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인의 눈빛 '추파를 던지다'

아름다운 여인의 눈빛 '추파를 던지다'

2017.10.02. 오전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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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 여보, 여기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난 곳이잖아.

남편 :그럼~ 당연히 기억하지. 당신이 나한테 첫눈에 반한 곳.

아내 : 뭐래~ 당신이 먼저 나한테 요렇게~ 추파 던졌잖아.

[정재환]
부부의 첫 만남, 참 아름답군요. 그런데 저는 '추파를 던진다'는 표현이 이성에게 '집적이다'는 의미인 줄 알았거든요? 추파는 어디서 나온 말입니까?

[조윤경]
추파라는 단어는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에서 처음 쓰였는데요, 가을 추(秋,), 물결 파(波) 자를 써서 가을 물결이란 뜻으로 쓰였습니다.

[정재환]
가을 물결은 잔잔하고 반짝이며 부드럽게 흐르죠.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었군요.

[조윤경]
맞습니다. 이렇게 잔잔하고 반짝이는 물결의 모습을 표현한 추파는 이후 아름다운 여인의 눈빛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정재환]
아름다운 여인이 눈빛을 보내면 어떤 남자라도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죠.

[조윤경]
맞습니다. 18세기부터 남녀 간에 관심을 표현하는 눈빛을 주고받던 것을 '추파를 보내다'라고 표현했고, 1950년대부터는 표현이 바뀌어 '추파를 던지다'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이 예쁜 말이 어쩌다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게 됐을까요?

[조윤경]
요즘은 '추파'가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태도를 뜻하는데요.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이성 간에도 추파를 던지면,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추파(秋波)를 던지다'입니다.

[조윤경]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은근히 보내는 눈길을 뜻합니다. 가을 물결을 뜻하는 말이었다가 18세기부터 남녀 간에 관심을 보내는 눈짓을 표현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저는 사실 추파의 추 자가 가을 '추(秋)' 자여서 놀랐습니다. 추하다 할 때의 추할 '추(醜)' 자인 줄 알았거든요.

[조윤경]
그러게 말이에요. 본래의 아름다운 뜻은 사라지고, 이렇게 부정적인 의미만 남아서 정말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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