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제육볶음'

아버지의 '제육볶음'

2020.02.23. 오전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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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저희 아버지가 4년 전에 돌아가셨거든요. 근데 제가 어렸을 때 정말로 좋은 기억들이 많이 나요. 저희 아버지와 같이 산을 다니면서 항상 해주셨던 요리가 있는데 항상 부르셨던 말씀이 '계곡 속의 돼지 한 마리', 그래서 오늘은 돼지고기 요리를 한 번 해보려고 그래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많이 다녔어요. 아버지가 사업하셨는데 사업 미팅을 하실 때 항상 등산을 가셨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옛날 80년대는 저희가 산에 올라가서 계곡에서 밥을 많이 먹었잖아요. 버너에다가 조그만 캠핑 냄비를 꺼내서 간단한 요리를 했잖아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요리에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제가 너무 어릴 때 났던 기억이기 때문에 항상 그 맛을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어린 나이에 제 가족들에게 이거 레시피가 뭐야? 라고 묻진 않잖아요. 근데 그 맛이 아직도 기억이 나서 또 기억에 남았던 게 저희 아버지가 과일을 많이 갈아서 요리에 첨가를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제가 아이디어를 좀 더 합해서 만든 레시피입니다.]

(1) 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추억의 요리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일반적인 요리에요. 어떻게 보면 제육 볶음 이기도 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저희 아버지가 당뇨로 많이 고생하셨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그래서 일반 정제된 설탕을 사용하지 못하셔서 대신 과일 맛으로 단맛을 내게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가 참 좋아하는 음식이었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시던 말씀이 그냥 가기 전까지 즐겁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 좋게 가고 싶다고 저한테는 참 슬픈 얘기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군것질도 많이 사고. 그중에 제육볶음이 있었거든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그래서 그때 정원에 본관 앞에 있는 정원에 앉아서 같이 식사를 하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만큼 정말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제 일생에 없었던 것 같아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방금 보셨다시피 여기는 정제된 설탕이 들어가 있지 않거든요. 대신에 사과와 오렌지의 단맛을 같이 이용했기 때문에 아주 단 제육 볶음 보다는 은은한 향이 나는, 과일 향이 나는 은은한 제육 볶음이 될 것 같아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저희 제가 사는 이 호주 동네에 직접 저희가 돼지 농장을 가서 고기를 받아왔잖아요. 그래서 거기 있는 아이들이 호주 서양 스타일로 고기를 썰거든요. 그래서 아까 보셨다시피 아이들이 호주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의 고기를 저한테 줘요. 그러면 한국의 맛이지만 어떻게 보면 서양 스타일인 그런 요리를 오늘 한 번 해보려고 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저희 아버지가 소고기도 아니고 닭고기도 아닌 다른 고기도 아닌 돼지고기를 너무 좋아하셨고요. 특히 목살, 삼겹살이 많이 좋아하셨는데 저희 아버지는 자수성가로 사업을 일으켜 세웠지만 청년 시절에는 굉장히 많이 힘드셨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내가 성공하면 분명 나는 돼지고기를 매일 먹으리라… 그래서 그런지 저희 아버지가 돼지고기에 대한 애착이 참 강하셨던 것 같아요.]

(2) 아버지의 빈자리, 채워 준 호주 부모님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때 제가 이 호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가게를 정리하고 한국에 가서 저희 어머니랑 시간을 좀 함께 보낸 다음에 호주에 돌아왔어요. 4개월 뒤에. 그때 카페 단골손님이셨던 부부가 저를 초대하셔서 말씀하셨던 게 '은제야 우리가 너를 가족으로 초대할 테니 네가 우리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그만큼 너를 사랑해주고 돌봐 줄게.' 그래서 그 뒤부터 저희 (호주) 부모님이 되셨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이건 아마 안 드셔 보셨을 거예요. 이건 한국 스타일이에요. 제 아버지, 한국에 계실 때 이걸 무척 좋아하셨어요. 아버지는 (호주 어머니처럼) 당뇨였거든요. 그래서 단맛 낼 때는 과일의 당분을 사용해야 했죠. 사과, 오렌지, 양파를 섞어서 양념했어요.]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식사를 참 자주 해요. 우리 집에서 한 7분 거리에 사시거든요? 그래서 항상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잠깐 들러서 인사도 하고 나가는 길에 인사하고 항상 지나가는 길에 인사하기 때문에 자주 만나고 자주 연락통화도 하고 그래요.]

(3) 가족에겐 큰 선물, '제육 볶음'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이 요리를 하면 항상 제가 생각하는 게 아버지의 음식, 다시 한번 옛날에 과거를 회상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그때 추억의 음식….]

[임은제 / 호주 출장 요리사 :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방문할 때 저희 어머니가 가끔 제육볶음 요리를 하세요. 그럼 아직도 저희 가족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버지가 옛날에 이 고기를 정말 좋아하셨지. 지금은 엄마 혼자 먹네.' 라는 말씀을 하실 때 제가 어떤 일(말)을 드릴 수 없는 것 같아서 가끔 마음이 아프죠. 왜냐하면 제가 호주 시드니에 사니까요. 하지만 저희에게 그만한 소중한 추억이 있어서 이게 어떻게 보면 저희에게 큰 선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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