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조롱하던 미국 방송인, 코로나 걸린 뒤 "백신 맞자"

백신 조롱하던 미국 방송인, 코로나 걸린 뒤 "백신 맞자"

2021.07.27. 오전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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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조롱하던 미국 방송인, 코로나 걸린 뒤 "백신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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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백신 접종을 조롱했던 미국 방송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전했다.

24일, 현지 언론은 보수 성향 방송인인 테네시주 내슈빌 라디오 방송 ‘슈퍼 토크 99.7 WTN’ 진행자 필 발렌타인(61)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발렌타인은 지난 7월 중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의 가족은 "발렌타인은 폐렴으로 산소 호흡기를 낀 채 목숨을 걸고 사투 중"이라며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했다.

발렌타인은 지금까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정하고 백신 접종 요구와 거리두기 지침 등을 무시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왔다. 지난해 12월, 그는 미 식품의약국이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밝혔다.

발렌타인은 블로그에 "나는 백신 반대론자가 아니며 그저 상식적인 사람일 뿐이다. 내가 코로나19에 걸리고, 그래서 죽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1%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만 백신을 맞으면 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러면서 비틀즈 멤버인 조지 해리슨이 세금에 불만을 갖고 발표한 곡 '텍스맨'을 패러디한 노래 '백스맨'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사는 코로나19 백신을 조롱하고 미국 정부의 백신 접종 노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11일 발렌타인이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당시 그는 자신의 상태를 청취자들에게 전할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통증이 심해졌고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 식품의약국에서 코로나19 환자 복용을 금지한 구충제 이버멕틴을 처방해 먹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주, 라디오 공식 페이스북은 "발렌타인은 자신이 백신 지지자가 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그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밝혔다.

테네시주는 최근 전염성이 매우 높은 델타 변종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미 전역에서 가장 낮은 주 가운데 하나이다. NYT에 따르면 테네시주의 지난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959명으로 2주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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