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라인 핵심 모두 만난 비건...'한미 제재 공조' 광폭행보

외교라인 핵심 모두 만난 비건...'한미 제재 공조' 광폭행보

2018.10.30. 오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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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

[앵커]
한국을 방문 중인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청와대와 통일부를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최근 표출됐던 대북 제재와 남북 경협 속도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19일간 공개 석상에서 잠적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함박눈을 맞으며 모습을 다시 드러냈습니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담긴 정치적 함의까지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실장님.

오늘 조명균 통일부 장관, 또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통일부에서 만났는데 비공개였고요. 한 30분 정도 만났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30분이라는 시간은 어떻습니까? 길다면 긴 건가요? 아니면 짧은 건가요?

[인터뷰]
일단은 비건 대표도 한국어를 못 하는 관계로 아마 통역을 썼을 것 같습니다. 통역이 왔다갔다 했다고 친다면 정작 당사자들이 이야기한 시간은 15분 남짓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본다면 긴 정책적 조율을 했다거나 아니면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조명균 장관은 일단 지금 보조를 맞추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 비건 같은 경우에는 한반도에 있어서 같은 것을 원한다, 이런 말을 했거든요. 일단 비건의 표정을 보면 좀 밝은 표정으로 보이는데 면담이 잘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내용적으로.

[인터뷰]
일단은 그 동맹국이 의견이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심각하게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은 서로 간에 앞으로도 공조의 과정이 길다고 봤을 때 서로 좋지 못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오늘 논의의 내용이 어떤 것이 되었건 간에... 물론 양 국가가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이견도 있고 또 합의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이견이 있는 부분을 심각하게 노출시키기보다는 아직까지는 서로 간에 소통을 통해서 합의 부분을강조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앵커]
소통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이렇게 보시는 거고. 어제죠. 청와대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이 아니라 임종석 비서실장을 만난 것 가지고 말들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어떻습니까? 임 실장의 면담은 미국 측 요청이었다는 게 설명인데 이 대목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인터뷰]
사실 이번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의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을 온다고 했을 때 사실 좀 의아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주에 22일에 미국에서 이도훈 본부장을 비건 대표가 만났었기 때문인데요.

[앵커]
참고로 이도훈 본부장이 카운터파트너, 협상파트너인 거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봤을 때 스티븐 비건 대표의 공식적인 우리나라의 상대는 이도훈 본부장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지난주에 바로 만나고 일주일이 안 된 시점에 한국을 온다고 했을 때 그래서 첫 번째 나온 추측은 혹시라도 판문점에서 북미 협상을 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것을 일정 기간 감추기 위해서 다시금 이도훈 본부장을 만나러 오는 모습을 취한 게 아닌가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제, 그런 활동 모습을 보게 된다면 이도훈 본부장과의 면담이나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마는 북한과의 만남을 생각한다기보다는 대북 정책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모든 부처 그리고 청와대까지도 한번 만나고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방한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 정부와 얘기를 좀 더 연장하러 왔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인터뷰]
지금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왔는지 비공개이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요즘 한국과 미국 간에 남북관계와 비핵화 속도조절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무부에서는 다시 한 번 대북 제재 부분을 강조하고 있었고요. 그렇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 이도훈 본부장과의 공식적인 외교 경로를 통한 이야기 외에 사실 통일부나 청와대는 스티븐 비건 대표의 공식적인 상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에서는 청와대에서 이러한 대북 정책에 관해서 아마도 미국 쪽에서는 정의용 실장보다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이야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고 또 거기에 우리 정부 역시 우리나라 대통령비서실장과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격이 안 맞는 감은 있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대북 정책을 이끌고 있는 비건 대표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앞으로 한미 간의 이견도 조정하고 그리고 대북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만남이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그 외교전에서 협상 담당자들의 표정 하나, 단어 하나가 민감하게 비춰지는데 어제 같은 경우는 북한 중심의 한반도 지도를 들고 나왔거든요, 스티븐 비건이. 어떻습니까? 이건 어떤 메시지가 있는 걸까요?

[인터뷰]
글쎄요. 아마도 우리 정부를 상대로 스티븐 비건 대표가 추측을 하게 하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소도구는 아마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스티븐 비건 대표가 본인이 8월 말에 임명된 이후 북한에 있어서 단순히 대북정책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이 이루고자 하는 경제 개발에 있어서도 어떠한 상황이 진척되고 현재 북한이 만약에 비핵화를 이루게 될 경우 제재 해제가 국제사회에서 있을 텐데 그럴 경우 어떠한 부분에서 국제사회의 협조가 가능한지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그러한 정도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싶었던 욕구는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한미가 집중적으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과연 한미 간 협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외교부 대변인 얘기도 한번 들어보고 다시 오겠습니다.

[인터뷰]
한미간 협의에서는 상호간 입장에 대해 설명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 비건 방한은 북미협상 앞두고 이도훈 방미에 이은 추가 협의입니다. 한미 양국이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는 것을 보여주고요. 이번 방한으로 한미 간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우 실장님 말씀하신 대로 추가 협의다,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다이렇게 외교부 대변인도 얘기하고 있는데 그러면 어떻습니까? 이 말대로만 놓고 보면 비건의 방한, 남북 경협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지금 사실 미국으로서는 10월 초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에 2차 북미회담에 대한 열의가 조금 식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북미 간 아직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고 보여지는 상황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북미 간에 비핵화 회담이 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에 미국이 보기에 너무도 빠른 발전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제 그러한 부분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 이번 방한의 주목적이었던 것 같고요.

만약에 한미 간에 현재 대북정책 공조에 있어서 아마 아무런 이견이 서로 없었다면 스티븐 비건 대표가 청와대나 통일부까지 직접 만나는 상황까지 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미 정부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이견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기보다는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앞으로 정책을 나아가는 데 있어서 서로 간에 협조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한미 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우리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바로 여쭤볼 게요. 시간관계상.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은 언제 열릴 것으로 앞서 특파원 얘기로는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인터뷰]
사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서 한 시점은 이미 오늘로써 이제 아마 지나는 시점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열흘 정도 얘기했는데 그것이 10월 말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오늘내일에 이뤄지기가 어렵다고 본다면 아마 그 고위급 회담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이 예측했던 부분도 조금 시간이 길어지는 걸로 봐서는 우리가 어떤 특정한 시점을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미국 정부에서 현재 내년 초, 1월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한 것으로 봐서는 조만간 고위급 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열려야지만 개최 장소와 시점을 확정할 수 있고 또 의제 부분도 논의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머지않은 시점, 올해 안에는 어느 정도의 윤곽이 드러나야지만 내년 초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참고로 말씀드리면 지금 한국에 온 비건은 실무접촉 협상 창구고요. 폼페이오 장관은 고위급 회담의 협상 담당자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19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 행보를 재개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지금의 시점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 시점이 가시화되자마자 잠행이 중단된 건데 지금의 노출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글쎄요. 북한이 어떠한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하는 것은 사실 상당히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상황 그리고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고 그 부분에 있어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도 그 부분에 있어서 북한이 여전히 경제 부문에 중점을 둔 전략적 이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마 오늘의 행보도 그러한 군사적 혹은 정치적인 행보라기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이 보다 경제에 중점을 둔 정책을 펼치고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를 일부러 노출시킨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3박 4일간 스티븐 비건 일정까지 한번 짚어봤습니다. 나머지 소식은 들어오는 대로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알려드리도록 하겠고요. 오늘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과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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