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들의 설움 '진상'

민초들의 설움 '진상'

2017.01.30. 오전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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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당 등에서 지나치게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 있죠, '진상' 또는 '진상고객'.

그런데 이 '진상'이라는 말은 본래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됐었다고 하는데요.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진상'의 진짜 모습을 만나보시죠.

한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많은 재물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

예로부터 관리들은 백성들에게 쌀을 비롯한 재물들을 거둬들여 왕에게 바쳤고 궁궐에서는 이것을 식재료를 삼거나 관리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때문에 각 지방의 관리들은 각 고을의 특산물들을 거둬들여 한양으로 보냈는데요.

바로 이것을 가리켜 진상이라고 했습니다.

때마다 특산물을 마련해야 하는 백성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졌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한해 농사를 망쳐 특산물을 얻지 못하기도 했고 한양으로 이송하는 동안 생선이 상해버려 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제주도에서는 귤을 진상하는 것이 어려워 귤나무를 죽이는 일도 벌어졌는데요.

이처럼 진상이 백성들을 괴롭히자 '진상'은 '왕에게 바치다'라는 본래 의미에서 '남을 괴롭히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을 괴롭히던 이 제도가 계속될 수는 없었을 터.

조선 후기, 진상의 폐단을 고쳐지지 않자 조정은 특산물이 아닌 쌀을 바치도록 하는 대동법을 시행하게 되는데요.

진상이라는 말은 이후에도 계속 전해져 오늘날 지나치게 까다로운 고객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진상.

그 안에는, 어려움 속에서도 공물을 받쳐야 했던 민초들의 설움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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