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오심 논란'

런던 올림픽 '오심 논란'

2012.08.0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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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7월27일 개막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 거듭되는 오심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번 올림픽은 '어글리 올림픽'이란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습니다.

'즐겨야 이길 수 있다'에서 런던 올림픽에서 벌어진 우리나라 선수들의 오심논란,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건 '마린보이' 박태환의 실격 해프닝이었습니다.

박태환은 지난 28일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예선에서 조 1위로 들어왔지만 출발 시 몸을 움직였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처리됐습니다.

이후 이뤄진 비디오 판독 후에도 실격판정은 번복되지 않았지만 박태환 측이 포기하지 않고 국제수영연맹에 이의신청 상소를 접수시켰습니다.

결국, 국제수영연맹이 이를 받아들여 박태환의 실격판정이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연맹 2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인터뷰:이동운, 수영연맹 총무이사]
"어필이 받아들여져서 1차 심판 회의에서 실격판정에 대한 자료를, 1차 소견서를 받았는데 이 소견서는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30분 이내에 다시 이의 신청을 해서 다시 비디오 판독 결과 박태환 선수는 실격이 아닌 걸로..."

박태환은 심판의 실격판정 해프닝에도 결선에 진출해 3분42초06을 기록하며 중국의 쑨양에 이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실격으로 인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을 박태환의 기록을 아쉬워했습니다.

박태환의 오심논란이 채 가시기 전에, 펜싱에서는 올림픽 사상 최악의 오심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여자 에페 준결승전,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독일의 헤이데만을 맞아 신아람은 조심스레 접전을 이어갔습니다.

3라운드까지 5대 5 동점.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연장 마지막 1초를 남기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이데만이 두번의 공격을 하는 동안 시계는 계속 1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이데만의 세 번째 공격을 하고,) 신아람이 점수를 내준 그제서야 경기 종료가 선언됐습니다.

어이 없는 상황에 우리 코치진은 즉각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인터뷰:도태관, 대한펜싱협회 심판이사]
"심판이 경기 시작 신호를 보내면 리모콘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시간이 안 가고 있었어요. 세 차례까지 공격을 하게 했다는 것은 리모콘 조작하는 분이 리모콘을 실수로 안 눌렀지 않느냐."

심판진은 결국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습니다.

신아람은 눈물을 흘리면서 경기장을 떠났고,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상태로 3,4위 결정전에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외신은 경기를 올림픽 사상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다섯 가지 판정사례로 선정됐습니다.

유도 남자 66Kg급의 조준호 선수는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치열한 접전, 그리고 전원일치 판정승.

경기 내내 평정심을 유지했던 조준호도 그제야 올림픽 동메달의 주인공이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떠오르는 듯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조준호의 불운이 시작된 8강전 경기입니다.

유도 66㎏급의 조준호는 연장 접전을 끝냈습니다.

결과는 심판 전원일치의 판정승.

하지만 일본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심판위원장이 심판들을 불러 모읍니다.

그러더니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고 일본 선수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판정은 박태환처럼 되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유도의 경우 경기장에서의 승패결정 이후에는 공식적인 항소 절차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제유도연맹은 비디오 판독 결과와 두명의 심판과 논쟁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신명철, 스포츠 평론가]
"각자 경기에 관련된 사람들이 어느정도 한계까지 책임을 지고 해야 할지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오심도 경기에 일부라는 말이 있지만 선수들의 땀이 오심으로 인해 더이상 억울한 눈물로 바뀌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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