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역할을 하는 '어깃장', 훼방꾼이 된 이유

좋은 역할을 하는 '어깃장', 훼방꾼이 된 이유

2016.08.22. 오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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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가족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아내, 숙박과 일정을 알아보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아내: 여보. 월요일에 휴가 냈지?
남편: 아니~ 회사가 바빠서 못 냈어
아내: 내가 휴가 내라고 했잖아
남편: 회사가 바쁜데 어떡해? 그면 사표 쓰고 가?

[조윤경]
남편은 귀찮다며 가기 싫어합니다.

아내: 통장에 가족 여행비 모아놓은 거 있지?
남편: 그거 차 사는데 보태 쓸 거야
아내: 당신 가족 여행 가는 게 싫어? 왜 자꾸 어깃장을 놓고 그래?

[정재환]
'어깃장' 놓으면 안 되죠. 남편이 잘못했네요.

[조윤경]
네. 여기서 쓰는 '어깃장'이란 표현은 어떤 일이 어긋날 때 자주 등장하는데요.

일할 때 끼어들어서 참견하거나 훼방 놓는 행동이나 말을 뜻합니다.

[정재환]
근데 도대체 '어깃장'이 뭐기에 '어깃장 놓는다'고 할까요?

[조윤경]
옛날에 부엌문이나 화장실 문은 잡목으로 만들었는데요. 질이 안 좋은 나무로 문을 만들다 보니 비바람과 햇빛에 노출되면 문이 비틀어지거나 휠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나무문에 대각선으로 긴 나무를 덧붙였는데, 이것을 '어깃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정재환]
아~ 본 적 있습니다. 원래 '어깃장'이라는 건 좋은 역할을 하는 거였네요.

그런데 왜 훼방 놓는다는 그런 뜻이 됐죠?

[조윤경]
'어깃장'은 나무문에 직선이 아닌 대각선으로 어긋나게 놓아야 하는데요.

그 삐딱한 모양에서 착안해 일을 방해하거나 어긋나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 됐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어깃장'입니다.

[조윤경]
어떤 일을 할 때 방해하고 훼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나무문이 비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덧붙인 나무인 '어깃장'을 대각선으로 어긋나게 놓는 모양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사회생활 하다 보면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어깃장을 놓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그래서 일이 추진도 안 되고 더딘 경우가 참 많죠.

[조윤경]
맞아요. 사안의 경중을 잘 따져서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면 일이 더 빨리 풀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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