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 공예가, 조각보에 예술 입히다

중국 동포 공예가, 조각보에 예술 입히다

2020.01.18. 오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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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뛰어난 손바느질 솜씨로 장인의 경지에 오른 재중동포 퀼트 공예가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 특유의 색채를 담으면서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데요.

작은 천으로 만든 아름다운 작품 세계, 함께 감상해 보시죠.

[리포트]
패션 분야 중국 최대의 대학인 베이징 복장학원.

김원선 작가의 퀼트 수업이 한창입니다.

한 땀 한 땀 손바느질이 열심인 학생들! 작은 조각 천을 잇고, 다시 얇은 솜을 덧대 작품을 완성해 갑니다.

김원선 작가에게 퀼트는 예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형형색색의 조각들로 자신의 삶을 표현해 왔죠.

[김원선 / 퀼트 공예가 : 사각형의 둘레는 할머니의 일생의 희로애락을 뜻합니다. 위쪽에 18개가 있고 아래쪽에도 18개가 있습니다. 이는 조상 대대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부유하길 바라는 마음을 뜻합니다.]

손바느질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교함이 돋보이죠?

김 작가만의 바느질 법, '세 땀 뜨기'의 결과물입니다.

기존 퀼트에서 많이 사용하는 감칠질보다 더 정교한 바느질 기법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더 우아한 기품을 뽐내고 있습니다.

[김원선 / 퀼트 공예가 : 저는 모든 작품에 다 세 땀 뜨기를 해요. 중국 왜냐하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면 하늘도 열린다 그리고 세 번 생각하고 앞으로 나가라'는 중국 말이 있어요. 그러니까 모든 일을 처리할 적에 한발 뒤로 서서 다시 생각해보고 나가겠다.]

김원선 작가가 인정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녀만의 색채입니다.

1990년대부터 중국 내 소수민족을 찾아다니면서 퀼트작품을 수집하며 전통문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재료가 되는 천 조각은 한국에서 한복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재료를 사용해 우리 민족의 특색을 살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 민족과 중국의 색상을 결합해 동양적인 빛깔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장시앙리 / 제자 : 김원선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매우 감동적입니다. 특히 김작가님의 “념상(念想)”이라는 작품이 저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을 봤을 때 한국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작품 속에 한국 국기의 색깔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가님이 쓰시는 소재 역시 한국 것이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 엄마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매우 따뜻합니다.]

매일 새벽 3시부터 시작하는 작업 방식은 그녀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제는 중국 최고의 퀼트 공예가이자 미국, 일본, 대만 등 해외 수십 개 대학과 전시회를 여는 유명 작가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짧은 바늘과 긴 실로 엮어온 김원선 작가의 인생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작품만큼 빛나고 있습니다.

[김원선 / 퀼트 공예가 : 이 색채에 반해서 (복잡한) 모든 것을 잊고 그 순간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 생각해요. 내 민족의 보자기를 선전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이런 것에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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