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발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발표

2019.01.07. 오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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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이원화하고 결정 기준도 보완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재갑 / 고용노동부 장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30년 만에 개편하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이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결정될 수 있도록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30년 전 최저임금제도가 처음 시행된 1988년 당시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고용과 경제 상황은 그 당시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이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지급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어 최저임금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큽니다.

따라서,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30년간 운영되어 오면서, 노·사 간 의견 차이만 부각시키고 있는 현재의 결정체계를 개편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T/F를 구성하여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합의 또는 표결에 의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3자 위원회 방식입니다.

3자 위원회 방식은 전문적인 학식을 가진 공익위원 참여로 효율적인 심의를 하고, 임금 지급 당사자인 노·사 참여를 통해 노동시장 상황에 맞는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의 최초 제시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되어 처음부터 노사 교섭 과정식의 극심한 갈등이 노정되었습니다.

즉, 노·사의 최초 제시안이 ‘0%(동결) 대 79.2% 인상('16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등 격차가 너무 커서 본격적인 논의에 이르기까지 소모적인 논쟁만 되풀이되어 왔습니다.

실제 이제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한 32회 중 표결 없이 노·사·공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경우는 7회에 불과했고, 표결한 25회 중에서도 노·사 모두 참석한 경우는 8회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심의 관행이 지속됨에 따라, 결정체계를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지난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공익 위원이 각각 추천한 18명의 전문가로 최저임금 제도개선 T/F로 구성하고 결정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하였습니다.

동 T/F는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논의를 진행하면서 노·사 단체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TF 권고안을 마련하였으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논의하였으나 의결에 이르지 못하고 TF 권고안과 그 논의 결과를 정부에 이송한 바 있습니다.

이번 개편 논의 초안은 TF 권고안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며, 위원회 구성과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위한 일부 세부 방안은 ILO 최저임금 결정협약, 외국의 최저임금 제도를 참고하여 보완되었습니다.

이번 개편 논의 초안의 핵심은 ① ILO 국제기준 등을 반영하여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추가·보완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고용·경제 상황이 보다 균형 있게 고려될 수 있도록 하고, ② 결정기준을 토대로 통계분석,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이 설정될 수 있도록 하며, ③ 공익위원의 추천에 있어서 정부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고, 추천권을 국회 또는 노사와 공유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보완하여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고용·경제 상황을 보다 균형 있게 고려하겠습니다.

먼저,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고용·경제 상황을 보다 균형 있게 고려하는 방안으로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추가·보완하여, 합리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기준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입니다.

그런데,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고, 국회에도 경제성장률, 물가인상률,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기준에 추가한 법안들이 다수 제출되어 있습니다.

이에 근로자 생활안정 측면과 경제상황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도록 한 ILO 최저임금 결정협약 등을 반영하여 고용수준, 경제상황, 사회보장급여 현황 등을 결정기준에 명시적으로 추가·보완하고자 합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구간을 설정할 전문가 위원회가 신설됩니다.

신설되는 구간설정위원회 전문가 위원 선정은 노·사 단체가 직접 추천하거나 노·사 단체의 의견을 들어 선정하게 됩니다.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될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새롭게 추가·보완될 결정기준을 토대로 연중 상시적으로 통계분석,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을 설정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포함된 객관적인 지표를 근거로 전문가들에 의해 설정된 구간 범위 내에서 심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노동계와 경영계의 요구안을 중심으로 줄다리기 하듯이 진행되어 온 최저임금 심의과정이 보다 합리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구간설정위원회 전문가 위원 선정과정에서도 ILO 협약의 취지대로 노·사 참여가 보장되기 때문에 공정성도 담보된다고 하겠습니다.

결정위원회 공익위원 추천에 있어 정부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고, 국회 또는 노사와 추천권을 공유합니다.

