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이적시장 '별들의 이동'

유럽축구 이적시장 '별들의 이동'

2012.09.08.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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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박주영 '양박'이 올 시즌 한국선수의 유럽축구 이적시장 문을 열고 닫았습니다.

박지성은 7년 간 정들었던 맨유를 떠나 퀸즈파크레인저스로 옮기면서 올 여름이적시장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박주영은 1년 임대 형식으로 셀타 비고에 둥지를 틀어 역대 3번째 라 리가 무대를 밟는 한국인 선수가 됐습니다.

그 밖에 카디프시티의 김보경 스완지시티의 기성용, 아우크스부르크의 구자철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11명의 해외파 선수들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 동안 새 팀을 찾아 떠났습니다.

이번 이적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아스널의 주장 로빈 판 페르시의 맨유 이적이었습니다.

최정상급 선수가 같은 리그 내에서 라이벌 팀인 빅클럽으로 이적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더욱이 판 페르시는 지난 시즌 30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물 오른 기량을 보여주면서 아스널의 주장을 맡아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우리나라 돈 약 430억의 이적료로 아스널에서 맨유로 갈아 탄 판 페르시는 3경기에서 4득점을 기록하며 새팀 적응을 완전히 마쳤습니다.

맨유 팬들은 판 페르시를 새로운 영웅이라 하고, 아스널 팬들은 이를 두고, 주장의 저주라고 말합니다.

아스널은 주장의 저주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5년 비에이라의 유벤투스 이적을 시작으로 티에리 앙리, 윌리엄 갈라스, 세스크, 그리고 판 페르시에 이르기까지 정식 주장들이 연달아 팀을 떠나고 있습니다.

앙리가 주장 완장을 찬 이후 아스널의 평균 주장 재임 기간은 채 2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아스널의 주장들이 연달아 팀을 떠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우승 트로피와 관련이 있습니다.

매년 이렇듯 스타 플레이어를 내주게 되자 아스널의 전략은 떨어질때로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아스널은 2004/05 시즌 FA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7년 무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맨유에 완벽 적응을 맞친 판페르시가 올해는 그토록 열망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맨유는 판 페르시의 영입을 위해 주로 선수를 내다 팔았습니다.

그 중에는 맨유에서 풀럼으로 이적한 베르바토프도 포함됩니다.

베르바토프는 풀럼과 2년 계약을 체결하며, 토트넘 시절 은사였던 마틴 욜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을 잡게 됐습니다.

2008년 여름 이적 시장 마감 직전 베르바토프는 약 3천만 파운드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토트넘에서 맨유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그는 2010~11 시즌 32경기에서 21골을 터트려 리그 득점왕에 올랐지만 지난 시즌 12경기에 7골을 넣는데 그쳤고, 끝내 올 시즌을 약 72억 원의 이적료로 풀럼으로 옮겼습니다.

특히, 그는 옛 스승인 퍼거슨 감독을 향해 "존경심을 잃었다"는 날선 멘트로 거침 없는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베르바토프와 퍼거슨 감독의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문입니다.

베르바토프는 당시 리그 탑을 달릴 정도로 골감각이 뛰어났으나 퍼거슨 감독은 무슨 이유인지 베르바토프를 출전명단에서 뺐습니다.

주전 명단에서 제외되는 설움을 극복하고 베르바토프가 풀럼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기대 됩니다.

2010-11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우리돈 약 620억 원에 뉴캐슬을 떠나 리버풀에 입단한 앤디 캐롤은 1년 반 동안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며 '먹튀'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축구 역사상 8번째로 비싼 이적료를 기록한 앤디캐롤이었지만 브랜든 로저스 감독 부임 이후 리버풀은 다른 공격수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자리를 잃은 캐롤은 웨스트햄 임대로 거취를 결정했습니다.

리버풀 감독으로부터 패스 축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던 앤디캐롤은 웨스트햄 데뷔전에서 크로스와 헤딩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현재 감독인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하지만, 부상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곧바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이번 부상으로 수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앤디캐롤의 이적 논란은 계속 될 듯 합니다.

현대 축구 최악의 이적이라는 굴욕을 당한 앤디캐롤이 다시 일어나 새로 출발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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