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오늘 폐막...영광과 좌절 그리고 과제는?

아시안게임 오늘 폐막...영광과 좌절 그리고 과제는?

2018.09.02.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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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호 / 스포츠평론가

[앵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오늘 화려한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17일간 펼쳐졌던 영광과 좌절의 순간들 돌아보고 이번 대회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는 또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선수들 열심히 했는데 종합 2위 달성은 실패한 거죠? 우리 목표였는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 메달 기준으로 보면 좀 부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부진했습니다. 중국이 금메달만 보면 132개고요. 일본이 75개, 우리가 49개입니다. 차이가 좀 많이 나죠. 애초 목표가 6회 연속 종합 2위였는데 금메달 65개가 목표였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부진하다 보니까 대회 도중에 금메달 목표 65개를 50개로 수정한 겁니다. 그런데도 50개에 1개가 모자랐죠. 금메달뿐만 아니라 메달 총 수, 금은동 모두 합친 것도 나름의 스포츠 전력을 보여주거든요. 합친 개수를 보더라도 일본이 총 205개고요. 우리가 177개니까 차이가 좀 많이 나죠.

[앵커]
물론 대회 치르면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또 선수들의 스포츠 정신과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할 텐데 우리가 또 남북 단일팀으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인터뷰]
이번에도 남북한이 개회식 그리고 조금 있으면 열리게 될 폐회식에서도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해서 관심을 갖게 되거든요. 그리고 단일팀이 세 종목에서 출전했죠. 단일팀 세 종목은 여자농구, 조정, 카누인데요. 단일팀은 언제나 해피앤딩인 것 같습니다. 카누 단일팀에서는 금 하나와 동 두 개를 따냈는데요. 여자 드래곤보트, 용선이라고도 얘기하죠. 여자 드래곤보트 500m에서 금메달 차지했고요. 200mm에서 동메달, 또 남자가 10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여자농구 단일팀 결승전이 어제 있었는데 우리 선수들, 최선을 다했지만 중국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그래도 열심히 뛰는 모습, 선전하는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줬는데. 단일팀은 언제나 해피엔딩인데 늘 똑같아요. 헤어질 때 이제 아쉬움을 기약하면서 선수들끼리 언제나 눈물을 흘리게 되죠.

[앵커]
짧은 시간 안에 선수들끼리 호흡도 맞추고 그리고 멋진 하모니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정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해피앤딩 얘기를 하셨는데 어제 거리 곳곳이 아주 들썩였습니다. 김학범호도 해피앤딩이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김학범 감독이 훈련할 때 굉장히 냉정하고 선수들을 몰아붙이거든요. 스타일 자체도 굉장히 냉정하게 분석하고 전략가, 전술가인데 김학범 감독이 눈물까지 흘렸었죠. 물론 어제 경기로는 아니고 도중에 워낙 예상 못한 말레이시아전에서 조별리그에서 패하면서 어려운 길을 가다 보니까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어제 결승전에서 일본을 2:1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전문가들 예상이 2:0 또는 3:0까지 예상을 했었거든요. 그렇게 예상할 만큼 사실 일본보다는 우리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많이 앞섰죠. 그런데 역시 한일전은 한일전이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일본의 수비를 뚫고 날린 슛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갔고요.

[앵커]
막판에 추격이 무섭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결국 연장전까지 들어가서 연장전에서만 우리가 두 골 넣고 한 골을 내주는 아주 치열한 접전.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의 한일전은 드라마와 같다, 이 말이 아주 실감나는 경기였죠.

[앵커]
딱 금메달 확정되고 나서 사람들이 주목한 선수가 바로 손흥민 선수잖아요. 결국 병역 면제를 받게 된 거죠?

[인터뷰]
그렇죠. 아마 0:0이 되는 순간 이러다 한 골 먹으면 만약에 손흥민 선수가 금메달을 못 따면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런 상상해 보신 분들 많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병역 특례로 인해서 손흥민 선수가 금메달 따느냐, 못 따느냐가 관심을 모았고요. 워낙 손흥민 선수가 글로벌 스타라는 게 영국의 BBC나 미국의 CNN도 손흥민 선수에 포커스를 맞춰서 병역 특례 금메달 따느냐를 보도하기도 했었거든요.

