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골' 맹활약...토트넘, 맨시티 꺾고 챔스 4강

'손흥민 2골' 맹활약...토트넘, 맨시티 꺾고 챔스 4강

2019.04.18.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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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상익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역시 '쏘니 손흥민'이네요.

손흥민 선수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면서 반세기 만에 팀을 4강에 올려놓는 역사를 썼군요.

[기자]
네, 드라마틱한 한판 승부였습니다.

손흥민 선수, 오늘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 최정상급 선수임을 입증했는데요.

토트넘이 오늘 2차전은 3대 4로 패했지만 1, 2차전 합계에서 4대 4가 되면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토트넘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극적으로 4강에 합류했습니다.

전반 시작 11분 만에 4골이 났는데요 TV 중계를 조금 늦게 보기 시작한 분들은 깜짝 놀랐을 겁니다.

먼저 전반 골 상황 함께 보면서 설명 드리죠.

맨시티는 올 시즌 홈에서 열린 25경기에서 23승을 거둔 팀입니다.

예상대로 1차전 원정 경기에서 패했던 맨시티가 총공세에 나서면서 경기는 난타전으로 진행됐습니다.

토트넘은 전열이 정비되기도 전인 전반 4분 만에 맨시티 스털링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어렵게 시작했습니다.

중앙으로 수비가 몰리면서 측면에 생긴 빈틈을 맨시티가 놓치지 않았고요.

이와 유사한 위험 상황은 경기 내내 반복되면서 토트넘 팬들 90분 내내 가슴 철렁하게 만들었습니다.

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토트넘에는 해결사 손흥민이 있었습니다.

첫 골을 내주고 3분 뒤인 전반 7분, 문전 혼전 중에 수비수 발 맞고 나온 공을 손흥민이 곧바로 동점 골로 연결했습니다.

예측 못 한 슛에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발을 맞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불과 3분 뒤인 전반 10분,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 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역전 골을 뽑아냈습니다.

반대편 골포스트를 보고 완벽한 감아 차기 슛이죠.

어린 시절 춘천 공지천에서 아버지와 함께 수도 없이 반복했던 슛이 좌우 이 위치에서의 슛이었는데 오늘 이렇게 빛을 봤습니다.

왜 손흥민을 세계적인 선수라고 칭찬하는지 증명해내는 연속 골이었는데요.

하지만 이후 토트넘 수비가 맨시티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불과 1분 뒤인 전반 11분에 다시 동점 골을 내줬고요.

전반 21분에는 재역전 골까지 내주면서 토트넘은 전반을 2대 3, 한 점 뒤진 채 마쳤습니다.

[앵커]
정말 정신없이 전반 21분 동안 5골이 났고 그중에 손흥민이 두 골을 기록했군요?

[기자]
맨시티는 1차전 원정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0대 1로 졌기 때문에 후반 들어서도 끌어올린 라인을 유지하면서 계속 추가 득점을 노렸습니다.

맨시티의 막강 공격 라인 후반 14분, 아구에로의 골로 4대 2로 점수 차를 벌리면서 거의 4강 티켓을 손에 넣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28분에, 내내 수세에 몰리던 토트넘이 코너킥 상황에서 요렌테가 추격 골을 뽑아내면서 3대 4를 만들었습니다.

결국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1, 2차전 합계 4대 4가 됐고요, 원정 다득점팀인 토트넘이 극적으로 준결승 티켓을 따냈습니다.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8.8점을 줬습니다.

손흥민 선수 소감 들어보시죠.

[손흥민 / 토트넘 공격수 : 이런 경기는 본 적이 없어요. 무척 힘들었고, 미친듯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믿을 수 없는 밤입니다.]

[앵커]
마지막까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는데요.

오늘 경기에서는 VAR, 비디오 판독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더라고요?

[기자]
네, 우선 토트넘의 마지막 요렌테 골이 손에 맞은 게 아니냐 해서 핸드볼 반칙이 의심됐는데요.

여러 각도에서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요렌테의 골반에 맞고 들어간 것으로 판정되면서 골로 인정이 됐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또 한번 VAR 판독으로 두 팀의 희비가 교차했는데요.

2분을 버티지 못하고 맨시티에 실점하는가 했는데 이 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결국 토트넘이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VAR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평가가 갈리고 있습니다만 큰 그림으로 볼 때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봅니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 평소 VAR에 대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감독 중 한 명이거든요.

그런데 VAR 덕을 본 오늘은 "결과가 좋든 나쁘든 VAR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밌죠?

