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퍼진 우리 민중 예술 민화

호주에 퍼진 우리 민중 예술 민화

2020.01.18.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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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파격적인 묘사와 과감한 붓 터치로 살아있는 고양이를 보는 것과 같은 이 그림, 조선 시대 민중이 그리던 민화입니다.

지구 반대편 호주에서 우리 민화를 전통 방식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따뜻한 햇볕 아래 저마다의 작품 세계에 빠져든 사람들.

전통 한지 위로 오색 물감을 입히니 화사한 난꽃이 피어납니다.

파격적인 구성과 자유분방한 표현법을 자랑하는 조선 시대 서민들의 그림, 민화입니다.

[빅 캘도프 / 민화 교실 수강생 : 민화 기법은 서양화와 완전히 달라요. 붓도 다르고 사용하는 종이도 다르고 그리는 주제도 다르죠. 더 섬세한 편이에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물고기, 새, 나무, 강 등 그림의 모든 부분에 다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재밌습니다.]

민중의 삶을 담아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민화.

전통 한지부터 화학 재료를 넣지 않은 천연물감까지, 재료를 준비하는 데에만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데요.

서양화를 전공한 남형숙 작가는 20년 전 민화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한국에 있는 민화계 원로 스승을 찾아 직접 그림을 배웠고, 2009년부터 브리즈번에서 민화 교실을 열고 우리 전통 예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직접 공수합니다.

[남형숙 / 민화 작가 : 채색하는데 화학 재료를 쓰는 경우도 있긴 한데요. 시간이 지나면 그림이 갈라지거나 바스러지는 현상이 생겨요. 천연재료를 쓰면 번거롭고 귀찮기는 하지만 수세기가 지나도 변하지 않고 착색되기 때문에 점점 예뻐지죠. 제가 고집하는 건 전통 민화를 고집합니다. 이왕 하는 거 수세기가 가도 변하지 않는 걸 후대에 보여줄 수 있고 후대까지 전통 민화가 내려가는 것을 저는 강력히 고집하는 사람입니다.]

뚝심은 통했습니다.

남 작가의 민화 워크샵은 인기 만점!

브리즈번을 대표하는 예술 공간, '모던 아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는데요.

민화를 잘 모르던 사람들도 하나, 둘 작가의 민화 교실을 찾고 있습니다.

남형숙 작가는 이제 호주를 대표하는 한국 전통 민화 계승자로 불리죠.

[김우미희 / 민화 교실 수강생 : 재료나 그리는 방법을 선생님께서는 전통 그대로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정말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그리시는 그림이 고급스러움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힘이 있으면서 고급스럽고 그런 점이 선생님의 좋은 점이라 생각합니다.]

세월을 머금을수록 더욱 진한 매력을 뽐내는 민화, 조금 돌아가더라도 선조들이 뿌리내린 방식 그대로 호주에 민화를 싹 틔우고 싶은 것이 남형숙 작가의 바람입니다.

[남형숙/ 민화 작가 : (앞으로) 호주 각주를 다니면서 전시회를 열어서 현지인들에게 우리 전통민화를 알리는 것이 꿈이에요. 또 작은 갤러리, 민화 갤러리 카페를 차려서 누구든지 언제라도 와서 민화를 보실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계획은 우리 회원들이 열심히 해서 민화 작가가 돼서 현지인들에게 언제라도 학교나 어디에서라든지 연락이 오면 강의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게끔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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