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11년만에 다시 시작...남북철도 공동조사 실시

[뉴스통] 11년만에 다시 시작...남북철도 공동조사 실시

2018.11.28.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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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앵커]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 간의 밀당, 이른바 밀당. 밀고 당기기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그리고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북핵 협상 프로세스에 줄줄이 제동이 결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열차가 10년 만에 북측 철도 구간을 달릴 수 있게 됐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용현]
안녕하십니까?

[앵커]
이틀째 북한 측에서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가 오늘 오전에 답을 내놨는데 오늘 이 합의사항도 4.27 판문점 선언 때 나온 내용이죠?

[김용현]
그렇습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철도 현대화 사업을 남북이 함께한다. 그것이 판문점 선언에 들어 있고요. 그것의 우선적으로 북한의 철도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그런 작업을 남북이 함께한다, 그것이 이번 열차 운행의 중요한 목표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 강정규 기자가 앞서 전반적인 내용을 다뤄주긴 했는데 조금 더 꼼꼼하게 자료 내용 보면서 교수님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조사가 이번에 이루어지는데 동해선 구간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분단 이후. 내용 설명해 주세요.

[김용현]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경의선 구간은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6일간 열리고 그다음에 12월 8일부터 12월 17일까지 열흘간 동해선이 조사가 이루어지는데 지금 경의선은 400km입니다, 전체 구간이. 그리고 동해선은 금강산에서부터 저쪽 나진 위, 그러니까 두만강까지 해서 한 800km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총 이동은 2600km인데 구간 조사는 1200km입니다. 그러니까 이동하는 거리 자체가 지금 경의선 먼저 하고 그다음에 동해선으로 이동해서 거기서 또 조사를 하는 그런 과정이고 서로 또 왕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시간이 한 17~18일 정도 걸리고요.

다만 전수조사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북한의 철도 상황 또 교량 상태, 여러 가지 신호체계랄지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그런 작업이 남측 지금 조사팀이 기관사 포함해서 28명 정도가 가게 되어 있는데요. 북측 인원들과 함께하는 작업입니다.

[앵커]
이번에 우리 남측에서 가는 인원은 28명이고 모레 6시 30분에 서울역을 출발해서 그다음 일정이 아까 들어보니까 기관차 1량과 열차 6량이 함께 갔다가 기관차는 돌아오더라고요. 그리고 6량의 열차는 북한 측 열차는 닫는 건가요?

[김용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30일에 아침 6시 반, 새벽 6시 반에 서울역을 출발합니다. 그리고 나서 도라산역에 도착을 하게 되는데 거기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환송을 받습니다. 그러면서 거기에서 다시 출발을 해서 판문점역까지 도착을 하면 판문점역에서는 그때까지는 우리 기관차 그다음에 우리 열차 6량 해서 총 7량이 함께 가는데 판문점 역에서부터는 기관차는 북측 기관차로 바꾸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서부터 조사가 이루어지는데 6량 열차에는 그 구성이 어떻게 돼 있느냐 하면 연구 조사 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무공간이 필요하고 그다음에 식당칸도 필요하고요. 그다음에 침대칸도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북측 구간, 경의선, 동해선 구간 18일 동안에 조사 요원들의 공간은 열차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러면 18일 동안 말씀하신 사무공간, 식당칸, 여기서 먹고 자고 다 한다는 이런 말씀이시죠, 열차 안에서.

[김용현]
그렇습니다. 그래서 식수나 유류 이런 것들이 다 한꺼번에 실려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힘든 작업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아마 여기에 참가하는 우리 측 연구진들이 저는 고생을 많이 할 거라고 보는데요. 난방 같은 경우는 충분히 되겠습니다마는 그러나 그 좁은 공간에서 18일 동안 생활하면서 연구, 조사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인간의 인내를 시험하는 그런 시간이지 않을까 하는 판단입니다.

[앵커]
불편하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작업에 조사 단원들이 참여하게 됐다, 이런 말씀까지 들었는데 앞서 이번 조사를 통해서 기초적인 북한의 교통상황을 조사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북한 내 교통 상황 하면 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소개한 대목도 있었습니다. 그 얘기 한번 듣고 다시 오겠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9월 18일, 평양 정상회담) : 대통령께서는 세상에 많은 나라를 돌아보셨는데,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이곳 시설이) 초라합니다. 우리 비록 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최대의 성의를 다해서, 성의를 보인 숙소이고, 일정입니다. 우리 도로라는 게, 불편하십니다. 내가 오늘 내려와 봐서 압니다. 비행기로 오시면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앵커]
그때 초라하다는 표현 때문에 솔직한 화법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북한의 교통 인프라는 어떤 상황인가요?

