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성폭력 의혹 제기...파문 일파만파

추가 성폭력 의혹 제기...파문 일파만파

2019.01.10. 오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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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허재원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빙상계 수직적 구조가 심각성을 키웠다. 스포츠부 허재원 기자와 함께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허재원 기자, 저는 자꾸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요.

조 전 코치가 했다는 운동하고, 운동 계속하고 싶지 않냐, 그 말이 이번 사태의 모든 걸 함축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드는데 심석희 선수 외에도 대여섯 명의 피해자가 더 있다 이런 주장이 나왔습니다. 다들 온 국민이 충격적인 것 같아요.

[기자]
더 충격적인 이유는 이 말이 전직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입에서 나왔다는, 그렇기 때문에 충격이 더욱 큽니다. 여준형 전 국가대표 코치인데요. 지금은 빙상계 개혁을 위해 출범한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를 맡은 인물입니다.

오늘 각계 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심석희 선수 외의 더 많은 성폭력 피해 선수를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약 두달 전부터 성폭력 의혹을 접수해왔는데 현재 5건에서 6건 정도 의혹이 있고 이 중 두 건은 피해자를 통해서 직접 성추행 의혹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에서는 현재 선수 생활을 하는 현역 선수도 있고 심석희 선수처럼 미성년자 때부터 피해를 입은 선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미성년자 때부터 피해 입은 선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사실이라면 정말 다시 한 번 이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나게 될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고 또 어떻게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기자]
저희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인데 여준형 대표의 잘 들어보면 이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절대권력자가 있었고 그 권력의 비호 아래 폭행 가해자들이 살아남는 이런 악순환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그 사이 폭력의 강도는 점점 세질 수밖에 없었고요. 피해 선수나 학부모가 그에 맞서서 싸우기는 더욱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겁니다. 여준형 대표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여준형 / 젊은 빙상인연대 대표 : 선수를 위한 연맹이 돼야 하는데, 그전까지는 무슨 일이 벌어지면 항상 선수 징계주기 바빴고, 연맹 임원들은 아무렇지 않게 직을 유지하는 것 보고 (실망했습니다.)]

[앵커]
여준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선수를 위한 연맹이었다면 이런 젊은 빙상인연맹도 사실 필요가 없었겠죠. 일단 심석희 선수가 용기를 냈는데 그렇다면 추가 피해 선수들, 어떻게 대응에 나설 계획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이 선수들의 2차 피해를 막고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선수생활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공식 석상에 나와서 피해 사실을 공개할지는 조금 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을 했는데요.

어젯밤하고는 얘기가 약간 달라졌습니다. 어젯밤에는 젊은 빙상인들의 모임이 담당변호사를 통해서 당장 가해자들의 실명을 공개하고 형사고발하겠다, 이렇게 밝혔었는데요. 오늘은 좀 더 신중한 입장으로 바뀐 겁니다.

아무래도 다음 주 월요일에 이 선수들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이 날의 심석희 선수의 항소 공판이 있고요. 심석희 선수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 국민적인 이런 공분이 들끓는 것을 보면서 피해 선수들이 극심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기자회견도 시민단체와 함께 했지만 각계각층에서 대응도 지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운동선수보호법도 발의하기로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건데요. 핵심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입니다. 위원장인 안민석 의원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을 통해서 법안을 소개했는데요.

폭행과 성폭행 혐의로 형을 받은 지도자는 단 한 번만으로도 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하겠다는 이런 내용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형 확정 이전에도 자격을 무기한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한체육회 산하 위원회였던 스포츠윤리센터를 별도 기관으로 독립하겠다는 법안입니다.

이와 별도로 안민석 위원장은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지 못한 대한체육회 임원 전원 총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정치권도 대응하기로 했고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에 합의했던 피해 선수 일부가 합의를 취하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기자]
이 소식은 어젯밤에 수원지방법원에서 확인된 소식인데요.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 선수뿐만 아니라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것으로 기소가 됐습니다. 그중 심석희 선수를 제외한 3명의 선수는 조 코치와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두 명이 항소심 재판부에 합의취하서를 제출했습니다.

심석희 선수가 성폭행 사실까지 공개하고 나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두 명의 선수도 심석희 선수와 비슷한 나이의 여자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조재범 코치와 법정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용기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정치권에서 대한체육회임원 전원 총사퇴를 촉구한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정말 대한체육회 바람 잘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비리의 결정체다 이렇게 불러도 될 정도인데 이번에 대책을 내놓기는 했죠?

[기자]
일단 사과문을 발표를 했고요. 그리고 체육계 비위근절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고 선수촌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개선책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당장 특별조사반을 구성해서 현장조사에 나서고 여성 전문위원 증원하고, 선수촌 내 주요 사각지대에 CCTV 달고 라커룸에는 비상벨 달겠다, 이런 대책이 포함됐는데 이런 대책들 예전에도 이미 많이 나왔던 대책들이거든요.

좀 더 책임감 있는 그리고 실효성 있는 대책들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번씩 들어봤던 이름들이에요, 이 대책들이. 사실 법적인 문제, 또 당국의 조처 다 꼼꼼하게 진상규명에 들어가야 되겠지만 가장 국민들이 걱정하는 건 심석희 선수의 지금 상황 아니겠습니까?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운동이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씩씩하게 운동은 다시 시작했다고 하고 심석희 선수가 현재 국가대표 신분입니다. 워낙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고 언론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극심한 부담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하는데 일단 오늘 오전에 대표팀에 다시 합류했습니다. 그동안 태릉에서 국가대표 훈련이 이뤄졌는데요. 태릉 링크가 누구나 조건이 가능한 구조거든요.

그래서 오늘 오후에 쇼트트랙 대표단 전원이 함께 진천선수촌으로 이동을 했고 진천 선수촌은 사전 등록을 안 하면 정문 통과가 불가능합니다. 당분간은 쇼트트랙 대표팀 뿐만 아니라 진천 선수촌 전체 외부인 출입을 막기로 했습니다. 다음 대회가 2월 1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5차 월드컵 대회인데요.

심석희 선수도 정상 출전할 예정인데 스포츠 기자로서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데 일단 선전을 기원해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2월 1일이면 또 얼마 남지 않았네요, 대회도. 일단 지금 시점에서는 차분한 응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스포츠부 허재원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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