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가난 모습을 '쌍심지를 켰다'고 할까?

왜 화가난 모습을 '쌍심지를 켰다'고 할까?

2017.04.10. 오전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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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아들! 오늘은 엄마랑 안 싸웠냐?

[아들] 
그럼요. 제가 감히 어떻게 어머니와 싸우겠습니까?

[아내]
어머! 얘 좀 봐. 여보, 오늘 얘가 어떤 줄 알아? 얘 만화책 보다 걸렸는데 자기 것 아니라면서 눈에 쌍심지를 켜고 대들더라고!

[아들] 
아니라고! 책상 정리하다 뭔가 해서 본 거거든? 내 것 아니라고!

[아내] 
어머 어머, 이것 봐?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

[정재환]
이쯤 되면 말이죠. 정말 궁금합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만화책의 주인은 누굴까요? 혹시 아빠?

[조윤경]
그 궁금증은 일단 접어두시고요. 대화 중에 '쌍심지를 켜다'라고 나왔는데, 정확한 뜻 혹시 알고 계시나요? 

[정재환]
그럼요. '쌍심지를 켜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윤경]
네, 맞습니다. '쌍심지를 켜다'는 몹시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뜬 모습을 말합니다. 

[정재환]
그런데 말이죠. 눈을 부릅뜬 상태를 왜 쌍심지라고 하는 거죠?

[조윤경]
쌍심지는 한 등잔에 있는 두 개의 심지를 말하는데요. 쌍심지를 켜면 등잔 두 개를 밝힌 것처럼 불빛이 환해지겠죠? 

[정재환]
당연히 환해지겠죠. 그러니까 '눈에 쌍심지를 켜다'라고 하면 '눈에서 불이 난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조윤경]
몹시 화가 났을 때 '눈에서 불이 일 것 같다'라고 하죠. 자연스럽게 쌍심지가 타오르는 모습에 빗대어 몹시 화가 나 눈을 부릅뜬 모습을 '쌍심지를 켜다'라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쌍심지를 켜다' 입니다.

[조윤경]
몹시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뜬 모습을 말합니다. 감정이 격해져 두 눈에 불이 일 것 같은 모습을 심지가 두 개인 등잔에 불이 붙은 것에 빗대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요즘 뉴스를 보면 말이죠. 사람들이 사소한 일에도 서로 쌍심지를 켜고 싸우는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조윤경]
맞습니다. 눈앞의 감정에 사로잡혀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지는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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