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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걸작선] '고래사냥'
Posted : 2018-09-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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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풍미했던 가장 걸출한 영화감독 하면 여러분은 누가 떠오르십니까.

영화학자나 평론가들은 크게 세 인물을 꼽습니다.

이장호, 배창호, 그리고 임권택 감독입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배창호 감독의 가장 손꼽히는 대표작을 소개해드립니다.

배우 안성기, 이미숙의 대표작이자 가수 김수철의 출연작이기도 하죠.

영화 '고래사냥'입니다. 지금, 만나보시죠.

영화 '고래사냥'은 왜소한 체구의 철학과 대학생 병태가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 망신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부르는 병태는 모험에 나서기로 결심하는데요.

병태: 나는 허수아비 대학생이었습니다. 나는 이제 새로운 세계를 찾아 떠나겠습니다.

치한으로 오해를 사 경찰서에 붙들린 병태.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의 누명을 벗겨줍니다.

경찰: 자넨 여자 몸에 상처를 입혔어. 자넨 즉결 재판을 받아야겠어. 들어가 있어. 그리고 아가씨 말야. 혼자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아. 나가!
여자: 네, 선생님
민우: 그 여자 팬티 속을 뒤져 보십시오. 그 속에 있음직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구사일생으로 풀려난 병태는 민우를 무작정 따라 나서는데요.

민우: 요즘엔 깨끗한 거지한테 동냥을 더 많이 주는 법이라고
병태: 아저씨, 진짜 거지예요?

알고 보니 그는 거지였습니다.

병태는 이렇게 거지 민우와 함께 길거리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이 대목에서 김수철이 직접 부른 각설이 타령이 경쾌하게 흐르죠.

가수 김수철을 주인공 병태로 캐스팅한 영화 '고래사냥'은 영화 내내 김수철의 음악이 드라마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당시 한국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영화 음악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병태는 우연히 집창촌의 말 못하는 매춘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병태: 고향에 가고 싶어요? 고향이 어디에요?

결국 병태는 거지 민우와 함께 춘자를 탈출시킵니다.

이제 그들은 춘자의 고향 우도를 향한 길고 긴 여정을 떠나게 되죠.

무작정 도망쳐 온 길,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야 하는 세 사람.

민우: 오늘 한 끼도 먹지 못했어. 단 한 끼도 굶지 않는 게 거지의 철칙인데. 따끈따끈한 만두가 먹고 싶구나. 야, 벙어리야. 너도 배고프지? 이 벙어리 계집애가 만두로 보이는구나

결국 병태는 한 시골 마을에서 각설이 타령을 부르며 동냥을 하고, 병태와 춘자도 한 몫 거듭니다.

하지만 이들을 끈질기게 쫓는 포주 일당의 추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영화 '고래사냥'은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과 대학생과 지나치게 낙천적인 거지, 그리고 고향을 찾는 매춘부의 여정 속에서 가난한 이들의 인간미와 낭만을 뽑아냅니다.

이 세 사람의 동행기는 결국 두 남자가 한 여성을 구해주는 서사이기도 한데요.

1970년대 유행한 호스티스 멜로의 여주인공이 남자들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비련의 대상이었다면, 이 영화는 남성들이 여성을 구원한다는 점에서 시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 영화는 거지 민우가 상징하는 자유, 한 축에서는 병태와 춘자의 사랑을 이야기의 두 축으로 삼고 있죠.

자유와 사랑.

시대를 막론한 가장 보편적인 가치죠.

그 가치가 배창호 감독이 포착한 1980년대의 공기 속에서, 세 배우의 찰진 연기 조화 속에서 더욱 특별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고래를 잡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병태는 과연 고래를 찾았을까요?

민우: 고래를 잡았니?
병태: 고래는 내 마음 속에 있었어요.

지금, 여러분의 고래는 무엇인가요?

배창호 감독의 대표작이자 1980년대를 대표하는 걸작 '고래사냥'이었습니다.

글/구성/출연: 최광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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