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경기장 유세에 경남 FC 징계 불가피

황교안 경기장 유세에 경남 FC 징계 불가피

2019.04.01. 오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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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허재원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후보의 경기장 내 선거 유세를 막지 못한 프로축구 경남FC가 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부 허재원 기자 나왔습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세요. 일단 오늘 회의는 상벌위원회는 아니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벌위가 우니고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회가 주최하는 경기평가회의입니다. 이 회의가 원래 매 라운드가 끝나면 항상 하는 회의인데요. 보통 1시간 정도 하는데 오늘은 경남FC 건이 터지면서 2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앵커]
실제로 상벌위원회는 내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 평가 회의에서 이번 사안을 살펴보니까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상벌위에 전달을 한 겁니다. 결국 상벌위원회가 열리는 게 확정된 거고 어떤 형태로든 경남FC는 징계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앵커]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에는 가벼운 수준의, 낮은 수준의 공명선거 협조요청선에서 제재가 됐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 경남FC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의 징계를 예상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정관에 나와 있는 징계조항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무겁습니다. 가장 큰 징계는 승점 10점 이상의 감점이 될 수가 있고요. 무관중 홈경기 아니면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의 홈경기, 또는 2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이나 경고 등의 중징계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앵커]
가장 큰 징계가 승점 10점인데 승점 10점이면 1승에 승점이 3점이니까 10점이 감점이 된다는 건 거의 3연패 한 거랑 같은 수준의 벌점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남이 예전에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죄를 저질렀냐 하면 2015년이었는데 전 단장이 심판을 매수했습니다. 심판 매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을 때 승점 10점이 감점됐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건이 그렇게 큰 폭의 승점 감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적습니다. 제재금과 무관중 경기 가능성이 커보이고요. 정상 참작이 될 경우에는 경고 등 훨씬 낮은 수준의 징계로 끝날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프로연맹 관계자가 실제로 오늘 회의를 마친 뒤에 원칙적으로 양형 규정은 경감이 가능하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앵커]
다 아시는 것과 같이 정치권의 실수 하나로 경남FC 당시 그날의 활약상이 묻힌 것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날 경기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경남FC가 2:1로 극적인 명승부를 이끌어내면서 역전승을 거뒀거든요. 선수들이 정말90분 내내 구슬땀을 흘리면서 만들어낸 명승부였는데 완전히 묻혔습니다.

경남이 또 스토리가 있는 팀입니다. 2년 전인 2017년에 2부 리그에서 뛰었는데 여기서 우승하면서 작년에 1부리그로 승격됐고요. 승격되자마자 지난 시즌 준우승의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예산이 충분하지 못한 시민 구단으로서는 역대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건데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이고 올해는 약간 부진합니다. 올해는 2승 2패고 승점이 6점인데 만약에 여기서 10점이 줄어든다면 시즌 내내 최하위권에서 남은 일정을 힘겹게 치러야 되고 당장 강등까지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앵커]
그렇게 되다 보니까 경남FC 같은 경우에 더 억울할 수밖에 없을 텐데 강경 입장을 취하기로 했죠.

[기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이번 사건으로 강등이 된다면 정말 걸려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도 걸려 있고요.
당장 강등되면 선수들이 썰물처럼 이적하게 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여기에 무관중 경기를 하게 되면 입장 수입 등의 돈 문제까지 걸려 있는데요. 그야말로 애꿎은 피해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오늘 프로연맹에 이번 사건의 경위서를 제출했는데요. 경위서의 핵심은 우리는 충분히 설명을 했고 제지도 했다. 구단 임직원이 정당명의나 기호가 표기된 상의를 착용하면 입장이 불가하다고 공지도 했고 일부 유세원들이 검표원의 말을 입장 권 없이 못 들어간다는 말을 무시했고 상의도 벗지 않고 막무가내로 입장을 하더라, 이런 내용입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정상 참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상황이고요. 이런 데도 만약 승점이 깎이거나 무관중 경기를 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면 당연히 경남FC 측에서는 자유한국당 측에 소송 하겠죠. 경남FC는 황교안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법적인 책임까지 져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스포츠 현장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은 보편적인 인식 아닙니까?

[기자]
거의 상식에 가깝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국제축구연맹 FIFA 이런 곳들은 정치적인 의사 표시에 대해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1969년에 온두라스와 엘사바도르가 축구장에서 촉발된 갈등 때문에 전쟁까지 치른 적이 있고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지금도 인종차별 구호가 끊이지 않고 폭력 사태도 워낙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행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나 민족 간의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이런 감정이 개입되는 걸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전 같은 사례를 봤을 때는 축구대표팀 박종우 선수가 정치적인 메시지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죠?

[기자]
우리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장면인데요. 2012년 런던올림픽 일본과의 3, 4위전이었는데 보시는 것처럼 일본을 2 대 0으로 이긴 뒤에 관중이 들고 있던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종이를 건네받고 경기장을 달렸습니다.

이게 문제가 좀 커졌고요. 정치적 메시지 전달을 일절 금지하는 IOC가 박종우 선수의 올림픽 동메달 수여를 보류했고 결국 박종우 선수는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메달 박탈 가능성까지 거론됐는데 다행히도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400만 원 정도 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앵커]
일본 관중석에도 욱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하는데 해외 사례는 없습니까?

[기자]
아주 많습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는데 스위스 선수들이었죠. 샤키리와 자카 선수가 세르비아를 상대로 골을 터뜨린 뒤에 독수리 세리머니를 펼쳤어요.

손으로 독수리 모양을 만들고 있죠. 독수리가 알바니아를 상징하는데 이 두 선수가 알바니아 혈통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세르비아가 알바니아 주민을 탄압하는 데 항의하는 의미있었다고 하죠. 예외 없이 벌금을 물었고요.

세계적인 명장 중 한 명인 과르디올라 감독도 리본 하나 때문에 벌금 3000만 원이나 문 적이 있습니다. 리본이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 독립을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과르디올라 감독이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 감독이거든요. 스페인이 아닌 잉글랜드 축구협회인데도 이런 행동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허재원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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