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생수와 다를 바 없던 '에비앙'...뿌리째 흔들리는 프랑스 신뢰도 [지금이뉴스]

일반 생수와 다를 바 없던 '에비앙'...뿌리째 흔들리는 프랑스 신뢰도 [지금이뉴스]

2025.08.24. 오전 11: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프랑스의 대표적인 천연 광천수 브랜드가 ‘순수함’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알프스에 흐르는 신선한 광천수를 바로 병입된다고 홍보해 온 에비앙이 수년간 불법 정수 과정을 거쳐 판매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1년 전 프랑스 유력 언론인 '르몽드'와 라디오 '프랑스앵포'의 공동 탐사 보도를 통해서, 에비앙의 전체 판매 물량의 약 1/3이 불법 정수 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연합 지침상 ‘천연 광천수’는 인위적 처리를 전혀 거치지 않고 원수 그대로 병에 담겨야 하는데, 에비앙 브랜드가 다른 일반 생수와 같이 미생물이나 미세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자외선(UV) 소독 및 활성탄 필터를 몰래 사용해 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프랑스 당국은 이를 이미 2021년에 파악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프랑스 상원 조사 결과, 농업부와 재무부 소속 기관이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 사실을 은폐했으며, 일부 업체들은 벌금을 내고 불법 행위를 덮으려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조사의 책임자였던 상원 의원 알렉상드르 위지예는(Alexandre Ouizille) “설명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기업-정부 유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프랑스 천연 광천수 기업의 윤리 문제를 넘어 국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수질을 넘어 환경 윤리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에비앙 제조사인 다농(Danone)은 플라스틱 사용 감축과 탄소중립 약속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국제 환경 단체와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오랫동안 ‘깨끗함’을 마케팅에 내세워 왔지만, 정작 환경 보호에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거센 겁니다.

이에 지난 2월, 제조사 다농은 향후 플라스틱 사용량 공개 및 감축 정책 강화, 2025~2027년 소비자와의 연례회의 참여 등을 약속했지만 시장의 분노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순수함’을 상징하던 프리미엄 생수들이 이제는 진정한 순수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오디오ㅣAI 앵커
제작 | 이 선

#지금이뉴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