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김병지 "꽁지머리, 버리고 싶지 않다"

[현장인터뷰] 김병지 "꽁지머리, 버리고 싶지 않다"

2016.08.20. 오전 02: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질문]
2002년 월드컵, 여러 가지로 아쉬운 순간이었을 것 같은데…

[인터뷰]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나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팀과 나라를 위한 생각 하나는 제 개인적인 이기적인 생각.

온 국민이 바라고 염원했던 16강을 이뤄냈고 전 세계인들이 다 기적이라고 하는 역사도 이뤄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기뻤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생각은 조금이라도 뛰어서 그 영광을 함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도 있었는데 잘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질문]
히딩크 감독과의 불화설, 진실은?

[인터뷰]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는 이야기하지 못 하겠죠.

[질문]
히딩크 감독 자서전에 이운재 선수의 컨디션이 더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동의하시나요?

[인터뷰]
제가 쓰면 내용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질문]
자서전을 직접 쓴다면?

[인터뷰]
네.

[질문]
인간 김병지에게 이운재는?

[인터뷰]
미디어가 만들어준 라이벌. 그리고 영원한 후배

[질문]
한 번이라도 이운재 선수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 있습니까?

[인터뷰]
없습니다.

[질문]
일부러 안 하시는 겁니까?

[인터뷰]
제 자존감이고요. 제가 한창 좋았던 서른 살까지 스피드로는 져 본 적이 없었을 정도니까요.

[질문]
공격적인 골키퍼, 조금이라도 후회한 적 없습니까?

[인터뷰]
없습니다. 일방적인 생각이었다면 24년 동안 프로에서 절대 살아남지 못 했습니다. (공격적 플레이에 대해) 너무 많이 지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만약에 그렇게 하신다면 앞으로 절대 노이어 같은 선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 겁니다. 감히 누가 실수하는 것까지도 짚어내는데 그런 시도를 하는 골키퍼가 나오겠습니까. 노이어도 분명히 실수하거든요.

[질문]
위치 잘 잡는 골키퍼와 반사신경이 뛰어난 골키퍼 중 어느 쪽인 것 같습니까?

[인터뷰]
전 둘 다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축구에 대해서 이해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좀 더 공격적인 골키퍼를 했는데 팬들이 오해하시는 건 공격적인 골키퍼에 대한 기억만 가지고 계시는데 실제로 골키퍼들에게 공격하는 골키퍼나 수비 방어 능력을 하라고 한다고 해서 다 못 합니다. 그것에 따른 이해도 있어야 하고 기술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감독들이 저에게 (공격적인 골키퍼) 역할을 주문했던 것 같습니다.

[질문]
트레이드 마크인 꽁지머리 언제까지 유지할 생각이십니까?

[인터뷰]
끝까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나이가 더 들어도?

[인터뷰]
스타일 괜찮지 않아요? 팬들이 주신 트레이드 마크니까요. 기억 속에서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질문]
제2의 김병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인터뷰]
꿈과 노력은 분명히 실천해야만 이뤄지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고요. 가혹하지만 죽도록 노력해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실천이 제일 큰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질문]
다시 태어나도 축구를 하실 건가요?

[인터뷰]
축구는 할 것 같은데 골키퍼는 안 하면 안 될까요?

[질문]
어떤 포지션?

[인터뷰]
지금과 같은 재능을 준다면 윙 포워드를 해보고 싶습니다. 어시스트를 잘하는 공격수를 보면 너무 얄미워요. 공격수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잘 만들어주는 선수가 (골의) 7~8할은 만들어주거든요. 그 매력이 저는 좋습니다.

[질문]
김병지에게 K리그란?

[인터뷰]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고맙고. (축구란)아동기, 청소년기, 사춘기. 젊은 청춘을 다 바쳤던 곳. 제가 그리는 큰 도화지에 거의 완벽하리만치 채워줬던 K리그입니다. 고마워요.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