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불타는 건물서 두 살 아이 던진 어머니...주민이 받아줘

남아공 불타는 건물서 두 살 아이 던진 어머니...주민이 받아줘

2021.07.16. 오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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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불타는 건물서 두 살 아이 던진 어머니...주민이 받아줘
폭력사태가 이어지는 남아공 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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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동이 심각한 가운데 불이 난 건물에서 아이를 구하기 위해 어머니가 두 살배기 아기를 던지고 주민들이 이를 받아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4일, BBC방송에 따르면 전날 약탈자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남부 더반의 한 아파트 1층에 불을 질렀다. 당시 두 살배기 딸을 둔 날레디 만요니(26)는 딸과 함께 16층에 머무르고 있었다. 만요니는 화재로 연기가 가득 차고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자 딸을 데리고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하지만 지상으로 나가는 공간이 막혀서 탈출할 수 없자 어머니는 2층 발코니 난간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람들이 몰려들자 어머니는 군중을 향해 아이를 힘껏 던졌고, 다행히 주민들이 딸을 받아내며 아이는 큰 상처 없이 목숨을 건졌다. 현장에 있던 BBC 카메라맨 투투카 존디가 이 모습을 촬영해 트위터에 게시하면서 해당 사진은 큰 화제가 됐다.

건물에 갇혀 있던 만요니도 약 20분 뒤 도착한 소방대원들 덕분에 안전하게 건물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만요니는 재회한 딸을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만요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낯선 사람들을 믿는 것뿐이었다"며 딸을 받아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보고 건물에서 뛰쳐나왔다. 내 머릿속에는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남아공에서 부패 혐의를 받던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수감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폭력 사태와 약탈이 빚어지면서 수십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서 TV와 모니터를 생산해온 LG 공장도 약탈과 방화 피해를 봤으며 삼성 물류창고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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