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약 먹으면 코로나 면역" 주장하던 스리랑카 보건장관 확진

"마법약 먹으면 코로나 면역" 주장하던 스리랑카 보건장관 확진

2021.01.25.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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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약 먹으면 코로나 면역" 주장하던 스리랑카 보건장관 확진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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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가 제조한 '마법의 물약'을 먹으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해온 스리랑카 보건장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스리랑카 보건장관 파비트라 완니아라크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됐다. 완니아라크치 장관은 주술사가 제조한 마법의 물약을 먹으면 평생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면역력을 만들어 준다고 홍보해왔다. 보건부는 지난 23일, 완니아라크치 장관과 접촉자들이 모두 격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완니아라크치 장관은 물약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준다며 약을 승인하고 공개적으로 섭취해 왔다. 해당 물약은 한 주술사가 꿀과 육두구를 섞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보건 전문가들이 물약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코로나19는 승인된 치료법이 없다고 뒤늦게 밝혔지만, 수천 명의 시민들은 대중 모임 제한을 무시하고 물약을 구하기 위해 주술사가 사는 마을을 방문했다. 그러나 완니아라크치뿐 아니라 물약을 복용한 다른 정치인과 그의 가족, 그리고 주술사를 방문한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장관의 확진 소식이 전해지고 몇 시간 뒤, 스리랑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발표가 나왔다. 첫 접종분은 다음 주 도착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인사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치료법을 홍보해 빈축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도 "쑥 음료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해 과학계의 비판을 받았다.

인구 약 2,100만 명의 스리랑카에서는 지금까지 약 5만 7,0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76명이 숨졌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스리랑카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3천여 명, 사망자는 13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환자 수가 급증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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