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 가족의 특별한 나들이…2019 차세대 동포 한국어 캠프

입양인 가족의 특별한 나들이…2019 차세대 동포 한국어 캠프

2019.10.12. 오후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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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에서도 입양인을 위한 한국어 캠프가 열렸습니다.

자녀들까지 함께 참여해 우리말과 문화를 배웠는데요.

입양인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지금, 소개합니다.

[기자]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뜨거운 교실.

"괜찮아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한국인과 생김새는 똑같지만 발음이 아직 서툰 학생들, 누구일까요?

[요아킴 릴발 / 스웨덴 한인 입양인 : 제 이름은 요아킴, 한국 이름은 김광철입니다. 스웨덴에서 왔어요. 입양 당시에 저는 9살이었는데요. 지금 둘째가 8살, 첫째가 9살 정도 됐어요.]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차세대 동포 한국어캠프가 열렸습니다.

올해에는 덴마크와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한인 입양인 가족 57명이 참가했습니다.

앞으로 9일 동안 우리 말과 문화를 차근차근 배울 텐데요.

입양인 자녀들까지 함께 초청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우성 /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이제는) 입양인이 낳은 2세 3세들도 우리 동포로 껴안아야 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한국인, 한민족 일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정체성을 갖도록 한국어와 한국 문화, 역사를 교육하는 것. 이런 일들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루할 틈 없는 아이들의 한국어 수업, '아기 상어' 노래에 두 눈이 반짝, 반짝 빛납니다.

"엄마 상어, 할아버지 상어 뚜루루 뚜루 할아버지 상어~"

처음 배운 한국어지만, 절대 잊을 수 없겠죠?

[이다 마리에 한슨·라우스트 한슨 / 한인 입양인 2세 :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재미있었어요. 한국은 덴마크와 다르게 정말 덥네요. / 29:21 덴마크어와 한국어는 너무 다른 언어라 배우기 어려웠지만 수업이 정말 재미있어요.]

교실 한편에선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주인공은 덴마크에서 온 토마스 씨,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한국 방문이라네요.

지난 2008년 친아버지를 찾은 뒤 한국에 있는 가족이 보고 싶어 틈틈이 시간을 냈죠.

[토마스 한슨 / 덴마크 한인 입양인 : 아버지는 어릴 때 어머니와 원치 않는 결혼을 하셨대요. 이후에 어머니는 저를 두고 떠나셨고 고모께서 9개월까지 저를 돌봐주셨어요. 세 번째 한국 방문 때 아버지, 작은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난 적이 있어요. 그때 참 많은 걸 함께했는데 아버지와 강한 유대를 느꼈어요.]

외동으로 자랐던 토마스 씨에겐 이제 모이기만 하면 북적북적한 대가족이 생겼습니다.

한국인 뿌리를 물려받은 딸과 아들도 이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합니다.

[토마스 한슨 / 덴마크 한인 입양인 : 제 모든 가족사를 아이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넌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때 정말 자랑스럽게 '난 한국인이야'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름의 끝자락을 적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노르웨이에서 온 린 스톨란 씨는 딸과 함께 서대문 형무소를 찾았습니다.

가슴 아픈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배우기 위해서인데요.

어제와는 달리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

독립운동가들이 실제로 수감 생활을 한 옥사 안에서 모두 할 말을 잃습니다.

[소피아 스톨란 / 한인 입양인 2세 : 과거에 독립운동가들이 어땠을지, 제가 이곳에 수감 됐다면 어땠을지를 상상해보면 너무 슬퍼요. 이곳과 무언가 감정적으로 연결돼있는 느낌이에요. 감정이입이 되는 느낌.]

사실 린 씨의 딸 소피아는 케이팝 스타 BTS의 이른바 '광팬'입니다.

팬클럽 '아미'에 가입해서 활동할 정도인데요.

딸을 통해 오히려 린 씨가 한국 문화를 알아가고 있죠.

[린 스톨란 / 노르웨이 한인 입양인 : 딸이 케이팝을 먼저 알게 됐고 BTS를 2년 전부터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서구권에서도 한창 BTS 인기가 커질 무렵이었죠. 그때 저도 음악을 듣고 한국어도 같이 배우기 시작했어요.]

소피아에게는 BTS 오빠들을 만나는 것만큼 간절한 소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한국 어딘가에 계실 조부모님을 만나는 것, 자신의 뿌리가 너무 궁금하답니다.

[소피아 스톨란 / 한인 입양인 2세 : 엄마의 친가족을 만나고 싶어요. DNA 테스트도 했는데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르웨이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정말 좋으시지만, 언젠가 친조부모님도 꼭 만날 수 있길 바라요.]

나를 버린 나라 한국, 입양인이라면 한 번쯤은 모국을 외면하고 싶은 적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찾게 되는 나라가 어머니의 나라, 한국이라고 말하는데요.

아이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 우리나라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겠죠?

안녕, 한국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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