[김용현]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평의선이 국제열차입니다.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가는 평의선이 국제열차인데 평의선의 평균 속도가 40km 정도 나옵니다. 국제열차가 시속 40km가 나오는데 왜 그러냐 하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선로가 노후화돼 있습니다. 노후화되어 있는 선로를 달리는 열차 속도는 고속을 내기가 어렵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북한에는 우리 남측보다 더 많은 교량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협곡, 계곡도 있고 또 강도 있고 하천도 있기 때문에 그 계곡을 연결하는 교량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그 교량들이 노후화되어 있고 또 90년대 후반에 북한에 대홍수가 발생했는데 그때 이후로 완벽하게 정비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평지는 한 70~80km로 달리다가도 교량만 나타나면 10~20km 속도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 속도가 40km밖에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또 북한 같은 경우는 보면 그동안 북한의 간선 교통망은 대체로 철도가 담당을 해 왔습니다. 도로는 보조축으로 작동해왔다, 이렇게 봐야 하는데 철도도 지금 상당한 문제가 있고 국제열차가 40km 정도이니까요. 일반 열차의 속도는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또 도로도 그 철도의 보조축으로만 작동을 해왔기 때문에 도로가 제대로 나 있지 않다. 지금 고속도로가 평양에서 개성, 또 평양에서 신의주 정도, 그다음에 평양에서 남포, 평양에서 원산 정도로 이렇게 돼 있습니다마는 그 고속도로도 상당히 여러 가지 손질을 해야 하는 그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 도로나 이런 도로들은 평양과 몇몇 특정 도시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좋지 않다. 그렇게 우리가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2007년, 지금 자막에도 나옵니다마는 그때도 조사를 했거든요. 그때 조사와 지금이 다른 게 아마 현대화를 전제로 했다. 이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 그럼 결국 본격적인 철도 연결, 지금 또 말씀하신 현대화까지 가려면 또 우리가 비핵화 진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김용현]
그렇습니다. 지금 오늘 발표된 내용을 보면 연구조사 사업에 국한해서 거기에 준해서 국제사회가 그것을 예외적으로 인정해 준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실질적으로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그 사업은 우리가 이미 했습니다마는 북측 철도 구간을 현대화시키는 이 과정은 엄청난 자본과 기술과 또 자재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해내는 데 있어서는 UN 제재가 풀려야만 가능하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하나 예를 들면 우리가 철도를 볼 때 침목과 레일은 그 두 가지는 UN 제재 품목이 아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연결하는 핀, 못은 UN 제재 품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UN 제재를 유예시키거나 또는 완화시키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북측 구간의 현대화 사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그렇게 봐야 할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 우선 중요한 것은 그런 연구조사사업을 철저하게 해놓는 겁니다. 또 북측에 우리의 KTX가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고속열차도 사전에 이번 조사 사업에서 그것도 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나서 UN의 제재가, 국제사회 제재가 유연화될 때, 약해질 때 그때 우선적으로 철도 북측 현대화, 그다음에 고속열차 사업을 시작하는 그것이 지금 현재로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다, 그렇게 봐야 됩니다.

[앵커]
그렇게 되려면 결국 북미관계가 풀려야 되고 또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 이번 G20 회담에 기대를 거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일정이 확정이 됐는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물꼬를 틀 수 있을 거라고 보세요?

[김용현]
역시 우리가 기대했던 부분은 한미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시간 정도밖에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느냐, 이게 우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부분이었는데 다행스럽게 개최가 되는 것으로 확정이 됐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비핵화 프로세스가 지금 약간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그래서 뭔가 지체되어 있는 이런 상황들을 뚫고 나가는 차원에서 한미 정상이 충분히 많은 대화를 한다. 이게 중요할 것 같고요.

또 그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서로 그것을 소통시키는 그런 공간으로써 의미가 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서도 그 답방의 시간과 시점, 이런 것을 전략적으로 한미 정상이 논의하는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서울 답방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풀어가는 데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도 서울 답방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고 또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거나 또는 그 언저리에서 이뤄지는 이런 부분에 대한 한미 정상이 충분히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아마 북한도 지켜보고 있을 테고 그 이후의 북한 반응까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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