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서 미안해"...꼼수 없이 빛난 명승부

"이겨서 미안해"...꼼수 없이 빛난 명승부

2018.08.21. 오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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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우리나라 선수끼리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와 받지 않은 선수의 대결이었는데, 병역혜택 꼼수 없이 진검승부를 펼치며 명승부를 연출했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결승전에서 만나자던 펜싱 선후배는 결국 마지막 우승 문턱에서 만났습니다.

초반은 흐름을 탄 오상욱이 줄곧 앞섰지만, 이후 구본길이 끈질기게 추격하며 14-12까지 경기를 뒤집습니다.

오상욱이 다시 침착하게 점수를 따내 승부는 14대 14 동점.

마지막 한 점만을 남겨둔 순간, 최후의 판정이 구본길의 손을 들어주자 희비가 엇갈립니다.

은메달에 그친 오상욱은 한동안 허탈함을 숨기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듯 자리에 멈춰 섭니다.

이겼지만 후배의 병역 특례기회를 가로막았다는 미안함에 승자 구본길은 위로를 건넵니다.

[구본길 / 남자 사브르 금메달 : 아직 후배에게는 한 번의 단체전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제 모든 걸, 제 인생의 모든 걸 쏟아부어서 후배에게 좋은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오상욱 / 남자 사브르 은메달 : 아뇨, 괜찮습니다. 단체전도 있고. 단체전 때 또 금메달 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구본길 선수가) 단체전 때 잘해서 금메달 걸어준다고 했습니다.]

병역혜택을 위해서라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꼼수도 마다치 않는 현실에서 스포츠 정신을 빛낸 경기.

멋진 명승부를 펼친 두 선수는 오는 23일 단체전에서 다시 한번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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