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 4관왕 달성, 기생충 제작진 수상 회견

오스카상 4관왕 달성, 기생충 제작진 수상 회견

2020.02.10. 오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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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 영화감독]
다양한 시점들이 꽃피울 수 있는 그런 시점이 물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지금 이 시간에 봉준호 감독을 만난다면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봉준호 / 영화감독]
일찍 자라고. 영화를 너무 많이 봐가지고 어릴 때부터. 건강에 좀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들이...

[기자]
KBS입니다. 모두가 함께하셨지만 이건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어서 감독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자막의 장벽 말씀하셨잖아요. 감독님의 오늘 최종 도전은 뭔지 궁금합니다.

[봉준호 / 영화감독]
자막 1인치 장벽 어쩌고 했던 게 제가 벌썰 꽤 됐네요. 골든글로브 때였는데. 1월 5일이었나요? 거의 한 달이 지났네요. 지금 와서 찬찬히 돌이켜 보면 약간 때늦은 발언을 한 것 같아요. 이미 장벽이 많이 허물어져 있었고 1월에도 이미 우리 기생충이 북미 극장가에서 그때 천만도 넘어가 있었나요? 그런 통계자료는 형님이 되게 정확하게 잘 아시는데. 어쨌든 그래서 이미 그때 북미관객들의 많은 호응이. 박스오피스도 잘 되고 있었고 또 요즘 이 세상 자체가 유튜브라든가 여러 가지 스트리밍이라든가 또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등 이미 장벽이 많이 허물어져서 모두가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그런 세상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기생충도 이렇게 현대의 삶을 그린 기생충이라는 영화도 훨씬 편하게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에 이어 일본과 영국에서도 되게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어서 그런 것들을 입증해 주는 것이 아닌가 싶고 1인치 장벽 또는 언어 장벽, 자막이라는 장벽들에 대한 발언은 저는 오히려 제가 했던 그 발언들이 뒤늦은 감이 있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고 특히나 오늘 이런 좋은 일이 있음으로 해서 더더욱 그 장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점이 되기를...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기자]
SBS인데요. 외신기자 공식회견 하실 때 들어오실 때 외신기자들이 기립박수 친 게 인상적이었는데 기자들이 봉 감독님은 영화보다 말씀을 더 잘하는 것 같지 않냐고 저한테 얘기했거든요. 따로 준비를 하셨는지 여쭤볼게요.

[봉준호 / 영화감독]
혹시 입만 살았다는 얘기인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되게 섬뜩한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워드 시즌이라서 저나 송강호 선배나 곽신애 대표님이나 시상 스피치를 할 기회가 많이 있었어요. 흔히들 말하는 종이를 꺼내서 보고 있고 이렇게 한 적은 저나 두 분이나 그런 적이 없었고 한진원 씨도 마찬가지고. 저희 팀의 분위기인지 모르겠지만 다 즉흥적으로 비교적 하는. 특히 저희는 통역 분이 계시잖아요. 일단 첫 라인을 생각하면서 무대에 올라갑니다. 첫 문장을 딱 던지면 통역을 하실 동안 그다음 걸 생각해요. 의외로 그 템포를 타면 차근차근 잘 전개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그게 우리 통역자와 함께 스피치를 하는 우리 팀만의 특권이죠. 계획은 없고 무대에 올라가면서 첫 문장만 캐치하면 됩니다. 그다음은 펼쳐나갈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요.

[기자]
제가 LA에 와서 며칠 동안 극장을 돌아다니면서 시민들 인터뷰를 했거든요. 정말로 너무 열광적이고 열정적이었는데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기생충이 어떤 영화로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남았으면 좋겠는지.

[곽신애 /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감독님이 대답하시다가 지치셨나봐요. 지금 시상식 끝나고 이렇게 한 사람한테 트로피가 4개가 간 이런 일이 디즈니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일까. 하여튼 월트디즈니 이후에...누가 그렇게 얘기해 줬어요. 그만큼 특별한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어쨌든 뒤를 봤더니 정말 어마어마한 말들을 하게 되는.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말만 하시다가 도착하신 거거든요. 저희는 파티장에 가서 아무것도 못하고 바로 온 거예요, 돌다가. 그때 감독님이랑 같이 다니다 보면 감독님도 그렇고 우리 배우들도 그렇고 어디 가나 가장 큰 박수가 나오고 너무너무 좋아하는 티가 정말 정확하게 나와요. 그래서 해 주고 싶은 말이라고는 쭉 그래달라 이런 거죠. 쭉 좋아해달라.

