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알려주는 신의 한수...바둑계 '늦깎이 반란'

AI가 알려주는 신의 한수...바둑계 '늦깎이 반란'

2019.04.15. 오전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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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프로 바둑계에 신선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기사가 있습니다.

바둑 기사들의 하향기로 인식되는 30대에 늦깎이 전성기를 열고 있는데요.

인공지능을 스승으로 삼아 이른바 신의 한 수를 배운 덕분이라고 합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1일, GS칼텍스배 프로 기전 8강전에선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국내 랭킹 92위 이호승 3단이 생애 처음으로 이세돌 9단을 꺾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프로 데뷔 7년 차, 32살의 나이에 우상 이세돌을 꺾고 거둔 프로 최고 성적입니다.

승리 공약으로 부른 노래 한 소절에는 무명 바둑 기사의 고단했던 어제가 담겼습니다.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무명에 가까웠던 바둑 인생을 180도 바꾼 건 지난해 12월 시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돌을 놓을 때마다 승률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승리 확률이 높은 최적의 수도 추천해 줍니다.

인공지능을 스승으로 삼자 성적은 급상승했습니다.

지난해 19승 20패로 50%를 밑돈 승률은 올해 10승 2패. 역대 최고인 80%를 넘겼습니다.

[이호승 3단 / 프로 바둑 기사 : (예전에는) 프로들끼리 두다 보니까 여기가 맞겠지라는 생각으로 있었다면 지금은 (인공지능이) 수치로 나타내주기 때문에 우리가 틀리게 알고 있었던 것도 맞고…고정 관념이 많이 깨진 거 같아요.]

이세돌 9단을 꺾기에 앞서서는 국내 1위 박정환 9단과 4위 신민준 9단도 연이어 잡았습니다.

당시 이호승 3단의 랭킹은 100위 밖이었습니다.

[이호승 3단 / 프로 바둑 기사 : 알파고 나왔을 때만 해도 인정이 잘 안 되더라고요. 지금은 인공지능이 수치로 좋은 수라고 표시해주면 별로 의심 안 하고 그 수가 정석이고 정답이겠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호승 3단의 돌풍 속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훈련은 바둑계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늦깎이 반란을 일으킨 이호승 3단은 국내 3위 김지석 9단을 상대로 생애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합니다.

YTN 김재형[jhj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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