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스포츠혁신위, 1차 권고문? ‘보고서’에 더 가까워

[김호성의출발새아침] 스포츠혁신위, 1차 권고문? ‘보고서’에 더 가까워

2019.05.08. 오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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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스포츠혁신위, 1차 권고문? ‘보고서’에 더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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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8일 (수요일)
□ 출연자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출근길에 라디오로 만나는 깊이 있는 오디오 칼럼 시간이죠. 수요일 오늘은 스포츠 편입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이하 최동호): 안녕하세요.

◇ 김호성: 오늘 최동호 소장 아주 근사한 야구모자를 쓰고 나오셨어요. P는?

◆ 최동호: 피츠버그입니다.

◇ 김호성: 그쪽 팬이신가 보죠?

◆ 최동호: 아닙니다. 예뻐서 샀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pretty네요, 그러면. (웃음) 오늘 어떤 키워드 준비해오셨는지요?

◆ 최동호: ‘스포츠혁신위원회’입니다.

◇ 김호성: 혁신 이야기 나오면 여러 가지 변화의 여지를 담은 내용을 가져오셨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 최동호: 예. 어제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거든요. 혁신위원회가 1차 권고문을 발표한 겁니다. 혁신위원회는 스포츠혁신위원회거든요. 우리가 조금만 기억을 되돌려보면 지난해 말 스포츠 미투가 연달아 나왔고요. 그리고 체육 개혁에 대한 요구가 봇물처럼 일었죠.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민간위원을 포함해서 정부 각 부처, 그러니까 문체부·교육부·기획재정부 차관 플러스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까지 포함시켜서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체육 개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겼거든요. 그리고 첫 번째 권고안이 어제 나온 건데. 모두 6차례 권고문을 발표할 겁니다. 주제별로 나눠서요. 어제 같은 경우에는 인권에 초점을 맞춰서 권고문을 발표했죠.

◇ 김호성: 인권이라고 하면 아까 언급하신 미투 이슈 연장선상에서 다뤄진 내용들인가요?

◆ 최동호: 예, 맞습니다. 어제 권고문에서는 상징적으로 ‘스포츠는 인권이다’를 주제로 던졌고요. 그러면서 현재 국내 스포츠계 전반의 인권 실태를 낱낱이 조사해서 스포츠 인권의 현실을 진단했습니다. 그래서 열악한 스포츠 인권의 현실을 개선해보기 위해서 모두 5가지의 실행방안을 제시했거든요.

◇ 김호성: 그 5가지가 뭐예요?

◆ 최동호: ‘신고접수상담 시스템 수립’, 그리고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연계협력 시스템 구축’, 그리고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 활동’,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실행’, 마지막으로 ‘인권 및 성평등 향상 활동을 위한 별도의 기구 신설’을 담았는데 이중에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체육계와 분리된 인권과 성평등 향상을 위한 독립적인 법인 기구를 만들어라, 라고 얘기한 게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호성: 직접 문화연구소장으로서 봤을 때 권고안의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 최동호: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당히 기대에 미흡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참 고생은 많이 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보통 정부 위원회에서 권고문을 만들 때 15페이지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어제 보니까 32페이지예요. 두 배 정도 많았거든요. 그걸 쭉 다 읽어봤는데 상당히 노력했고 고민을 했고 또 진정성을 담았다는 게 많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권고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잘 쓰여진 스포츠 인권 교과서 또는 스포츠 인권 보고서 이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 김호성: 실천력이 담보되지 않았단 얘기예요?

◆ 최동호: 맞습니다.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아요. 앞서 말씀드렸던 5가지 방안 말씀드렸잖아요. 이것 보면 전부 다 지금 기존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부분이에요. 사고가 발생하면 접수받고 상담 받고 그리고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또 신속하게 조사를 하고. 일단 지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얘기가 되고 지금 가동이 되고 있는 시스템인데 문제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현재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느냐. 이것이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거거든요. 더군다나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스포츠 윤리센터, 그러니까 스포츠계의 비리를 조사하게 되는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을 위한 법안이 이미 제출됐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어제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실행방안 중에 가장 핵심적인 사안, 독립된 기구를 설치해라. 기존에 법안으로 제출된 스포츠윤리센터와 새로 신설된 별도의 독립기구와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도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 김호성: 그래요? 공수처 논란이랑 비슷한 거예요?