[기자]
감독님도 한말씀 해 주세요.

[봉준호 / 영화감독]
기생충을 좋아해 주신 팬분들에게? 며칠 전 배급사에서 얘기해 준 북미 스코어를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대 미국 외국어 영화의 흥행랭킹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아멜리에라는 프랑스 영화를 돌파해서 판의 미로라는 영화 기록을 향해서 가고 있는데 역대 올타임 통틀어서 지금 6위인가에 랭크돼 있거든요. 그래서 뜻깊은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고 미국 관객분들 덕분에 그런 스코어가 나오고 있는 것이고 또 이런저런 행사장이나 그동안 홍보과정에서 만난 분들이 2번, 3번, 4번 반복해서 봤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리고 오늘 아카데미 시상식에 함께 계셨던 다른 노미네이션 되신 분들. 예를 들면 조나단 프라이스, 남우주연상 후보였던 그분도 자기 2번 보셨다고 이야기하시고 이런 저런 영화의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질문도 하시고 그러셨어요.

그런 동료 영화인들이나 배우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미국에서. 그래서 다 너무 감사드리는 마음이고. 그렇게 보신 분들 입장은 사실 영화 볼 때 자막이 이랬다 저랬다 아니면 거기에서 뭘 누들 같은 걸 만들어 먹던데 그게 뭐냐 이런 식의 접근이 아니에요. 이미 영화 자체에 흠뻑 들어가 있고 어떤 진입장벽 이런 것이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되게 자연스러운 느낌 같은 게 되게 기뻤었죠. 그래서 되게 감사드리는 마음이죠.
[기자]
MBC의 김미희라고 합니다. 수상 축하드립니다. 사실은 아카데미의 장벽이 그동안 높다는 이야기들 굉장히 많이 해 왔고 많은 무수한 영화들이 사실 장벽을 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4개의 큰 상들을 받게 된 건 어떤 이유라고 스스로 평가하시는지

[봉준호 / 영화감독]
특히 외국어 영화가 감독, 각본상을 받은 건 몇 번 있었는데. 작품상을 받은 게 최초라고 하죠. 왜 그랬을까요? 아니, 이게 지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할 시간이 저희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약간 더 시간을 갖고 짚어봐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도 계속 개봉 중이잖아요, 여러 나라에서. 여러 리뷰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요. 조금 시간이 필요한 것 같고. 어쨌든 객관적으로 흔히 말하는 팩트 체크상으로 봤을 때 상을 받은 건 팩트니까 일단은 그 기쁨 자체만을 생각하고 싶고요.

왜,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층적인 다각도의 분석이 조만간 날아오지 않을까 싶고. 오히려 제가 한국이나 미국이나 프랑스나 일본의 여러분들한테 제가 여쭤보고 싶은 부분이에요. 지난 한 달간 아주 많은 대화를 나누었죠. 늘 오며가며 아예 이 캠페인 자체를 같이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설국열차 이전에 괴물과 마더도 그때는 톰 퀸 씨가 배급사의 대표는 아니었고 메그놀리아라는 조그만 아트하우스, 외국어영화, 예술영화를 많이 배급하는 회사의 팀장이었죠. 그때도 그분하고 괴물과 마더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 많이 얘기 나눴었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한 12, 13년간 지속된 파트너십으로서 제가 CJ와도 또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 이번이 네 번째 작품이듯이 네논 탐 퀸 대표와도 4편의 작품을 한 거죠. 그래서 네온과 CJ가 서로 힘을 합쳐서 2개의 바퀴가 굴러가듯이 되게 좋은 호흡을 맞추면서 이렇게 오스카 캠페인을 진행했거든요. 두 회사가 다 제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해 왔던 회사라 되게 힘을 합쳐서 잘해 올 수 있었던 것 같고요.

후보에 올랐던 다른 영화들을 보면 사실 되게 엄청 큰 빅 스튜디오의 영화들이에요. 저희는 예산에 있어서나 모든 면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가장 규모도 작고 모든 게 그런 면에서 뒤처지는 상황이지만 그런 불리한 여건들을 극복하고 다 열심히 발로 뛰어서 마음을 한데 모아서 했던 캠페인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기자]
한 작가님께 질문 드리겠는데요. 톡톡튀는 대사들을 많이 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대사들을 어떻게 구상하셨는지.

