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이 교차한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영욕이 교차한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2017.03.10.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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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첫 부녀 대통령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

집권 4년 차에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년 정치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영광을 안겼던 '사상 처음'이란 수식어, 이제는 불명예 수식어로 바뀌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말, 그리고 퇴임 후는 영예보다는 치욕으로 얼룩지곤 했습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 이후 하야 요구가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스스로 하야를 선언하고,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였던 경무대를 떠나야 했죠.

1960-70년대 대한민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

그러나 유신체제와 18년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이 들끓으며, 결국 부하의 총에 맞아 생을 마감하면서, 당시 대통령 자리는 빈자리가 됐습니다.

그 틈을 타 군부를 이끌고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전 대통령.

또 1987년 개헌과 함께 직선제 대선을 통해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12·12, 5·18 수사로 나란히 구속돼 같은 법정에 서는 최악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문민 정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남 현철 씨가 국정 농단과 한보그룹 비리로 구속됐습니다.

게다가 임기 말 외환위기를 맞으며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주고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첫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둘째 아들 홍업 씨와 세째 아들 홍걸 씨가 줄줄이 구속된 뒤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퇴임 직전에는 최대 업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북 송금 특검 수사가 결정되면서 쓸쓸하게 퇴임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가족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형 노건평 씨가 구속됐고 퇴임 후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에 이어 본인도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습니다.

급기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하며 큰 충격을 안겨줬죠.

'경제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도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 덫에 걸렸습니다.

형 이상득 전 의원이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아들인 이시형 씨도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파면이라는 역사에 남을 불명예를 안고 퇴진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다, 한국적 풍토도 문제다, 수많은 진단 속에 국민들은 속절없이 반복되는 대통령들의 불명예 퇴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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