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진양호 호반길

진주 진양호 호반길

2010.12.06.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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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의 진주(양마산 가는 길).

탁트인 진양호와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진양호 전망대, 진양호를 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황홀하다.

멀리 덕유산에서 발원한 경호강과 지리산에서 시작된 덕천강이 만나는 곳, 그렇게 두 물줄기가 합류해 만들어 이곳 진양호에서 덩치를 불리고 숨을 고른다.

강은 다시 남동쪽으로 향해 흐르다 마침내 함안 법수에서 낙동강과 만난다.

하지만 이외에도 한가지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전망대 오른편에 있는 양마산 가는 길.

진양호를 옆구리에 끼고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진 이곳은 진양호의 진정한 매력이 숨겨진 보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의 존재 자체를 모른채, 전망대를 끝으로 발길을 돌리곤 한다.

온몸으로 만나는 진양호.

전망대 오른편에 있는 양마산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직접 걸어 몸으로 느끼는 진양호를 만나게 된다.

20~30분 가량 계속되는 계단길과 블록 포장길은 걷기에 깔끔하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잘 자란 오동나무 한그루가 눈안에 들어온다.

곳곳에 딱따구리가 서식했던 흔적이 남아있다.

간간히 들리는 맑은 산새소리로 귀가 즐겁다.

얼마쯤 걸었을까, 흙길이 나오고, 지금부터는 산림욕을 겸한 본격적인 산책을 즐기면 된다.

이곳을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산마루에 올라서면 숲 사이로 드문드문 진양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호반을 길 가쪽에서 발아래로 바라보고 서있으면 마치 섬 위에 서 있는 듯 한 느낌이다.

어느새 탁트인 진양호가 내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조정선수들의 훈련모습이 작은 점처럼 보인다.

혹은 소금쟁이 같기도 하다.

기분좋은 바람이 불어와 이마와 목덜미에 맺힌 땀방울을 닦는다.

진양호에 심취해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순간 아찔한 낭떠러지에 오금이 저려왔다.

탁 트인 진양호의 풍광은 담답한 마음을 이내 누그러 뜨린다.

바로 이곳이 상락원.

진양호에 눈을 씻고, 숲길에서 몸을 정화시키는 일석 이조의 산책로, 양마산 가는 숲길은 그래서 그 가치가 빛을 더욱 발한다.

전망대에서 양마산 정상까지는 보통 걸음으로 1시간 정도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진양호 전망대에서 양마산 정상까지의 코스를 주요 등산로로 선택하지만 전망대에서 출발해 팔각정을 지나 상락원으로 가는 코스를 즐기는 이도 적지않다.

양마산 정상이 보이는 팔각정 오른쪽에서 상락원 가는 길은 갈라진다.

바로 아래 산허리에도 갈림길은 하나 더 나타난다.

곧이어 아래쪽 갈림길에서 상락원 빨간 지붕을 볼 수 있다.

상락원, 양마산을 오르면 그말이 이내 친숙해진다.

아침에 피어나는 호반의 물안개, 황홀한 저녁노을이 그림처럼 아름다워 진주 8경의 하나로 손꼽힌다.

김태운 [tw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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