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빙상인연대, 성폭력 피해 사례 추가 공개

젊은빙상인연대, 성폭력 피해 사례 추가 공개

2019.01.21.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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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자리에 선 것은 더 이상 우리가 정쟁보다는 그리고... 어쨌든 심석희 선수로 다시 발화된 이 빙상계의 적폐들을 취재를 제가 여러분들과 함께 2년째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빙상계 적폐 청산이 더 이상 이렇게 잊혀진 채로 뒤로 물러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이 자리한 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여준형 / 젊은 빙상인연대 대표]
안녕하십니까?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여준형입니다.

[박지훈 / 젊은 빙상인연대 법률자문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젊은빙상인연대 자문변호사 박지훈 변호사입니다.

[손혜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저희가 이 빙상계 적폐를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소환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준비된 내용을 읽겠습니다.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으로 고소해 빙상계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후 저희 젊은빙상인연대는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고 각종 증언과 증거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피해 사례를 조사하였습니다. 저는 빙상인연대가 피해자의 적극적 증언과 간접적 인정 등을 통해 확인한 피해 사례는 심석희 선수 건을 포함해 총 6건입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때 빙상계에서는 계속 머물기 힘들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공개하기를 바라지 않는 성폭력 사건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 언급을 피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각별히 조심해 주시고 2차 피해가 없도록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직접 만난 한 선수의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빙상선수 A 씨는... 물론 여성입니다. 10대에 한체대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받던 중 빙상장 사설 강사이며 한체대 전 빙상부 조교인 한 코치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 준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고 그런 일이 계속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밖에서 만나서 영화를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라는 등의 연락을 취해 왔습니다. A 선수가 이를 거부하자 해당 코치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주는 것으로 의심이 되는 그런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고 선수는 말합니다. 현재 이 선수는 당시의 충격으로 스케이트를 벗었습니다.

이 같은 피해자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가해자들이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한 예로 조재범 전 코치의 녹취가 국감 자리에서 발표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솜방망이 처벌을 하려고 하는 문체부나 또는 빙상계의 행정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성정으로 심석희 선수가 성폭행 이야기를 들고 나온 것, 여러분들도 확실하게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덮이고 있습니다. 엘리트 체육계 그리고 빙상계 전체가 문제가 된 이 심석희 선수의 살신성인으로 나온 이 과제가 덮이고 있습니다.

본 의원실에서 입수한 문자메시지를 봐주십시오. 이 내용은 전명규 교수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A 씨의 문자입니다. 피해자는 저고 죽고 싶다는 생각 수백 번씩 하고 잠도 못 자는 사람도 저인데 가해자라는 사람이 죽겠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요? 제가 그날밤 무슨 일을 겪었는지 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전명규 교수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전명규 교수가 이렇게 답장을 했습니다.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라, 그것이 우선이야. 이 답장은 전명규 교수가 이 A 선수가 성추행 또는 성폭행, 다른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정황도 거의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문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명규 교수는 성폭행 사건을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충분히 인지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는 여전히 빙상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명규 교수가 사전에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전명규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빙상 선수들은 그가 자기 측근의 성폭력 사건의 은폐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빙상 선수들이 증언에 소극적인 것입니다. 두려워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빙상계의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전명규 교수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발언은 이쯤에서 마치고 젊은빙상인연대의 성명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얘기하실 건가요? 박지훈 변호사께서 성명을 발표하겠습니다.

[박지훈 / 젊은 빙상인연대 법률자문 변호사]
젊은빙상인연대 자문변호사 박지훈 변호사입니다. 성명서를 발표하겠습니다.

빙상계의 성폭력, 누가 침묵을 강요했는가. 젊은빙상인연대는 최근 빙상계에서 제기된 성폭력 사례들을 조사, 정리하면서 심석희 선수가 용기를 내 길을 열어주었음에도 성폭력 피해를 본 선수들이 후에 혼자서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지도자들이 어째서 계속 승승장구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피해 선수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전명규 사단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할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이 두려움은 도대체 누가 만들어낸 것입니까.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결과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와 전명규 교수의 전횡과 비위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빙상인들과 빙상 팬들은 문체부의 감사로 전 교수가 오랫동안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비정상의 상징,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정상화되리라 기대했습니다.

교육부가 전 교수에 대한 징계를 한국체대에 요구했을 때 이번만은 바뀌겠지라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기대는 헛된 바람으로 끝났습니다.

빙상연맹은 친 전명규 관리단체로 변신하며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했고 한국체대는 전 교수에게 고작 감봉 3개월의 하나 마나한 징계의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 선수는 모두 전 교수의 한국체대 제자들입니다. 추가 성폭력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도 전 교수의 제자들로 확인되었습니다.

전 교수가 총책임자로 있던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폭행과 폭언을 일상으로 경험했던 학생 선수 다수도 한국체대와 관련된 이들이었습니다. 제자가 가해자고 제자가 피해자인 상황에서 전 교수는 3월 1일부터 안식년을 즐기려고 했습니다.

전 교수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도자냐고, 당신이 교수냐고, 당신이 스승이냐고. 전 교수가 오랫동안 한국 빙상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빙상계를 포함해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젊은빙상인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는 체육계 전반에 걸쳐 폭로된 체육계 성폭력에 대해서 빠고도 과감한 전수조사를 하여주십시오. 또한 체육계 성폭력의 항구적 근절을 위해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주십시오. 확정 판결이 난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는 각 경기단체 홈페이지에 실명을 공개하고 성폭력 빈발 경기단체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안을 명문화시켜주십시오.

둘째, 한체대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촉구합니다. 한국체대는 국립대이고 한국체대 교수들은 모두 교육 공무원 신분입니다. 하지만 한국체대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 사고는 과연 이곳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대인가 하는 의문을 낳게 합니다. 전 교수를 비롯해 빙상계의 성폭력 가해자와 은폐 세력 대부분이 한국체대를 기반으로 탄탄한 그들만의 왕국을 구축해 왔습니다. 한국체대의 정상화 없이는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셋째,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합니다. 대한체육회는 체육계의 성폭력 사건을 야기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기흥 회장과 대한체육회는 빙상연맹 해체라는 꼬리 자르기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수뇌부는 이미 국민과 체육계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입니다.

2019년 1월 21일,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빙상을 바라는 젊은빙상인연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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