결정위원회는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의결한 상·하한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결정위원회는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와 동일하게 노·사·공익 3자 동수로 구성하되, 구간설정위원회가 신설되는 만큼 전체 숫자는 15명 또는 21명으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최저임금 T/F안에서도 위원회 인원수를 축소 조정하도록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추천권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공정성 논란을 야기했던 공익위원에 대해서는 국회가 일정규모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 또는 노·사 단체가 공익위원 선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추천권과 순차배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저임금이 현재 노동시장 참여 주체인 노·사 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참여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결정위원회의 근로자·사용자 위원은 현재와 같이 법률이 정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사용자위원 추천권이 있는 노사 단체가 추천하되, 현행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같은 방식으로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와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대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법률에 명문화하여 위원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최저임금 결정의 합리성과 객관성이 높아짐으로써 노·사·공 합의가 촉진되고,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렇게 ①최저임금 결정기준들이 보완되고, ②구간설정위원회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커짐과 함께, ③계속 논란이 되어왔던 결정위원회 공익위원을 정부가 단독으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위원 추천권을 국회나 노·사와 공유한다면, 그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반복되어 왔던 소모적인 논쟁들은 상당부분 감소될 것이며, 사실상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논란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그간에는 최저임금 심의 시에만 최저임금위원회가 운영되어 왔기에 위원들이 현장에서의 최저임금 영향 또는 체감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으나, 신설되는 구간설정위원회는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실시하도록 할 예정이므로,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최저임금 심의가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최저임금위원회를 지원하는 사무국의 기능도 더욱 보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30여년 만에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논의하는 것인만큼,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 초안에 대해 이번주 1월 10일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하여, 전문가 및 노사 토론회, TV 토론회, 대국민 토론회 등을 1월 중에 집중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아울러, 결정체계 개편 논의 대안 등에 대한 대국민 의견수렴을 1월 21일부터 1월 30일까지 온라인 등을 통해 실시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국민 여러분들께서 수긍하실 수 있는 합리적인 결정체계 개편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올해 1월 1일부터 개정 최저임금법령이 시행되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 복리후생비의 일부가 최저임금 산입임금에 포함됨에 따라 각 사업장별로 임금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러한 개정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자율 시정기간을 운영한다는 것을 지난번에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노·사 합의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노·사가 함께 고민을 해 나가면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임금체계 개편을 실시한 사례들을 소개하여 현장의 임금체계 개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개정된 최저임금법령을 통해 현장에서 임금체계가 합리적으로 개편되도록 지원하는 한편, 제도적인 측면에서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최저임금이 보다 합리적으로 결정되고 수용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전문가, 노·사,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자 : 머니투데이 기자입니다. 우선 많이 고민해서 개편안을 만들어오신 것 같은데 질문 한 세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지금 순차배제 방식 같은 경우도는 몇 명을 내게 할지도 궁금하지만 충노위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이게 사실 노사에서 번갈아가면서 기피 인물을 지정하다 보면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은 쭉 빠지고 이렇게 이해관계가 없는 그런 학자들 위주로 남아서 전문성이 떨어질 거라는 비판이 항상 중노위에도 제기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전문성 담보할지가 궁금하고요.

두 번째로 제도개선TF 권고안이 많이 반영됐는데 다른 점은 국회에 추천권 주는 방안이 새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TF에서는 국회를 낄 경우에 민주적 정당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정치적 상황에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국회 개입 배제해야 된다, 이런 의견이 다수였는데 TF안과 다르게 국회 개입을 넣은 이유도 궁금하고요.

마지막으로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전문가 인상과 관련해서 노동계에서 직접당사자 배제한다면서 많이 반발하고 있는데 이거를 추천권 주거나 의견을 듣는 정도로 반발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추가 대책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이재갑 / 고용노동부 장관 : 첫째, 순차배제방식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노동위원회에서 사용해 온 방식입니다. 노동위원회에서 그동안 쭉 운영을 해 오면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부작용도 있다라는 그런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최저임금위원회 이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에 저희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풀이 있습니다만 전문가들의 경우에도 자기가 자신이 보는 관점들이 다 있습니다. 그런 관점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순차배제방식을 하게 되면 극단적인 시각을 가진, 관점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은 배제하고 그렇지 않은, 조금 더 중도적인 입장의 전문가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그런 효과이고요.

두 번째, 국회추천권의 경우에 2017년도에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TF에서는 국회추천권은 정치적인 문제, 또는 시일이 많이 걸린다라는 그런 이유 때문에 부정적으로 배제하였습니다만 2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익위원들의 공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이슈로 제기돼 있기 때문에 저희는 국회추천권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 또는 전문가분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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