[한진원 / 작가]
감독님들과 이런 저런 회의를 하다 보면 생각이 납니다. 제가 자료조사를 하면서 보고 느낀 것과 감독님하고 회의를 하면서 나눈 얘기들이 스파크를 일으키면 그런 것들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아까 감독상 수상 때 소리를 너무 질러서 목이 다 쉬었네요. 정말 저는 그게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사회자]
그러면 기자님 질문 하나 받고 오늘 정리하겠습니다.

[기자]
먼저 송강호 배우님께 여쭤보고 싶은데요. 살인의 추억부터 이 작품까지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리셨는데 지금 봉준호 감독님이 이야기하셨으니까 어떻게 이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를 가장 대변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향후 다음 작품에도 페르소나로 하시는지.

[송강호 / 영화배우]
글쎄요. 그러니까 제작보고회라고 기억이 되는데. 저는 봉준호 감독의 20년 동안의 봉준호의 리얼리즘의 진화를 목격하면서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20년의 봉준호의 리얼리즘의 일종의 완성 지점에 와있는 작품이라고 감히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칸에 가기 전이었는데. 그런 말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배우를 떠나서 팬으로서 살인의 추억부터 쭉 거쳐오는 봉준호 감독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 시대에 대한 탐구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성찰 이런 것들이 발전하고 깊이 있는 시선들을 늘 느끼면서 또 감동받고 그렇게 세월을 같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섯 번째는 제가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너무 힘들어가지고요. 계단도 너무 많이 나오고 비 맞아야 되고 반지하로 내려보내고 이래서. 다음에는 박 사장역을 제가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회자]
그러면 마지막 질문 하고 정리하려고 하는데요. 혹시 마지막 질문 하실 분 계신가요?

[봉준호 / 영화감독]
그 부분에 대한 입장은 국제영화상 받을 때 간접적으로 제가 밝힌 것 같아요. 외국어영화상이었다가 처음 국제 인터네셔널 영화상으로 제목이 바뀌었고 그걸 처음 받아 영광이고. 그 제목, 인터네셔널. 그걸 어떻게 보면 로컬의 반대말로 생각했을 때 그 인터네셔널이라는 새로운 명칭이 상징하는 바가 있고 그것이 오스카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여겨지는데 그 방향에 박수를 보내고 지지한다고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아직은 그것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더라도 그들도 노력하고 있는 거고 또 저희 기생충이라는 작품도 그런 노력의 방향에 맞게 공헌했다고 생각해요, 이 시상식에. 그래서 서로가 다 좋은 상황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고 로컬 관련해서 그때 했던 말에 대한 저의 오늘 시점에서의 나름의 답변이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워싱턴 특파원인데 취재 왔습니다. 질문 두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일반 팬들 입장에서 가장 관심 있을 내용 중의 하나가 기생충이 이렇게 큰 성공을 거뒀는데 감독님께서 준비하시는 차기작은 뭘까. 이게 굉장히 영화팬들의 관심일 것 같고요. 두 번째 질문은 여기서 기자회견 하셨지만 서울에서도 또 많은 분들이 감독님이나 배우분들, 제작자분들 뵙고 싶어할 텐데 이후 서울에서의 일정이라든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봉준호 / 영화감독]
뒤의 것부터 말씀드리면 서울에서의 계획은 대표님이 지금 같이 정리 중이신 걸로. 저희가 또 귀국 날짜와 관련해서 몇 가지 복잡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차기작은 제가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사태들이 일어나기 전에 좋은 사태죠. 물론 좋은 사태인데 아카데미와 칸 이전에 이미 작년, 재작년부터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있었고요. 그걸 변함없이 계속 준비하고 있고 시나리오를 조금씩 써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나는 한국어 영화고요. 몇 차례 얘기드렸던 적이 있는데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되게 독특한 공포스러운 상황에 대한. 그걸 굳이 공포영화라고 장르를. 항상 장르 규정이 좀 애매해서. 공포영화라고 이름 붙여야할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어떤 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룬 영화를 준비하는 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영어 영화입니다. 그것도 규모가 큰 영화는 전혀 아니고요. 둘 다 규모가 기생충 정도의 규모를 가진 영화인데. 두 번째 것은 2016년 런던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가 다듬어지고 준비가 되면 영화의 기본적인 핵심적인 줄거리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시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그럼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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