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얼마나 부담 줄어들까?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얼마나 부담 줄어들까?

2018.08.07. 오후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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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에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리는데도 전기요금 폭탄 걱정에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하는 가정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정부가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7,8월 두 달 간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되던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전기요금이 줄어드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행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이렇게 3단계입니다.

1단계는 200킬로와트시 이하, 2단계는 200~400, 3단계는 400킬로와트시 초과입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누진제 단계의 기준을 각각 100킬로와트시 높이기로 한 겁니다.

예를 들어 400킬로와트시 초과 사용을 했더라도 기존 3단계 요금이 아닌 2단계 요금을 적용받게 되는 겁니다.

각 구간의 기본요금과 요율은 이렇게 달라지는데요.

최고 구간인 3단계의 경우 기본요금 7,300원에 1킬로와트시당 280.6원을 적용받게 됩니다.

기본 요금 같은 경우도 3단계로 갈 수록 훌쩍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완화된 누진제 구간에 따라 실제 얼마나 요금 혜택을 누리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7월 전기사용량이 200킬로와트시인 가정의 월 전기요금은 2만 2,240원이었습니다.

이 가정이 올해 7월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300킬로와트시로 늘었다면 애초 4만 4,390원의 요금을 내야하지만, 이번 누진제 완화 조치로 26% 낮아진 3만 2,850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만 2천 원 가까이 덜 내게 되는 셈이죠.

마찬가지로 전기 사용량이 500킬로와트시인 가정의 전기요금은 10만 4,140원에서 7만 6,370원으로 26.7% 정도 감면 효과를 보게 됩니다.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500킬로와트시를 넘기지 않았다면 누진제 최고 구간의 요율은 피하게 되는 셈입니다.

문제는 월평균 350킬로와트시를 사용하는 도시거주 4인 가구가, 1.8킬로와트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8시간 이상 사용할 경우, 한 달 전력사용량은 782킬로와트시로, 누진제 최고 구간인 500킬로와트시를 훌쩍 넘기게 된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 2만 원 정도의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사실상 요금 폭탄을 피할 수는 없게 됩니다.

때문에 완화된 전기요금 누진제에 혜택을 입는 가구는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조치로 가구당 평균 19.5%의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과연 재난 수준의 폭염 속에 서민들이 마음 놓고 냉방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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