토트넘의 4강 진출은 챔피언스리그 전신이었던 유러피언컵에서 준결승에 올랐던 1961-62시즌 이후 57년 만의 경사입니다.

[앵커]
자랑스러운 손흥민 선수, 오늘 두 골을 넣으면서 '히스토리 메이커'답게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했지요?

[기자]
네, 우선 8강전에서 1, 2차전 합계 3골을 넣으면서 57년 만에 팀의 챔스리그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고요.

챔스리그에서는 개인 통산 12골을 넣었습니다.

지난해까지 8골을 넣었는데 올 시즌 챔스리그에서 16강 1차전에서 골을 넣었고, 8강 1차전 결승 골, 그리고 오늘 두 골까지 모두 4골을 넣었습니다.

역대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하게 됐는데요.

지금까지 아시아 출신으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막심 샤츠키흐였는데 이 선수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뛰었는데 10년 동안 11골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손흥민 선수는 절반인 5년 만에 이 기록을 깨면서 12호 골을 기록했습니다.

또, 우리 선수가 4강에 오른 건 박지성 이영표에 이어 3번째고요. 맨유 시절 박지성 이후 8년 만입니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 그렇지 않아도 갈수록 손흥민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있었는데요.

오늘 경기 끝나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 토트넘 감독 : 환상적인 경기였습니다. 여기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골을 넣었다는 건 손흥민이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겁니다. 손흥민 때문에 너무 행복합니다. 손흥민은 정말 대단합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두 골을 넣은 뒤에 손흥민 선수 후반엔 수비에 치중한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추가 골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던데요.

[기자]
경기 시작과 함께 손흥민 선수, 모우라와 함께 투톱으로 나서면서 두 골을 넣었는데요.

전반 박판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전반 41분에 시소코가 부상을 당하면서 요렌테와 교체된 건데요.

요렌테가 새로 들어오면서 손흥민이 2선으로 내려왔습니다.

이후 후반 내내 윙에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받았는데요.

결과론이지만 손흥민이 만약 후반에도 최전방에서 기습공격을 시도했다면 오히려 맨시티의 파상공세도 어느 정도 누그러트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앵커]
어쨌든 오늘 두 골을 넣으면서 이번 시즌 개인 20호 골을 기록했는데요.

시즌 개인 통산 최다 골 기록도 노려볼 수 있게 됐죠?

[기자]
네, 2년 전 21골을 넣은 게 시즌 개인 최다 골이었는데요.

이제 4강전과 리그 경기도 5경기도 남아있기 때문에 개인 최다인 21골 기록 경신도 지금 컨디션 대로라면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리그에서도 잘하고 있지만 손흥민 선수,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수로서의 가치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경기로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팀이 모두 정해진 거죠?

[기자]
네, 오늘 또 다른 8강에서는 리버풀이 적지에서 포르투갈의 포르투를 4대 1로 눌렀습니다.

전반 26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에 3골을 더 몰아치면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포르투를 4대 1로 완파했습니다.

1차전에서 거둔 2대 0 승리를 포함해서 결국 합계 6대 1로 압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4강 진출팀이 모두 정해졌습니다.

토트넘과 아약스,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이 다음 달 1일에 1차전, 8일에 2차전에서 격돌해 마지막 결승 진출팀을 가립니다.

아약스는 아시는 대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레알 마드리드와 호날두의 유벤투스를 모두 꺾고 4강에 진출한 팀입니다.

사기가 오른 토트넘과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대망의 결승전은 우리 시간으로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질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쉽게도 준결승 1차전에서는 손흥민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없다고요?

경고누적 때문이죠?

[기자]
네, 손흥민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 후반 3분에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옐로우 카드를 받았어요.

정면에서 위험한 상황이어서 상대 공격수를 반칙으로 끊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조별리그에서 이미 경고 2장을 받았기 때문에 경고 누적으로 아약스와의 5월 1일 4강 첫 경기, 홈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네덜란드 원정 2차전에서의 활약을 기대해 봐야죠.

[앵커]
2주의 시간이 있긴 합니다만 부상자도 많고 리그도 계속되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있을 텐데 4강 경기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기자]
손흥민 선수, 이미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 자랑스럽죠.

누가 말했듯이 BTS와 함께 한국이 자랑할만한 가장 훌륭한 브랜드로 성장했는데요.

4강전에서도 또 한번 새벽에 깨어있는 즐거움을 선사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앵커]
오늘은 김상익 기자와 손흥민 선수의 즐거운 소식으로 함께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상익[si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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