손흥민 선수, 이번에 금메달 따면서 병역 특례를 받게 됐는데 이적료가 2015년에 레버쿠젠에서 독일에서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으로 갈 때 300만 유로였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8월달에 발표한 몸값에서 이적료가 9980만 유로입니다. 1200억 원이 넘어가는 액수고요. 3년 만에 몸값이 3배 이상 뛰었는데 올해 3월에도 이적료 발표할 때 9080만 유로 정도됐는데 발표할 때 올라가는 것은 그러니까 중요한 대회, 이번에는 3월에 발표하고 월드컵이 있었고 월드컵 활약을 통해서 몸값이 또 올라갔고. 이번에 병역 특례를 마치게 되면서 또 올라갔다는 얘기죠. 3년 동안 이렇게 손흥민 선수,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앵커]
별명이 울보인데 이번에도 울었어요, 기쁨의 눈물이긴 하지만요.

[인터뷰]
그렇죠. 이번에도 울었는데, 손흥민 선수, 이번에 정말 우리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 스타로 성장했고 자리매김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이렇게 특별히 말씀을 드리고 싶은 이유는 경기에서도 개인 기량이나 플레이 하는 수준이 월드클래스라는 건 분명히 보여줬죠. 자기가 골을 넣기도 하고 황의조 선수에게 어시스트 찔러주기도 하고 전방에서 압박하고 후방까지 내려와서 팀 사정에 따라서 수비도 하고요.

이렇게 열심히 뛰어줬는데 이외에도 16강전 이란전에서 패배한 이란팀의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 또 8강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감독에게 인사하려고 우즈베키스탄 선수단까지 찾아가서 고생했다, 이런 얘기를 전해 주고. 그리고 우리 선수들 어려울 때 다독여주고 또 좀 더 힘내야 될 때는 질책하기도 하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스포츠에서 품격이라는 단어가 잘 쓰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손흥민 선수 두고서 월드클래스의 품격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 이만큼 스포츠 선수에 대한 평가나 인상, 이미지를 손흥민 선수가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도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래서 그런지 2011년에 주장 맡았었던 박지성 선수와 닮았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인터뷰]
그러니까 박지성 선수였고요. 그 이전에는 홍명보, 캡틴이었었죠. 이 캡틴의 계보를 보게 되면 홍명보는 좀 다른 의미예요.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끌고 가고요. 박지성 선수가 솔선수범해서, 본인이 열심히 뛰면서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이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손흥민 선수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됐습니다.

어떤 면이냐면 그라운드에서 실질적으로 자신이 이끌고 솔선수범해서 선수들을 이끕니다. 그런데 그라운드 밖에서 선수들에게 따뜻함과 또 어떤 강한 목표를 제시하고 선수들을 끌고 가는, 이런 면은 손흥민 선수가 오히려 박지성이나 홍명보 캡틴보다는 훨씬 더 앞선다라고 볼 수도 있겠죠.

[앵커]
일단 손흥민 선수, 리더십이 빛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고. 그리고 우리 선수들 다 잘했지만 이번에 금빛 피날레를 하기까지 정말 이 선수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인터뷰]
저는 이번에 병역 특례가 굉장히 대회 개막 전부터 야구대표팀은 특혜를 줬다, 그리고 프로리그를 중단하고 금메달 받기 위해서 갔다,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었죠. 그런데 저는 펜싱의 남자 사브르 단체전, 우리 선수끼리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놓고 겨뤘거든요. 여기에서 구본길과 오상욱 선수, 구본길은 선배인데 병역 특례를 받았고요. 오상욱 선수는 병역미필입니다. 그런데 두 선수가 최선을 다했죠. 구본길 선수가 이겼습니다. 그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가슴이 좀 아팠죠, 후배의 병역 특례를 막은 것 같아서... 그래서 단체전에서 내 모든 것을 다해서 해 주겠다라고 얘기했는데 결국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서 약속을 지켰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앵커]
축구 대표팀, 너무 잘 해 줘서 금빛 피날레를 했고요. 야구도 좋은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기쁨도 있지만 기쁨보다는 숙제가 더 남았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많지 않습니까?

[인터뷰]
저는 야구대표팀 보면서 안타깝습니다. 왜냐하면 국가대표라고 한다면 우리 국민의 응원과 지지를 받아야지 되거든요. 그 속에서 국가대표의 자부심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나오는 건데. 국민들로부터 금메달을 따고도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 또 금메달까지 가는 과정에서 응원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모습에서 참 안타까움을 느꼈는데요.

