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 하면 왜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 할까?

제 역할 못 하면 왜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 할까?

2017.05.22. 오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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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 : 이야~ 이 대리, 오늘 임원들 앞에서 떨지도 않고 아주 발표 잘했어!

이 대리 : 그게 다 김 과장님 덕분이죠. 온갖 홍보 행사에 프레젠테이션에 가만있지 말고 뭐라도 하라면서 막 시키셨잖아요.

김 과장 : 아니 입사 초기 때만 해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앉아서 아무 말도 못 하더니 새삼 놀랐어. 하하하~!

[정재환]
이 대리가 발표를 잘해서 김 과장이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자 그런데 말이죠.

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이거 종종 쓰는데 정확한 뜻이 뭔가요?

[조윤경]
여럿이 있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요.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정재환]
아, 그렇군요. 그런데 말이죠. 이게 왜 쌀자루가 아니고 하필이면 보릿자루일까요? 그 유래가 궁금하네요.

[조윤경]
조선 시대 연산군이 폭정을 일삼자 몇몇 신하들이 박원종의 집에 모여 거사를 모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사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한 사람이 다급히 말합니다.

큰일이요! 지금 이곳에 약속된 인원보다 한 사람이 더 있지 않소?

[정재환]
혹시 초대받지 않는 누군가가 있었던 것 아닌가요?

[조윤경]
당시 촛불도 켜지 않고 모의 중이었는데 염탐꾼인 줄 알고 모두 놀랐는데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구석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에 누군가 갓과 도포를 벗어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정재환]
그러니까 보릿자루를 사람인 줄 알았군요.

[조윤경]
그래서 이후, 어떤 자리에서 있는 둥 없는 둥 말없이 듣고 있는 사람을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됐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꿔다 놓은 보릿자루‘입니다.

[조윤경]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조선 연산군 때 거사를 하고자 모였던 신하들이 구석에 놓인 보릿자루를 염탐꾼으로 착각해 놀랐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재환]
네. 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소통 한다는 거 정말 중요하죠. 그런데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말도 않고 가만히 지내면 이거 좀 곤란하겠죠.

[조윤경]
맞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해 존재감을 높이고 적극적인 직장생활을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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