◆ 최동호: 공수처 논란하고는 본질적으로 좀 다르다고 볼 수 있겠죠. 옥상옥이라는 면에서는 공통점이긴 하나, 역할이 분명하지 않은 중복된 독립기구 신설을 제안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부분에 이행방안을 정리해놨거든요. 저는 깜짝 놀랐어요. 32페이지 중에 대부분은 다 스포츠 인권의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 대부분 스포츠 인권의 실태를 조사한 그 결과를 그냥 보고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맨 마지막 페이지 한 페이지에 이행방안을 정리해놨는데 너무 허술해요.

◇ 김호성: 어떤 식의 이행방안이에요?

◆ 최동호: 예를 들면 교육부와 여성가족부·문체부가 서로 협의해서 앞으로 안을 찾아보겠다. 이 정도 내용이에요. 언제까지, 2019년도 4/4분기까지 또는 2019년도 하반기 또는 상반기까지. 한 네 개 정도의 과제를 설정해놓고 그것을 관계부처끼리 협의해서 올해 말까지 올해 하반기까지 협의해나가겠다. 이 정도만 이행방안을 제시해서는 힘들다는 얘기고요. 조금 더, 앞으로도 2차부터 6차까지 계속해서 권고안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권고안, 권고문의 핵심은 이행방안이다. 그 이행방안은 뭉뚱그려서 얘기할 것이 아니라 관계부처면 관계부처의 어느 부서, 어느 부서가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이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그런데 스포츠혁신위원회라는 것이 지금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유사한 활동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 최동호: 있었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와의 경험에 비춰서 보면 한 발 더 진전된 스포츠 혁신위원회의 활동이었다고 한다면 그동안 과거 사례에서 체육개혁이 실패한 가장 첫 번째 요인 중의 하나가 뭐냐면 스포츠 인권과 관련된 조사기관이 결정적으로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약점이 있었어요. 뭐냐면 특별사법경찰권이 없었단 얘기거든요. 특별사법경찰권이 없었다는 얘기는 피의자를 조사하겠다고 불러도 안 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무던히도 지금까지 많은 시민단체에서 스포츠 인권이 비상한 시기이니 제대로 스포츠 인권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야 한다, 라고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사법경찰권에 대한 언급이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것은 굉장히 아쉬운 대목이고요. 그리고 또 권고문에서도 밝혔는데 대한체육회가 선수들에게조차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예요. 그리고 대한체육회가 계속 책임변명, 진심어린 사과나 반성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보면 도덕성이나 민주성으로 봤을 때 체육회가 스포츠 인권을 확립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라고 전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한다면 이행방안에서 대한체육회의 전면적인 개편을 언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대한체육회와 관련된 구조개편이나 개선점에 대한 이행방안은 하나도 제시되지 못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한다는 걸 요구하고요. 대한체육회의 전면 개편, 그리고 2차 권고문에서부터는 이행방안의 구체적·현실적인 방안 제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호성: 개혁은 사람이 하는 건데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까 개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이런 얘기신 것 같아요.

◆ 최동호: 예, 법과 제도, 시스템이 완비돼도 결국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죠.

◇ 김호성: 오늘 소장께서 나오셔서 궁금했던 것 하나 여쭤볼게요. 오늘 혁신위원회 말씀도 하셨는데. 왜 손흥민 선수는 지난번에 반칙을 해서 퇴장당하고 그런 일을 스스로 했을까요? 평상시에 봤던 손흥민 선수가 흥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묻고 싶더라고요.

◆ 최동호: 그 질문 몇 번 받았습니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가 더 성장하면 더 성장할수록 그런 위기를 더 많이 받게 됩니다. 생각해보시면 최고의 스타라고 하는 메시 있죠. 메시가 상대 팀 선수들과 언쟁을 벌이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중계방송에 많이 잡히거든요. 왜냐하면 잘하니까 그래요. 그러니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레스터시티나 이런 약팀들과 경기를 할 때 상대 팀에서는 토트넘과 최소한 비기거나 이기기 위해서 누구를 잡아야 하느냐. 뛰어난 선수, 손흥민 선수가 그 정도의 주목받는 선수가 됐고 실제로 경기장에서 수비수 한 명으로는 마크하기 힘드니까 이중삼중의 집중견제가 들어오게 되죠. 때문에 손흥민 선수 입장에서는 상대의 거친 태클이나 거친 수비를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게 되면 지금 정도 수준의 선수로 끝마치게 되죠. 이것을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극복해나가는 본인만의 경험을 터득해야 한 단계 더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집중견제가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고 있단 얘기예요.

◇ 김호성: 손흥민 선수이기 때문에 숱한 태클이 들어오는 것이고 그 태클을 극복해야 더 큰 손흥민 선수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최동호: 맞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최동호: 고맙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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