야구대표팀, 또 야구에서 그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거든요. 뭐냐 하면 아시안게임에서는 야구가 금메달이 어느 정도 확정적이니까 24명 엔트리 중에서 실질적으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16명까지는 선수들을 선발하고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는 팬들이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 선발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선동열 감독도 명확하게 해명하지도 않았고요.

그런 상태로 경기가 진행이 되면서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비난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결국은 금메달을 땄지만 매번 대회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이 되다 보니까 결국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큰 환영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앵커]
출전하는 선수도 부담될 것 같아요, 그런 논란이 생기면.

[인터뷰]
정확하게 지적을 해 주셨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열심히 뛰어서 금메달을 땄는데도 불구하고 환영 받지 못할 때, 이럴 때 선수들도 상처를 받겠죠.

[앵커]
그러면 야구대표팀이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이 화합을 이뤄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아니겠습니까? 칭찬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어느 부분이 있는지도 얘기해 주시죠.

[인터뷰]
야구 대표팀은 그 수준을 보여줬어요. 그러니까 1차전에서 타이완에 패했거든요.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콜드게임, 홍콩에는 콜드게임을 거두지는 못했는데 선수들끼리 타이완 경기에서 지고난 뒤에 나머지 5경기 모두 다 이기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 얘기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어요. 부정적으로 보면 아직까지도 정신 못 차리고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저는 긍정적으로 해석했는데 프로 선수들의 특성상 리그 도중에 나와서 한 번도 제대로 실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에 들어가다 보면 감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경기를 거듭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 실력으로는 충분히 금메달 딸 수 있고 타이완전에서 진 게 우리 실력은 아니다, 감을 잡아가자,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거든요.

결국에는 실력 그대로 일본을 두 번이나 이기면서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요. 이런 것으로 보면 결국 우리 KBO 리그의 실력은 보여줬다라고 볼 수도 있겠죠.

[앵커]
수영 종목도 얘기를 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결과가 그렇게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인터뷰]
정확합니다. 수영이 결과가 좀 안타깝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많은 종목이거든요. 55개나 걸려 있는데 그중에 우리가 금메달 하나를 가져온 겁니다. 박태환 선수 이후에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인데. 그래도 우리가 이번에 김서영 선수를 발굴했죠. 김서영 선수가 개인혼용 2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요.

왜 이제 이게 반갑냐면 금메달도 금메달이지만 김서영 선수가 2분 08초 34로 우승을 차지했거든요. 라이벌인 일본의 오하시 유이 선수를 0.54초 차로 앞섰는데 오하시 유이 선수가 이 종목에서 올 시즌에서 세계랭킹 1위 선수입니다. 세계랭킹 1위 선수를 꺾었다는 점 그리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를 할 때의 기록이 2분 10초대였어요. 1년 만에 2초를 줄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세계 무대에 도전해 볼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더 반가운 느낌이 드는 거죠.

[앵커]
마린보이에 이어서 이제는 마린걸의 등장인데. 어떻습니까? 수영선수로서 최강점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을 앞으로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박태환 선수에게는 심폐 능력, 그러니까 숨을 참고 역영을 해나갈 수 있는 기본적인 폐활 능력이 높다는 게 박태환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었는데 김서영 선수 같은 경우에는 부력이 좋아요. 부력이 물에서 떠오르는 힘이거든요. 물에서 떠오르는 힘이 좋기 때문에 장점이 있고. 이 힘을 이용해서 턴 하는 동작에서 남들보다 더... 잠영이라고 하는데... 물속을 잠영해서 더 멀리 가서 턴 동작과 스타트 동작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2~3m 앞에서 떠오른다는 거죠. 이게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한국 수영의 체면을 살렸다고 하면서 앞으로 기대가 쏠린 그런, 굉장한 어떻게 보면 청신호가 켜진 건데 앞으로는 좀 금빛 소식도 기대해 볼 만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이제 열전을 마무리한 거잖아요. 이렇게 대회 쭉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을 꼽자면 어떤 걸까요?

[인터뷰]
저는 어제 축구가 그래도 기억이 남거든요. 어제 일본을 이기기도 했습니다마는 핏줄이라고 해야 될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전 할 때 우리가 이길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지켜본 경기가 베트남이었고요. 박항서 감독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앵커]
아쉬웠어요.

[인터뷰]
지켜본 것도 저만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마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앵커]
금메달, 동메달 이렇게 마무리가 됐으면 참 좋았을 텐데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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