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 할머니의 납치극, 연극 '고향 마을'

사할린 동포 할머니의 납치극, 연극 '고향 마을'

2018.12.01. 오후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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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으로 고통받은 사할린 동포를 기억하시나요?

그중에는 고국으로 영구 귀국한 이들도 있는데요.

꿈에 그리던 고향에 왔지만, 여전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무대 위에서 한바탕 인질극이 벌어집니다.

할머니 세 명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납치한 겁니다.

백발의 노인들이 이런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과거 자신들을 착취한 작업반장과 국회의원이 같은 인물이라고 확신한 겁니다.

사할린 동포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고향 마을'은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올려져 호응을 받았습니다.

[지순희 / 관객 : 제가 사할린 얘기는 좀 들었는데, 실질적인 연극을 보니깐, '정말 우리가 저렇게 하고 살았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너무 잘 본 것 같아요.]

이 연극을 무대에 올린 건 중견 배우들의 협동조합입니다.

뜻있는 관객들에게 십시일반 제작비를 모금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이 성사됐습니다.

[맹봉학 / 배우·지공연 협동조합 이사장 : 내년이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더라고요. 홍보하고 알리고 하는 그런(역사적인) 것들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잊혀가는 것들이 너무 많이 있더라고요. 특히 사할린 동포들에 대한 부분 이것을 우리가 해봐야 하지 않겠나.]

연극 제목처럼 실제 경기도 안산에는 영구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이 모여 사는 '고향 마을'이 있습니다.

연극은 잊힌 이들을 기억하라고, 또 우리 모두가 안고 살아가는 '분노'와 '용서'라는 감정의 속살을 마주하라고 말합니다.

[신성우 / 연극 '고향 마을' 작가 : 역사적 소재에서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지만 한 발 더 개인적으로 들어가서 인간 보편의 증오와 용서에 대한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연극 '고향 마을'은 사할린 동포들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과거이자, 현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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