정규리그 3위로 이끌었고 다음 해인 2014년 그때도 시즌 초반에 하차했습니다.

그때나 이번이나 똑같이 팀을 위해서 책임지고 물러날 때다 이런 의견을 전달했는데요.

기아 구단으로서는 김기태 감독이 이런 결심을 한 이상 김기태 감독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한 겁니다.

김기태 감독에게 항상 붙는 수식어가 형님 리더십, 동행야구 이런 수식어들이 항상 붙는데요.

권위주의를 버리고 서슴없이 선수들에게 다가가면서 화합을 도모하는 스타일이고 평소 취재진의 말에 따르면 융통성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신념이 뚜렷하고 엄격한 원칙을 고수하면서 팀을 이끌어온 지도자입니다.

그런 성격 탓에 이런 막중한 부담감을 더 이기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흔들리기 시작했던 게 지난해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막강 전력이라고 봤는데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그때부터 여론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하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기아의 주전 선수들을 보면 다들 나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2년 전 우승 당시 멤버들과 큰 변화가 없고 새 얼굴들이 별로 없는데요.

30대 노장들이 대부분의 포지션을 지키고 있습니다. 마땅한 전력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추락이 시작된 겁니다.

여기에 김기태 리더십이 흔들린 결정타가 바로 작년 임창용 선수의 방출 사태였죠. 지난 시즌 마친 뒤에 임창용 선수를 방출했는데 팬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급기야 감독이 팬들을 직접 만나기까지 했습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고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기태 감독의 마지막 경기라고 볼 수 있는 게 어제 경기인데 어제도 무력하게 기아가 졌죠?

[기자]
보통 이렇게 감독이 불명예 퇴진하게 되는 상황이면 선수들이 굉장히 마음을 고쳐먹고 좋은 경기를 펼치곤 하는데 무거운 분위기는 다를 게 없었습니다.

선발 홍건희 선수가 3회, 4회, 5회 연달아서 3개의 2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고요. 타자들도 힘이 없었습니다.

5회까지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고 6회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겨우 첫 득점을 올렸습니다. 7회에도 무사만루 기회를 잡았는데 2점을 더하는 데 그치면서 6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지금 4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 30패거든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김기태 감독은 착잡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남기고 들어갔습니다.

[앵커]
사람은 떠나도 야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박흥식 대행체제로 기아는 경기를 치르는 거죠?

[기자]
이제 고작 44경기, 3분의 1도 치르지 않았거든요. 정확히 100경기가 남아 있는데 지금 기아의 전력이나 선수 구성으로 본다면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2군 감독을 맡았던 박흥식 감독이 대행을 맡게 되는데 역시 올 시즌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이고요.

그래도 성적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래서 일단 책임은 감독이 졌으니까 지금까지 무기력했던 주축 선수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남은 시즌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허재원 기자와 저희가 프로야구팀 안 좋은 점을 분석하고 나면 반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아도 반등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나누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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