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고 싶지는..." 코로나 15개월 앓은 영국인 사망

"이렇게 살고 싶지는..." 코로나 15개월 앓은 영국인 사망

2021.06.21.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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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고 싶지는..." 코로나 15개월 앓은 영국인 사망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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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가장 오랫동안 코로나19로 투병한 환자가 치료를 중단한 뒤 사망했다.

영국인 제이슨 켈크(49)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리즈에 있는 세인트 제임스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최근까지 무려 15개월 동안 회복하지 못한 제이슨은 극심하게 몸이 쇠약해지면서 연명 치료를 그만두기로 했다. 그는 지난 18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스피스 병동에서 숨을 거뒀다.

아내 수 켈크(63)는 SNS로 남편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그는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2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내 영혼의 친구였다"고 밝혔다.

수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그가 용감했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 말이다"라며 치료 중단은 남편의 의지였다고 밝혔다.

제2형 당뇨와 천식을 앓고 있던 제이슨은 입원 한 달 만에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부터 죽음과의 사투를 계속해 왔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의 폐와 신장을 망가뜨렸고, 그는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심각한 위장병까지 얻게 됐다.

올해 초, 건강 상태가 나아지면서 한때 제이슨은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걸을 수도 있을 만큼 회복됐다. 그러나 지난 5월 다시 건강 상태가 악화하자 제이슨은 억지로 삶을 이어가는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이슨은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아내와 함께 피시 앤 칩스를 먹고 싶다"는
평범한 소망을 드러냈지만, 끝내 그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됐다.

제이슨은 아내와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그는 슬하에 아내와의 결혼으로 얻은 의붓자녀 다섯 명과 손주 8명을 뒀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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