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근절' 대책 내놓은 문체부, 하지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이유

'성폭력 근절' 대책 내놓은 문체부, 하지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이유

2019.01.10.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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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문체부의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일이 발생할 때마다 대책은 나왔습니다.

하지만 조치가 미흡했습니다.

2014년 소치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제자에게 성추행을 시도한 코치는 영구제명이라는 징계를 받았지만 3년 뒤 징계가 풀렸습니다.

실업팀을 지도하던 한 감독도 선수 성추행 혐의를 받아 역시나 대한빙상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했지만 대한체육회 재심의를 통해 자격정지 3년으로 감경됐습니다.

지도자 자격을 회복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거죠.

쇼트트랙뿐 아니라 전 컬링 대표팀 코치도 5년 전, 성추행 혐의로 제명됐지만 2년 뒤 빙상계로 복귀했습니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징계를 받은 직후 체육계로 돌아온 사례는 38%에 달합니다.

지도자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흡한 대처가 낳은 결과였습니다.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대한빙상연맹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97년 이후 지난해까지 삼성은 연맹 회장사로서 한국 빙상을 지원해왔습니다.

김상항 삼성사회공헌위 사장이 지난해 연맹 회장을 맡았고 직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었습니다.

실세로 통하는 전명규 전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에게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한체육회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선수와 빙상연맹의 관리 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대한체육회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의 필요성과 함께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폭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젊은 빙상인 연대'는 어제 성명을 내고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이전부터 성폭력에 시달려왔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반복되는 문제를 막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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