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전으로 듣다'에서 귓전은 어디일까요?

'귓전으로 듣다'에서 귓전은 어디일까요?

2016.12.12.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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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엄마, 콩나물국을 끓이기 위해 아들에게 심부름을 시킵니다.

엄마 : 슈퍼 가서 콩나물 좀 사와.
아들 : 어.
엄마 : 당장 안 일어나!
아들 : 알았어.

[정재환]
끝까지 게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들.

과연 잘 사올까요?

잠시 후,
아들 : 엄마 나 왔어.
엄마 : 아니 이게 뭐야? 이거 숙주잖아.
아들 : 그거 콩나물 아니었어?

[정재환]
엄마의 말을 귓전으로 듣더니 잘못 사 왔네요. 혼나도 쌉니다.

[조윤경]
휴대전화 보면서 "어 듣고 있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누가 봐도 딱 '귓전으로 듣는 것'이 보이는데 말이죠.

[정재환]
맞아요. 남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대충 들을 때 '귓전으로 듣는다'는 표현을 쓰는데요.

귓전이 어디길래 쓰는 걸까요?

[조윤경]
'귓전'은 귓바퀴의 가장자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정재환]
귓바퀴의 가장자리면 여기군요. 여기.

[조윤경]
맞습니다. 우리가 어떤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소리가 귓바퀴에서 모여 귀 안쪽 고막까지 전달돼야 합니다.

귓바퀴 가장자리인 '귓전'은 엄밀히 말하면 소리를 '듣는 곳'이 아닌 '모으는' 기관인 거죠.

[정재환]
아하! 그러니까 분명 듣긴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한 말들은 귓바퀴까지만 왔다가 간 말이군요.

[조윤경]
맞습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건성으로 듣는 것을 보고, 소리를 귀 안쪽이 아닌 귓바퀴 가장자리인 '귓전'으로 듣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귓전으로 듣다'는 이런 발상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정재환]
그렇군요. 저는 '귓전'으로 안 듣고 '귀 안쪽'으로 들으니 이해가 딱 됩니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귓전으로 듣다'입니다.

[조윤경]
남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건성으로 듣는다는 뜻인데요.

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 것이 꼭 귓바퀴 가장자리인 '귓전'으로 듣는 것 같아서 생겨난 말입니다.

[정재환]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이자 확실한 방법입니다.

[조윤경]
내 말에 한껏 귀 기울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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