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 정착시킨 프랑스 한인 입양인

한글학교 정착시킨 프랑스 한인 입양인

2019.10.12. 오후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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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 해외 입양인이 많은 나라 프랑스.

이곳에 한글학교 교사로 활동 중인 한인 입양인이 있습니다.

40년의 세월 동안 한국의 언어를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포터]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교육 도시 몽펠리에.

이곳에 한글학교가 문을 연 건 지난 2005년이었습니다.

교민 자녀들을 위한 학교였지만 최근 케이팝 인기가 올라가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지금은 150명이 넘는 전체 학생들 가운데 100명 이상이 프랑스인입니다.

이곳에서 소피 미애 씨는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이장석 / 몽펠리에 한글학교장 : 우리 학교에서 맡기 어려운 불어와 한국어를 섞어 써야 하는 수업을 소피 미애 선생님이 집중적으로 맡아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소피 미애 씨는 열 살 때 프랑스로 입양됐습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바빠 한국어를 잊고 살았던 때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자신의 뿌리만은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피 미애 피르다 / 프랑스 한인 입양인 : 제 뿌리는 한국이잖아요. 또 우리 어머니가 계속 한국어를 잊어버리면 안된다고 했거든요. 제 이름도 계속 미애라고 불렀어요. 프랑스 이름은 소피인데요 어머니는 소피가 네 이름이 아니고 미애라고 계속 한국어 잊어버리지 말라고.]

그녀의 가족들도 모두 한글학교 학생입니다.

결혼 전부터 한국어를 배웠던 남편은 물론 아들과 딸도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자말 아자 / 소피 미애 씨 남편 : 아내가 이렇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게 자랑스러워요. 한국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가르치니까요. 몽펠리에 있으면서도 한국말 수준이 높아졌어요.]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요.

생활 속에서 늘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입니다.

특히 케이팝을 좋아하는 딸 자스민은 곧 있을 대회에 나가기 위해 한창 연습 중입니다.

내년이면 프랑스에 산 지 40년째.

이제는 그 생활에 적응할 법도 한데 한국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커져갑니다.

특히 어린 시절 고아원에 함께 있었던 친언니를 찾고 싶다는 소피미애 씨.

[소피 미애 피르다 / 프랑스 한인 입양인 : 우리 식구들은 거기(한국) 가서 살고 싶다고 하니까 저도 언니랑 같이 살고 싶어요. 언니 찾으면 점점 그리워지죠. 특히 작년에 (한국에) 갔다 온 뒤로요.]

해외 입양인으로서 우리말을 잊지 않으려 애썼다는 소피 미애 씨.

그 노력은 자신의 뿌리인 한국을 계속 사랑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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