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하던 일에서 나온 말, 채비

노비가 하던 일에서 나온 말, 채비

2016.11.21. 오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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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장기출장을 앞둔 남편, 채비는 다 한 걸까요?

불안한 마음에 아내가 확인하는데요.

아내: 여보. 출장 갈 채비는 다 했어?

남편: 그럼! 출장 한두 번 가나~ 완벽하지.

아내: 그래? 세면도구도 챙겼고?

남편: 세면도구? 아 맞다. 챙겨야겠다.

아내 : 으이구~ 자, 내가 챙겼지.

남편: 고마워~

아내: 아 참! 여권은?

남편: 여권?

아내 : 으이구~ 자! 여권. 중요한 걸 빼 먹고~

[조윤경]
큰 가방 하나 가득 짐을 쌌는데, 정작 꼭 필요한 것은 안 챙겼네요.

[정재환]
어떤 일을 준비하는 자세나 물건을 주로 '채비'라고 하는데요.

이 말에도 유래가 있을까요?

[조윤경]
있습니다. 조선 시대 궁궐에서 특별한 일을 맡기려고 임시로 기용할 때 쓰는 말 '차비(差備)'에서 나왔는데요.

과거시험을 볼 때 행정업무에 종사하는 하는 사람을 '차비관(差備官)', 궁궐에서 잡역을 맡아 하던 노비를 '차비노(差備奴)'라고 불렀습니다.

[정재환]
차비노(差備奴)요?

주로 무슨 일을 했죠?

[조윤경]
그들은 최하급 일꾼으로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거나 미리 챙겨놓는 일을 했는데요.

이런 일이 일상에서 어떤 일을 준비하는 모습과 닮아서 미리 챙겨 놓는 것을 '차비(差備)'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차비(差備)'가 음운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채비'라는 단어가 된 것이죠.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채비'입니다.

[조윤경]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나 물건을 챙기는 것을 뜻하는데요.

조선 시대 궁궐에서 잡일을 하는 노비인 '차비노(差備奴)'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계획 못지않게 채비가 중요합니다.

[조윤경]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성공의 확률도 높아진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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