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퇴장에...목놓아 울어버린 감독

전설의 퇴장에...목놓아 울어버린 감독

2019.03.19. 오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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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허재원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허재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좀 뭉클한 소식으로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제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있었는데요. 경기를 마친 뒤에 감독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오열 수준으로 울었다고요.

[기자]
오열에 가까웠습니다. 영상을 어렵게 구했는데요. 영상 먼저 보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성우 / 우리은행 감독]
마무리를 잘했으면 했는데, 나이가 40이 되도록 저한테 욕을 먹으면서도 아무런 내색도 안 하고 그런 부분은 제가 영희한테 미안했고….

[기자]
어제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 마치고 기자회견실에서 나온 장면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진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이 거의 오열에 가깝게 우는 모습인데요.

내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마무리를 잘했으면 했는데 하면서 울음을 터뜨려서 말을 잇지 못했고 나이가 40살이 되도록 저한테 욕을 먹으면서도 아무런 내색도 안 하고 그런 부분 참 미안했다, 이렇게 팀을 이끌어온 임영희 선수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같은 분위기였는데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야기를 멀쩡하게 잘하다가 임영희 선수 얘기가 나오자마자 저렇게 울기 시작했다고 해요. 굉장히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앵커]
같은 남자 입장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때는 정말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이 말하는 영희, 우리은행의 임영희 선수를 이야기하는 거겠죠, 무슨 사연이 있습니까?

[기자]
어제 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는데 여자 농구 플레이오프는 3경기를 치릅니다. 3경기 중 2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챔프전에 진출을 하게 되는데요.

1차전은 우리은행이 이겼는데 2, 3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우리은행이 어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을 한 겁니다. 그런데 이번 플레이오프 직전에 우리은행의 맏언니이자 현역 여자 농구 최고 선수인 임영희 선수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이런 의사를 밝혔는데요.

그래서 어제 경기가 임영희 선수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된 거죠. 그래서 위성우 감독이 평소에는 선수들을 굉장히 강하게 몰아붙이는 엄한 스타일로 유명한데 막상 마지막 경기였다고 하니까 감정이 격해진 거죠.

[앵커]
만약에 이겼다면 현역경기를 더 늘려갈 수도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더 감정이 북받쳤을 것 같은데 글쎄요, 이렇게 감독이 선수 은퇴를 놓고 울었던 경우가 있나 싶네요.

[기자]
저도 제 기억에 없는 것 같은데요. 임영희 선수는 그냥 자신이 지도했던 선수, 그냥 1명의 선수. 이렇게는 표현이 안 되는 굉장히 특별한 존재이기는 합니다.

임영희 선수가 1980년생이에요. 우리 나이로 이제 마흔 살이죠. 그런데 은퇴가 아쉬울 만큼 아직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고 지금 신인들하고 20년 차이가 나거든요.

이런 후배들과 비교해도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한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은행이 지난 6시즌 동안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모두 휩쓴 최강 팀이거든요.

위성우 감독이 우승행진을 벌이는 동안 가장 큰 힘을 보탠 게 바로 임영희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한 게 7년 만이에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임영희 선수의 마지막 경기가 됐으니 슬플 만도 했습니다. 위성우 감독만 운 게 아니고 어제 임영희 선수 자신도 굉장히 많이 울었다고 하고 상대편 에이스인 박하나 선수도 인터뷰 도중에 굉장히 오열하다시피 울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임영희 선수가 굉장히 어떤 존재인지를 이야기해 주는 장면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설이 팀에서 떠나기 때문에 모두 흘리는 눈물, 참 감동적인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번 여자농구 챔피언 결정전은 낯선 대결이 펼쳐질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정규리그 1위 국민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생명의 대결로 압축이 됐는데요. 5전 3선승제입니다.

모레인 21일 1차전을 시작으로 격일로 5경기가 열리게 되는데 우리은행에 없는 챔피언 결정전은 2011-2012 시즌 이후 무려 7년 만입니다.

더 놀라운 건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2012년에 우리은행으로 오기 전에 신한은행에서 함께 코치 생활을 했는데요. 신한은행 코치 시절에도 6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자농구 챔프전에 위성우, 전주원이 없는 챔프전은 2007년 이후에 무려 13년 만이 되는 겁니다.

여담으로 말씀드리자면 여자농구팀은 우승하고 나면 선수단 전체가 해외여행을 보너스로 가곤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은행은 이제 더 갈 여행지가 없다, 이런 고민이 있었는데 올해는 이런 고민은 안 해도 되겠습니다.

[앵커]
한 해 쉬면 또 가고 싶어질 마음이 생기겠군요. 이렇게 강했던 우리은행, 6년 천하를 무너뜨린 국민은행과 삼성생명입니다. 마지막 대결 흥미롭게 펼쳐지겠죠?

[기자]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그동안 6년은 신한은행, 그다음 6년은 우리은행 이렇게 독식하면서 매번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런 말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우승이 간절한 두 팀이 만나게 됐습니다.

국민은행과 삼성생명이 챔프전에서 만난 게 무려 13년 만인데요. 국민은행은 6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챔프전 우승이 없는 구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보급 새터로 불리는 박지수 선수와 함께 외국인 선수 쏜튼 그리고 슈터 강아정 선수의 삼각편대가 대단히 위력적인 팀이고요.

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혈투가 펼쳐지면서 체력적으로도 국민은행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삼성생명의 상승세를 무시할 수 없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매 경기 20점 이상을 넣은 김한별 선수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이번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오늘 소식 여자프로농구 소식으로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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